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3아가
00:14집에 있었냐?
00:17어쩐 일로 오셨어요?
00:20저 사람 시방 느그 집서 나간거 아니요?
00:25네? 옆집사람이예요.
00:29응?
00:29근데 넌 뭐 한다고 여기 서 있냐?
00:32아, 저는 편의점 가려고 나왔죠.
00:35아, 근데 어머니 이렇게 연락도 없이 갑자기 오시면 어떡해요?
00:39아이고, 말도 마라. 전화를 수십 통 횟수야.
00:43뭐 든다고 넌 전화도 안 받고 보라냐?
00:46아, 그러셨어요?
00:48어, 근데 뭘 이렇게 많이 싸우셨어요?
00:51누가 나 먹는다고?
00:53아이고, 싸게 문을 다 열어.
00:55아, 네.
00:55네, 수고하세요.
00:57어머니, 안 보고 오셨어요?
01:00아이고, 옷을 신고 없단다.
01:05아이고, 니는 서울나라 그랑가. 볼 때마다 참말로 좋은 향이 나는구만.
01:11그래요?
01:12아이고, 야, 야.
01:13그, 오줌보 터져물 같다. 화장실 안방에도 있쟤?
01:17아이고, 어머니. 화장실 여기 있던데.
01:32확인하러 가는 거야, 지금.
01:34어머니가 탐정이세요, 어머니가.
01:36어머니가 탐정이야, 시골 탐정이야, 지금.
01:43아...
01:50아...
01:52분명히 집 앞에서 본 그놈은디.
01:56우리, 며느라가 냄새가 났다 이말이지.
02:00그라고 그 뭣이냐, 이?
02:02한방 이불도?
02:03붉은 대낮인데, 막 흐트러져 있더란 게요?
02:09음... 그... 냄새 말고.
02:12혹시 좀 더 확실한 거 없을까?
02:18어머니, 지응한 거. 그거 말고 뭐 더 확실한 게 있단가요?
02:24시골 냄새만 툴툴 풀기던 우리 백 교수가 결혼, 결혼하더니만 딱고 향긋한 냄새가 나더라고.
02:33그러니 나가 그 냄새를 어찌 잊어버렸어.
02:37어머니, 일단 촉으로 지금 밀어붙이시는 것 같아요.
02:40혹시 그... 아드님한테도 며느님이 바람이 난 것 같다.
02:46뭐 이런 얘기를 하셨나요?
02:48아이고, 그것이 말이여.
02:51아, 내가 참말로 의의가 없어서.
02:53털어버렸어이.
02:54왜요?
02:55네?
02:57어머니.
02:59시방 어디 불났냐?
03:01응?
03:02왜?
03:02나가 못 올 때를 왔어야?
03:05뛰어들어오기는 뭘 그렇게 뛰어들어왔어?
03:07연락을 미리 좀 하고 오시죠.
03:10미리 연락을 하면 자꾸 오지 말라니까 그러지?
03:15네 맨날 돼지보다 그 배고픈 소쿠란지 소부란지가 좋다 했지?
03:21오늘 하루만 딱 때깔 좋은 돼지 하자잉?
03:26보여, 백 교수.
03:28싹이 안 안고.
03:29아, 뭘 이렇게 많이 차리셨어요?
03:31그럼?
03:32이게 무엇이 많다냐?
03:34누구 삭신은 이만큼도 안 차려주냐?
03:37어머, 어머니.
03:39오빠 소식해요.
03:41철학하는 사람들은 다 그런가?
03:43세상 모든 욕구에 죄책감이 든대요.
03:47모든 욕구?
03:49그러면 니들 애 갖는 것도 아느냐?
03:52아, 애가 없구나.
03:54네?
03:55아, 어머니.
03:57아, 영 소식이 없잖여.
03:59시골인지 한참 됐는디.
04:02어머니.
04:04이 철학자 베네타는 말이죠.
04:07태아들도 태어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했어요.
04:12결국에 삶은 고통이고
04:14그 고통을 아이에게 대물림하는 건데
04:17그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04:20시방 여보이 다 뭔 소리 다냐?
04:23우리 아빠가 그러는데
04:24오빠 그런 복잡한 생각 때문에
04:26아기가 안 생기는 것 같대.
04:29어머니.
04:30우리 아빠가 아기만 생기면
04:32강남에 바로 큰 집 사준다고 했거든요?
04:35근데 오빠가 욕심이 없어요.
04:38노력을 안 해.
04:39그런 말을 하셨어?
04:41사둔 어른이?
04:42지안아.
04:43이 자고로 집이라는 건 말이지
04:45비바람만 막아주면 되는 거야.
04:48이 집도 싫다는 걸
04:49굳이 굳이 사주시고선.
04:51남편은 소유욕도 없겠죠.
04:53저 사과가 돈이 많네요.
04:56부작나 보다.
04:58백 교수 네 말이 다 맞는디
05:01그건 아니여.
05:03네가 말한 철학자들 중에서
05:04여자든 남자든 애를 품어야
05:08딴짓거리를 안 한다.
05:10뭐 그런 말 한 사람은 없냐?
05:12딴짓거리야?
05:13네.
05:14왜요?
05:15뭐 제가 소크라테스처럼 바람이라도 폈을까봐요.
05:19아니.
05:20어머니 지금 나 의심하셔.
05:22오빠.
05:23무슨 의심?
05:24아니 아까 오실 때 마침 옆집 남자가 엘리베이터 타고 나갔거든.
05:29근데 우리 집에서 나온 거 아니냐고.
05:33막 안방도 뒤져보셨어?
05:35야 좀 봐라.
05:36서울의 아니랄까봐 눈치는 빠르다잉.
05:40당신이 불륜이라고?
05:43야 이거 꽤나 흥미로운 주제인데.
05:46부의지가 흥미로워 흥미롭긴.
05:48어머니 이 진정한 사랑은 말이죠.
05:52사랑의 불안성을 인식하고 완성을 향해 나가는 과정 속에 있다고 했어요.
05:58그래서 저는 사실 이 불륜도 진정한 사랑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06:03아유 아유 아유.
06:04난 너가 말하는 거 아무것도 못 알아 듣겠고.
06:08아이고 집에 빨리 가야 쓰겄다.
06:10막차 끊기 전에.
06:12아 왜요 어머니?
06:13식사하시고 주무시고 가세요.
06:15뭐해?
06:16집에 가신다잖아.
06:17터미널까지 모셔다 드렴.
06:23엄마 속이 문드러지겄다.
06:26아이고야.
06:27진짜 뻔뻔하다.
06:29어.
06:30오메.
06:31우리 며느라고는 지가 더 뻔뻔하게 나오는데.
06:36우리 백교수가 하는 말은 도저히 어려워서 못 알아 묻겄고.
06:40요 복창은 터져서 죽겄고.
06:43아무래도 증거를 잡아서 가 코 밑에다가 들이밀어줘야 입을 다물지 않을까 해서.
06:53나가 집으로 안 내려가고 여기로 멀리 왔구만요.
06:58그러셨군요.
06:59어쨌든 아드님께서는 아내의 불륜에 대해 전혀 의심이 없으시다는 건데.
07:06음.
07:08그래도 우리 어머니 촉이 그러시다면.
07:11저희가 최대한 빨리 확인해 보겠습니다.
07:15아이고.
07:16확실하다니까요.
07:18그 놈의 증거만 빨리 잡아다 주셔.
07:21저희가 알아보고 연락드릴 테니까 일단 집에 내려가 계세요.
07:26아이고.
07:27예.
07:27그러면 잘 부탁합니다.
07:29아이고.
07:31아이고.
07:33과연 의뢰인의 말대로 며느리는 아들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는 것일까요.
07:38자 아들 몰래 며느리가 바람을 피우고 있는 건지 이제 본격적으로 단문에 나섭니다.
07:44자.
07:45저 남자죠.
07:47자기야.
07:50왔어?
07:52아.
07:52우리 집 왔어.
07:53나도.
07:54너.
07:56뭐 그런 거.
08:01자.
08:01너 어머니 맞고.
08:03너 어머니 맞고.
08:05자.
08:06너 어머니 맞고.
08:08너 어머니 맞고.
08:08자.
08:09너 진짜.
08:10이거 너무 역대급 스피드인데.
08:16의뢰받은 지 24시간도 안 되잖아.
08:20아.
08:21뻔뻔해도 너무 뻔뻔한데요.
08:24놀랍게도 조사를 시작한 지 24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의뢰인 며느리의 분륜을 초스피드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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