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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시간 전


[앵커]
아는 기자, 외교안보국제부 김범석 부장 나왔습니다.

1-1. 오늘 일본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네 바로 일주일 전이죠.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신임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를 둘러 싼 일입니다.

70년 만의 자민당 첫 여성 총재가 돼서 꽃밭을 걸을 줄 알았는데 일주일 만에 가시 밭 길로 들어선 거죠.

보통 집권 여당 총재가 되면 이후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 정식 총리가 되는데요, 지금 이 선거를 11일 앞두고 자민당과 함께 연립 여당을 운영 중인 공명당이 반기를 든 겁니다.

지금 여소야대 상황이라 자민당은 자기 당 표는 물론이고 공명당의 힘이 필요한데, 오늘 공명당이 다카이치와 연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거죠.

공명당 대표가 "지금까지 자민당과의 관계를 끝내겠다"고 말한 겁니다.

1999년부터 이어져 온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 여당 형태가 26년 만에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것도 소수 정당인 공명당에서 결별을 선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1-2. 같은 여당이면 편을 들어야 하는데 왜 반대를 한 건가요?

공명당은 중도 보수 성향인데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총재의 노선과 맞지 않는 거죠.

제가 준비한 멘트 하나 보시죠.

[아카바 가즈요시 / 당시 국토교통상(공명당 출신)]
"우리 정치인들도 한일 우호를 위해 대화해야 합니다. 한국은 일본에 문화를 전해준 은인의 나라입니다."

이게 2019년, 한일 관계가 안 좋았을 시기인데 저런 얘기를 할 정도로 한국을 중시 여기는 정당입니다.

최근 다카이치 총재는 당 인사를 꾸리는데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하기우다 고이치 의원을 간사장 대행으로 앉히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이른바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 돼서 문제가 된 인물인데 왜 이 사람을 앉히냐 공명당이 문제제기를 한 거죠.

이 외에도 다카이치 총재가 과거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자주 한 경력도 지적하면서 이런 문제 해결 없이는 연정 안 하겠다 이렇게 반기를 든 겁니다.

2-1. 공명당이 없으면 안 되는 건가요?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의석을 많이 차지한 정당이 나라를 운영합니다. 

자민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야 문제가 될 것은 없죠. 

하지만 최근 이시바 내각에서 치러진 중의원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모두 참패하면서 '여소야대' 상황이 발생한 거죠.

지금 보시는대로 중의원 참의원 모두 자민당 단독은 물론이고 공명당 의석수를 합쳐도 과반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2-2. 그럼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가 안 되는 건가요?

'빨간 불'이 켜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21일로 예정된 총리 지명 선거를 잠깐 설명 드리자면 중의원 참의원에서 직접 손으로 후보의 이름을 써서 하는 선거인데 야당이 후보 1명을 몰아주고 여기에 공명당 표까지 가게 된다면 다카이치 총재가 아닌 야당 후보가 총리가 될 수도 있죠.

그럼 정권이 바뀌는 겁니다.

최근 야당에서는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를 단일 후보로 밀자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2-3. 그럼 자민당은 투표 일정을 미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일본 헌법을 살펴봤는데요.

'며칠 이내로 해야한다'는 조항은 없고 여야가 임시국회를 열어서 하면 됩니다.

그런데 연기를 하려면 여야 합의가 필요한데, 야당이 추가 연기에 응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겁니다.

정권 교체의 기회가 생긴 지금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는 거죠.
 
게다가 이달 27일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고 또 경주 APEC도 있죠.

빡빡한 외교 일정을 감안해도 쉽지 않다는 분위기입니다.

3-1. 다카이치,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가요?

1961년 생. 우리 나이로 만 64세고, 사슴의 도시인 '나라현' 출신입니다. 거기서 중의원만 10번 한 의원입니다.

무엇보다 일본 정치는 매우 남성 중심적인 시스템인데 자민당 최초의 여성 총재로 선출 된 것만으로 입지전적인 인물인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최근 일본 총리들만 봐도 다 아버지에게 지역구를 물려 받은 세습 정치인인데 그들 사이에서 '유리 천장'을 뚫은 인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록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했고 오토바이를 모는 등 터프한 면도 있고요. 

지난 주 기자회견에서도 강한 생활력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 자민당 신임 총재 (지난 4일)]
"저부터 워라벨이라는 말은 버리겠습니다. 버리겠습니다. 계속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겠습니다."

3-2. 그런데 왜 문제가 되나요. 한일 관계도 그렇고요.

강한 생활력으로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정한 노선이 바로 극우, 우파이기 때문입니다.

롤모델은 1993년 중의원 당선 동기인 아베 전 총리고요.

당에 있든, 장관이 됐든 야스쿠니 신사 참배 행보나 독도에 대해 "다케시마의 날에 장관이 당당히 참석해야 한다"는 센 발언들이 한 나라의 총리로서 적절하냐는 의문이 일본 내에서도 생겨나는 거죠. 

공명당의 반발도 이 때문이고요.

하지만 한일 외교 소식통은 총재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적절히 판단하겠다"면서 다소 수위를 낮춘 점을 봤을 때 실제 총리가 되면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 외교안보국제부 김범석 부장이었습니다.

저는 60초 후에 돌아오겠습니다.




김범석 기자 bsis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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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한은 기자, 외교안보국제부 김범석 부장 나왔습니다.
00:05도쿄 특파원 출신의 김부장을 부른 이후 일본 정치에서 정말 보기 힘들었던, 볼 수 없었던 아주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00:13네, 맞습니다. 바로 일주일 전이죠.
00:16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신임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이로 둘러싼 일입니다.
00:2170년 만에 자민당 첫 여성 총재가 돼서 꽃밭을 걸을 줄 알았는데 일주일 만에 가시밭길로 들어선 거죠.
00:27보통 집권 여당 총재가 되면 이후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서 정식 총리가 되는데요.
00:33지금 이 선거를 11일 앞두고 자민당과 함께 열림 여당을 운영 중에 공명당이 반기를 든 겁니다.
00:40지금 여소야대 상황이라 자민당은 자기 당표는 물론이고 공명당의 힘이 필요한데 오늘 공명당이 다카이치와 연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거죠.
00:49공명당 대표가 지금까지 자민당과의 관계를 끝내겠다고 이렇게 세게 얘기한 겁니다.
00:551999년부터 이어져온 자민당과 공명당의 열림 여당 형태가 26년 만에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01:02그것도 소수 정당이 공명당에서 결별을 선언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01:0726년 만이에요. 같은 편인 줄 알았는데 그동안.
01:10그렇죠.
01:10왜 이렇게 돌아선 거예요?
01:12공명당은 중도 보수 성향입니다.
01:15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총재의 노선과는 맞지 않는 거죠.
01:18제가 준비한 멘트 하나 보시겠습니다.
01:33이게 2019년 한일 관계가 안 좋았을 시기인데 저런 얘기를 할 정도로 한국은 물론이고 주변국을 중시 여기는 정당이 바로 공명당입니다.
01:43그런데 최근 다카이치 총재가 이 당 인사를 꾸리는데 아베 전 총리의 최측군으로 불렸던 하기우다 고이치 의원을 간사장 대행에 안치려 했습니다.
01:51그런데 이 사람이 이른바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돼서 문제가 된 인물인데 왜 이 사람을 안치냐 공명당이 문제 제기를 한 거죠.
01:58뭐 이 외에도 다카이치 총재가 과거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자주 한 경력도 지적하면서 이런 문제 해결 없이는 연정을 안 하겠다.
02:06이렇게 반기를 든 겁니다.
02:07그러면 공명당 없으면 안 됩니까 끝까지?
02:12의원 내각제인 일본은 의석을 많이 차지한 정당이 나라를 운영합니다.
02:17자민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야 문제가 될 건 없죠.
02:22하지만 최근 20화 내각에서 치러진 중의원 참의원 선거 모두 자민당이 참패를 하면서 여소야대 상황이 발생한 게 문제입니다.
02:29지금 보시는 대로 중의원 참의원 모두 자민당 단독은 물론이고 공명당 의석 수를 합쳐도 과반이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02:39그럼 첫 번째 여성 총리가 나올 거다.
02:42다카이치 총재.
02:43그런데 진짜 총리가 안 될 수 있는 거예요.
02:45자 빨간 불이 켜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02:4821일로 예정된 총리 지명 선거를 잠깐 설명드리자면 중의원 참의원에서 직접 손으로 후보의 이름을 써서 하는 선거인데 야당이 후보 한 명을 몰아주고 여기에 공명당 표까지 좀 가게 된다면 다카이치 총재가 아닌 야당 후보가 총리가 될 수도 있는 겁니다.
03:04그러면 정말 정권이 바뀌는 겁니다.
03:06최근 야당에서는 다마키의 위치로 국민 민주당 대표를 단일 후보로 밀자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03:13일본 총리가 자민당이 아니라는 것 자체가 상상이 잘 안 되는데 그럼 자민당은 투표 일정이라도 좀 미뤄야 되는 거 아니에요?
03:20제가 그래서 일본 헌법을 살펴봤는데요.
03:23며칠 이내로 해야 된다 뭐 이런 조항은 없습니다.
03:26여야가 임시국회를 열어서 하면 됩니다.
03:28그런데 연기를 하라면 여야 합의가 필요하죠.
03:31그런데 야당이 추가 연기에 응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겁니다.
03:36정권 교체의 기회가 생긴 지금을 놓치려 하지 않는다는 거죠.
03:40게다가 이달 27일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고 또 경주 에이펙도 있죠.
03:45빡빡한 외교 일정을 감안해도 쉽지 않다는 게 한일 외교 소식통의 얘기입니다.
03:50지금 그 논란의 인물 나카이치 좀 보니까요.
03:53매우 독특한 인물이더군요.
03:55맞습니다.
03:561961년생 우리 나이로 만 64시고요.
03:59사슴의 도시인 나라연 출신입니다.
04:01거기서 중위연만 10번을 한 의원입니다.
04:04무엇보다 일본 정치는 매우 남성 중심적인 시스템인데 자민당 최초의 여성 총재로 선출된 것만으로 입지전적인 인물인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04:14최근 일본 총리들만 봐도 다 아버지에게 지역구를 물려받은 세습 정치인인데 그들 사이에서 유리천장을 뚫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04:23락밴드에서 드러머 활동도 했고 오토바를 모는 터프한 면도 있고요.
04:27지난주 기자회견에서 강한 생활력을 강조하는 아주 인상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04:32보시죠.
04:46네, 맞습니다.
04:48한일 관계도 그렇고요.
04:49강한 생활력으로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정한 노선이 바로 극우 우파이기 때문입니다.
04:55롤모델은 1993년 중의원 당선 동기인 아베 전 총리입니다.
05:01그리고 당에 있든 장관이 됐든 야스쿠니 신사참배 행보나 독도에 대해 다케시마의 나라의 장관이 당당히 참석해야 된다.
05:08이런 센 발언들이 한 나라의 총리로서 적절하냐는 의문이 일본 내에서도 생겨나는 거죠.
05:15공명당의 반발도 이 때문이고요.
05:17하지만 한일 외교 소식통 얘기를 좀 들어보니까 총재 선출 직후에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적절히 판단하겠다.
05:26이렇게 다소 수위를 낮춘 점을 봤을 때 실제 총리가 되면 또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05:33잘 들었습니다.
05:34외교안부국제부 김범석 부장과 살펴봤습니다.
05:36저는 60초 후에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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