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묵묵히 아내의 필요를 채워주는 은달 씨.
00:0522살에 가정을 꾸렸던 청년은 어느덧 72회의 세월을 품었고,
00:11그보다 3살 어린 형욱 씨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여전히 생기 가득한 모습입니다.
00:18와, 잘 됐다.
00:20이거 순두부예요, 여기.
00:23부드러운 것만 찾는 남편을 위해 수고스럽지만 매번 두부를 만드는 아내.
00:29안 뜨거워해 봐.
00:31어우 야, 맛있겠다.
00:35그치? 안 뜨겁지? 조금만 더 먹어. 한 번만 더 먹어봐.
00:38맛있어.
00:47원래 말이 없어요.
00:49그런데다 또 수술하고 말이 잘 안 되니까.
00:54최근 큰 수술을 겪고 많이 달라진 남편입니다.
00:59예전에는 엄청 잘 먹고 소화도 잘 시키고 건강하고 일도 잘하고 그랬죠.
01:106천평이 넘는 밭을 혼자 읽을 만큼 철원에 이름난 농부였던 은달 씨.
01:15그런 그의 건강이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01:19이름조차 낯선 암이었는데요.
01:232024년도에 구강암 수술을 했어요.
01:28은달 씨가 진단받은 구강암은 그중에서도 발병률이 높은 볼 부위 암이었고, 전이가 빠른 특성 때문에 이미 목까지 퍼진 상태였습니다.
01:37입 안을 해야 되니까 많이 뛰어내고 이 팔에서 이식을 해야 된대요.
01:45또 팔은 또 이 다리에서 또 뛰어서 또 해야 되는 수술이라고 그래서 엄청 좀 겁났었어요.
01:54먹고 말하고 삼키는 입에 암이 생기면 절제 후에는 재기능을 하기 어려워 다른 부위의 피부를 이식해 제거내야 합니다.
02:15건강했던 은달 씨는 수술 후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기력을 잃어갔습니다.
02:21그리고 구강암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깊게 남았는데요.
02:3570대가 되기 전부터 하나 둘 빠져버린 치약.
02:384, 5년 전에 옆에 꼬 빼면 또 하나 흔들리고 옆에 꼬 흔들리고 그러면 금방 4, 5년 안으로 다 빠졌어요.
02:51방치된 구강 건강은 조용히 또 다른 위험으로 커지고 있었습니다.
02:57뭐 잇몸 아프거나 뭐 그런 소리도 없었거든요.
03:01그런데 턱 밑에 뭐가 있다 그러더라고요.
03:07치아가 하나 둘 빠지기 시작한 뒤 턱 밑에 생겨난 작은 혹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03:14구강 건강이 무너진 상태에서 발견된 암은 결국 볼을 포함해 목과 턱 주변까지 퍼지고 말았는데요.
03:23그렇다면 구강암의 초기 신호는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03:31구강암은 혀나 잇몸, 볼 안쪽 점막, 입천장처럼 입안 조직에서 발생하는 암입니다.
03:39입안이 헐거나 하얗거나 붉은 반점 혹은 작은 상처처럼 보일 수 있죠.
03:46하지만 2주 이상 낫지 않는 상처나 점점 커지는 덩어리가 있다면 단순한 구내염이 아니라 구강암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검사가
03:58필요합니다.
04:00구강암은 전체 암의 0.3%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을 정도로 비교적 드문 암입니다.
04:08하지만 최근 들어 생활습관 변화와 고령화의 영향으로 구강암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04:18구강암 수술 이후 은달 씨의 하루는 유독 천천히 흐릅니다.
04:25기운이 없으니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이 몰려와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서 보냅니다.
04:46잘 먹지 못하는 은달 씨를 먹게 만드는 것 아내 형욱 씨의 가장 중요한 일과입니다.
04:52밥 먹는 게 제일 힘들어야죠. 조금 짜도 안 되고 매운 거를 못 먹으니까 일체.
05:02오늘은 특별히 부드러운 생선을 준비해 봅니다.
05:06아빠가 밥을 못 먹으니까 딸들이 영광굴비를 시켜줘서 이거는 부드러우니까 이거 해서 밥을 먹더라고요.
05:15남편이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부드러운 재료만 골라 정성껏 밥상을 준비했습니다.
05:24밥 먹읍시다. 이리 오세요.
05:29두부 했으니까 두부 해서.
05:34마치 어린아이 먹이듯 생선 한 마리를 일일이 잘게 나눠줍니다.
05:41오늘 메뉴는 은달 씨 입맛에 맞을까요?
05:47물 좀 먹고 먹어.
05:54감각이 아직 없어요.
05:56그게 아직 안 돌아와서 국물 같은 것도 다 흘려서 잘 안 먹으려고 해요.
06:04포크로다가 먹어야 돼요. 포크도 큰 거는 안 돼요. 입이 안 벌어져서.
06:11입에 붙었어. 밥.
06:16감각이 떨어진 탓에 음식을 입안에 머금는 것도 입을 벌려 음식을 넣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06:25잘 안 드셔서 가위를 다 이렇게 잘라서 조금씩 해서 그래도 이런 걸 먹어야 되니까.
06:33한 번만 줄게. 나물.
06:35한 번만 드세요. 부드러운 걸로.
06:39다 먹어. 이거 하나만 더 먹어.
06:44남편이 식사를 잘하는 날과 아닌 날에 따라 아내의 기분도 함께 달라집니다.
06:51안 먹고 인상 쓰고 있고 그러면 아주 너무 속상해요.
06:57식사는 끝나가는데 아직도 수북이 쌓인 생선.
07:01이대로 식사를 마치고 마는데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