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아버지, 손동식 씨한테도 그랬어요.
00:03북한이 뭐라고 했냐면
00:05인민 군대를 죽인 죄를 끝까지 씻어야 한다.
00:09라며 무상 광산에서 노역을 시켰는데
00:12무려 30년 넘게 광산에 가둡니다.
00:16가뭄이다.
00:17계속 꼬리표가 달리는 거예요.
00:1951세, 젊은 나이에 광산에서 30년을 평생 일했으니 어떻게 됐겠습니까?
00:24몸이 망가질 대로 다 망가지죠.
00:26심각한 폐병까지 얻습니다.
00:28그런데 더 황당한 건
00:30북한이 명목상 사회보장 제도는 있어요.
00:35그런데 사회보장 제도라는 게
00:37병을 얻었으니까 동무는 이제 쉬시오.
00:39이게 아니라 병을 얻었으니까 광산에서 일을 못하게 됐으니까
00:43어디로 보내냐면
00:45집에서 70리나 떨어져 있는 심심 산골로 보내버립니다.
00:50전기도 들어오지 않은 그 산골에 내팽겨치고
00:53무슨 일을 시키냐면
00:54산에서 갱도했을 통나무를 이고 메고 내려오는 일을 시켜요.
00:59폐가 안 좋으신 분이라니까 산에 보내서
01:03거기 또 일을 시키는 거예요.
01:05그러니까 이
01:08두메 산골에서
01:10다 망가져서 몸이 무너져가는 아버지를 보면서
01:15아들, 딸들의 심경은 어땠습니까?
01:18우리 손명아 씨가 어렸을 적에
01:21아버지를 그 산골까지 찾아간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01:24아버지 모습 보고 우리 손 선생님은 눈물 많이 흘리셨죠?
01:29네.
01:30저는 사실 고등학교 졸업하고
01:34아버지가 강산에서 일하다가 폐암이 왔어요.
01:38그러면 해야 될 나이에
01:39아버지가 51살이
01:41아버지가 집에서 가자면 70리로 걸어가요.
01:45제가 토요일에 아침에 아버지인데로 떠나가면 배낭 지고 가면
01:49거기에 밤에 도착하고
01:51또 아버지인데로 밤사고 이틀날에 내려오는데
01:54전기불도 없어요.
01:56냉장고도 없고 전기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데서
01:58아버지가 군의원으로 살았는데
02:00거기에서 하루 자는 거예요, 딴이?
02:02그런데 그것보다도 더한 것은
02:05아버지인데로 하루 통나무로 생산량이 있어요.
02:09이리빵이라는 게 해야 된다는 거
02:12그래서 산에 가서 통나무로 이런 거 이렇게
02:15매일 빨리 해서 매일 내려와야 되는데
02:18그 피대 밧줄을 이렇게 끌고 내릴 적에
02:21살가족이 다 벗겨져서 비가 흐르는데
02:25그래도 군활까지는 못하면 또 아버지는 비판서를 써야 되니까
02:30내가 그 아버지인데로 찾아가서
02:33그 아버지인데를 볼 때는 가슴이 미어지죠.
02:37내 아버지는 죽는 날까지
02:39어째서 이 산속에 전기풀도 없는 데 와서
02:43통나무로 메고 이래야 되냐
02:46저는 사실은 아버지를 보면
02:48그때 자랄 때 내 아버지 삶을 돌아서 보면
02:53짐승 같은 인생을 살았어요, 아버지는.
02:58솔직히 말해서 모든 병이 다 마찬가지지만
03:02특히 폐병 같은 경우는 쉬어야 돼요.
03:04그렇죠.
03:05쉬어야 되는데 지금 폐병 걸렸다고 해서 산속에 올라가서
03:07통나무를 캐고 내려오라는 건
03:09일하다가 죽으라는 얘기거든요.
03:12그래가지고 안타깝게도 1984년 1월에
03:15아버님께서 쓰러지십니다.
03:16그래서 아버님께서 소달구지에 실려가지고 집에 돌아오세요.
03:20거지도 못하셨고
03:21정신이 온전하지 못하시다 보니까 말을 또 못하셨다고 해요.
03:24그러다가 이제 가끔씩 정신이 돌아오시잖아요.
03:27그때서야 이제 그 정말로 가슴속에 깊게
03:30간직하셨던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03:33그래서 명화야, 부모 형제가 보고 싶다.
03:35고향 가고 싶다.
03:37이제 그렇게 말씀하셨고
03:39그제서야 이제 아버지가 정말로 가슴속에 간직하셨던 얘기를
03:42따님에게 하셨다고 합니다.
03:45그러면서 이제 그 아버님을 돌보면서
03:47아, 아버님이 정말 이런 삶을 살았구나라고
03:49아버님을 이해하시게 됐다고 하죠.
03:52그러다 어느 날 아버지가 6남매 가운데서 가장 믿었던
03:55손명화 씨를 따로 부르셔가지고
03:57그 누구에게도 하지 않으셨던 이야기를 하셨다고 합니다.
04:02다른 형제들은 모르고
04:04명화 씨에게만 이렇게 어떤 비밀을 또 얘기해 주신 거예요?
04:07아니, 아버지는 그 할아버지 손만준, 할머니 이순이
04:13큰아빠 손동환, 그 다음에는 둘째 아빠가 손동환
04:18자기가 셋째 아들이라는 거
04:20그 다음에 고모가 한 분 손복동
04:23이름을 꼭 기억해라는 거
04:25주소도 다시 동상동, 다시 5번지
04:28분번, K라는 것까지만
04:30분번이요?
04:31네.
04:32분번까지
04:32그거를 안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아버지는?
04:35아버지는, 예. 그리고 아버지 고향은 김해인데
04:38김해 가면 감이 엄청 많다고
04:41단 감이?
04:42그리고 쌀 한 알이 보리쌀만 하다고
04:46쌀이 얼마나 큰지
04:49그리고 김해 가면
04:51그래도 너네로 만약에 통일이 되면
04:54너네를 찾아가면
04:56그래도 너네를 따뜻하게 반겨줄게다
04:59이렇게까지 아버지가 이야기했습니다.
05:06이 이야기를 한 시점이 또 중요한 게
05:10소달구지에 실려서 이제
05:12집에 돌아오시고 나서
05:14이제 따님에게 이야기를 하셨잖아요
05:16그 이야기는 뭐냐면
05:17이 이야기를 반드시 누군가에게 전해야 되는데
05:20혹시라도 이제 본인이 여기서 돌아가시게 되면
05:22그 이야기가 끊길까 봐
05:24얼마나 남쪽이 그리우셨으면
05:27그렇게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도
05:29아마 하루도 잊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05:31맞아요.
05:32참 안타깝네요.
05:34김해가 어디 있는지도 몰랐잖아요, 사실.
05:36어떻게 알아요?
05:37몰랐죠.
05:38그렇죠?
05:39그래서 부산이라는 이름은 들었지만
05:43김해가 어디 있는지는 몰랐죠.
05:45어땠어요? 그 얘기들.
05:46감이 좋다, 쌀이 보리알만하다 이런 얘기 들었을 때.
05:49그럴 때 그저 아버지가 우선은 눈을 감겠구나.
05:53그런데 그 아버지 애절한 그 마음만
05:57그래서 제가 아버지 돌아가면 어찌냐?
06:00그런데 아버지는 고향에 못 가보고 어찌냐?
06:03그 얼마나 그립고 얼마나 가고 싶어서
06:06저한테다가 이렇게 아버지 고향 부모 이름을
06:11곱씹어 곱씹어 물어봤겠냐 이런 간섭함.
06:17그럼 아버지가 이런 부탁을 마지막으로 하셨대요.
06:21통일이 되면 꼭 나를 고향에 데려가다오.
06:25너가 아버지 고향에 갈 때
06:27아버지를 배낭에라도 메고 가다오.
06:30꼭 아버지를 지고 가서 고향 땅에 묻어다오.
06:34고모나 삼촌이 살아계실 텐데
06:36아버지가 정말 보고 싶어 해달라고 꼭 전해다오.
06:41라는 말을 이 딸에게 남긴 거예요.
06:43이게 아버지가 생전에 딸에게 남긴 유언이었는데
06:47그렇게 1984년 아버지가
06:50우리 기준으로 따지면 굉장히 젊으세요.
06:5259에 젊은 나이로
06:54평생 고향을 그려하다가 눈을 감으셨습니다.
06:58그러셨구나.
06:59진짜 젊은 나이에.
07:00그러면 아버지를 살아계실 때 모시고 온 게 아니네요.
07:04네.
07:04아버지가 돌아가고 유해로 제가 모셔왔어요.
07:09아유해로.
07:10아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