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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트랜스크립트
00:01한글자막 by 한효정
00:30아들이 여자친구들과 둘이서 캠핑을 가겠다고 했을 때 가슴 한구석이 찌릿했어요.
00:36아니 그래도 엄마 아빠랑 같이 가는 게 낫지 않아? 하면서 은근슬쩍 반대했죠.
00:42결국 아들들은 포기했어요. 대신 보상처럼 이번엔 온 가족이 함께 캠핑을 가기로 했답니다. 시아버지어까지 포함해서요.
00:53출발하는 날 날씨가 정말 좋아요. 하늘이 맑고 푸르고 구름 한 점 없이 높아요.
01:01차에 짐을 싣고 나서 엄마는 뒷좌석에 앉아서 창밖을 바라봐요.
01:06남편이 운전대를 잡고 시아버지는 조수석에서 옛날 노래를 흥얼거리죠.
01:11큰 아들 민준이와 작은 아들 태연이는 앞뒤로 앉아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도 터널을 빠져나올 때마다 와! 하고 감탄을 해요.
01:24고속도로를 벗어나 산길로 들어서자 풍경이 확 달라져요.
01:28소나무 숲이 빽빽하고 가끔씩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반짝반짝 떨어져 내려와요.
01:34강물이 반짝이며 흘러가고 멀리 산등성이가 부드러운 선을 그리죠.
01:41차 안이 조용해지면서 모두가 그 풍경에 빠져들어요.
01:45엄마는 창문을 살짝 내려 신선한 공기를 깊이 들이마셔요.
01:50정말 좋다. 우리 같이 오길 잘했네. 하면서 미소를 지어요.
01:57캠핑장에 도착하니 이미 오후예요.
02:00잔디밭이 넓고 평평해서 자리다 금방 나와요.
02:04남편과 시아버지가 의자와 테이블을 펼치고 엄마는 도시락통을 꺼내요.
02:10두 아들은 재빨리 텐트를 치기 시작하죠.
02:14민준이가 말뚝을 받고 태연이가 천을 펴요.
02:17야, 이거 좀 당겨! 아니, 반대쪽이야! 하면서 투닥거리다가도 금세 웃음이 터져요.
02:24엄마는 멀찍이 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02:27아유, 천천히 해, 다치지 말고! 하면서도 입가에 미소가 걸려 있어요.
02:33텐트가 다 세워지고 나면 모두가 한숨 돌려요.
02:38시아버지가, 이제 불 좀 피워볼까? 하시면서 장작을 모으시죠.
02:43남편이 도와드리고 아들들은 불쏘시개를 준비해요.
02:47엄마는 옆에서 고구마와 감자를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숯불 위에 올려놔요.
02:54다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면서 나뭇잎 냄새와 숯불 냄새가 뒤섞여요.
03:00하늘이 조금씩 주황빛으로 물들기 시작하죠.
03:04저녁이 되자 모두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요.
03:07시아버지가 옛날 군대 시절 이야기를 꺼내시고 남편이 맞짱구를 차요.
03:13민준이와 태연이는 서로 여자친구 얘기를 살짝씩 흘리면서도 엄마 눈치를 봐요.
03:19엄마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웃어요.
03:22그래, 너희들도 언젠가 데려오면 되지! 하면서 포근한 마음이 들어요.
03:28불꽃이 타오를수록 얼굴이 붉게 물들어요.
03:31별이 하나들 떠오르고 밤공기가 서늘해져요.
03:35엄마는 담요를 덮어지면서 추우면 들어가자! 해요.
03:40그런데 누구 하나도 먼저 일어나질 않아요.
03:43모두가 이 순간을 조금 더 붙잡고 싶어 하죠.
03:47캠핑장의 밤은 그렇게 깊어져가요.
03:50웃음소리와 장작 타는 소리, 그리고 가족의 온기가 함께 어우러져요.
03:56엄마는 문득 생각해요.
03:58아들들이 여자친구와 둘이 왔어도 좋았을 텐데
04:01그래도 오늘 이렇게 다 같이 있는 게 훨씬 더 행복하다고요.
04:06산등성이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캠핑장의 평화로운 저녁이에요.
04:14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오르는 모닥불 위로
04:17집에서 정성스레 챙겨온 두툼한 고기가 지글지글 익어 가지요.
04:22고소한 육향이 연기와 섞여 공중에 퍼지면
04:26가족들의 눈동자도 모닥불 빛을 닮아 반짝거리곤 해요.
04:32참 따뜻한 풍경이죠.
04:34아빠는 아이스박스 속 얼음물에 깊숙이 담겨 있던 맥주를 꺼내 들어요.
04:41캔을 따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들이키는 첫 모금.
04:44그 짜릿한 시원함은 정말 기가 막힌 맛이에요.
04:49캬 하는 짧은 탄성이 절로 나오죠.
04:53시원한 맥주 한 잔에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란 참 묘해요.
04:59어느덧 하늘은 온통 붉은 노을로 물들기 시작해요.
05:04주황빛에서 보랏빛으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05:07그 찰나의 순간이 얼마나 영롱한지 몰라요.
05:10맥주 몇 잔에 가족들의 얼굴은 기분 좋게 발그레해지고
05:15팽팽했던 마음의 끈도 말랑말랑하게 풀려가죠.
05:20적당히 얼큰하게 추기가 오른 이들은
05:23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어깨에 가만히 머리를 기대요.
05:29살랑이는 밤바람과 풀벌레 소리가 감미로운 배경음악처럼 흐르네요.
05:34거대한 자연의 품 안에서 가족들은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05:39깊은 사랑을 만끽해요.
05:42거창한 대화가 없어도 그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05:45마음이 꽉 차오르는 밤이지요.
05:49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보며
05:50자연과 하나가 된 이들의 모습은
05:53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기만 해요.
05:56참 평화롭고 다정한 저녁이에요. 그래요.
06:01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내릴 쬐는 다음 날이에요.
06:05어제 모닥불 옮기는 간데 없고
06:07매미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한 여름의 열기가 벌써부터 느껴지네요.
06:13엄마는 가벼운 리넨 셔츠에 반바지
06:16그리고 햇살을 가릴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시내가로 향합니다.
06:21발걸음이 참 가벼워 보이죠?
06:24캠핑장 근처의 시냇물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릴 듯 투명하고 맑아요.
06:30에메랄드빛 물바닥의 돌멩이들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죠.
06:35물가에서 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줍니다.
06:39엄마는 조심스레 신발을 벗고 차가운 물에 발을 담급니다.
06:44으차!
06:44첫 느낌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가웠어요.
06:47하지만 금세 발끝에서부터 시원한 기온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것 같아요.
06:54참 짜릿한 순간이죠.
06:56이제는 발목 깊이까지 물에 들어가 시내가를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해요.
07:02차가운 물이 발목을 적실 때마다 느껴지는 감촉이 정말 좋아요.
07:06물속의 작은 돌멩이들이 발바닥을 간지럽히는 것 같아 웃음이 절로 나오네요.
07:11맑은 물 위에 비치는 햇살은 마치 보석처럼 반짝거리고 주변의 푸른 숲 푸른 싱그러운 생명력을 뿜어냅니다.
07:20물소리와 매미소리가 어우러져 한여름의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것 같아요.
07:26물속을 걷다 보니 어느새 더위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어요.
07:31엄마는 더 큰 시원함을 찾아 과감하게 물속으로 몸을 던집니다.
07:36꺅!
07:36맑은 물이 온몸을 감싸았네요.
07:39옷이 젖는 것쯤은 상관없어요.
07:42시냇물에 몸을 맡기니 세상의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것 같아요.
07:46찬 물보라를 일으키며 아이처럼 물장구를 칩니다.
07:50이 순간만큼은 아무런 걱정도 없이 그저 자연을 즐기는 소녀가 된 기분이에요.
07:57차가운 시냇물 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을 치기 시작해요.
08:01맑은 물 위를 둥둥 떠다니며 파란 하늘을 바라보니 이게 바로 지상 낙원이 아닌가 싶네요.
08:07시냇물은 엄마의 지친 몸을 부드럽게 감싸안고 치유해주는 것 같아요.
08:13물속에서 느끼는 자유로움과 상쾌함은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기분 좋아요.
08:19차가운 시냇물과 따사로운 햇살 그리고 푸른 자연이 어우러진 이 순간 엄마는 진정한 여름휴가의 낭만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08:28아 정말 행복해.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네요.
08:34시냇가에서의 이 특별한 하루는 엄마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거예요.
08:41이게 바로 진정한 휴식이고 여름휴가의 묘미가 아니겠어요?
08:45그래요. 정말 완벽한 여름날이에요.
08:48햇살에 반짝이던 시냇물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이었죠.
08:54젖은 옷을 갈아입으려 텐트로 돌아온 엄마는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본 순간 그만 정신이 아득해지고 말았답니다.
09:03매끄러운 허벅지와 종아리 위로 검고 축촉한 물체들이 징그럽게 달라붙어 있었거든요.
09:10바로 시냇가에서 따라온 거머리들이었죠.
09:14악! 하는 비명과 함께 엄마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어요.
09:19그 소리에 놀란 대학생 아들들과 남편 그리고 시아버지까지 한다름에 달려왔네요.
09:26온 가족이 엄마의 다리를 감싸고 붙어있는 거머리들을 떼어내려 애를 썼죠.
09:31하지만 손으로 잡아당길수록 거머리들은 마치 살점의 일부가 된 듯 더 팽팽하게 달라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어요.
09:40억지로 때려다 피가 배어나오자 엄마는 공포에 질려 텐트 안으로 기어들어가 몸을 떨며 울먹였답니다.
09:49듬직했던 아들들도 평소 침착하던 남편도 생전 처음 겪는 상황에 그저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죠.
09:57그때였어요. 밖에서 소란을 전해들은 옆 텐트 아저씨들이 구세주처럼 나타난 거예요.
10:03억지로 때면 큰일 나요. 담뱃불로 지져야 툭 떨어집니다.
10:08노련한 캠핑 고수다운 한마귀에 가족들의 눈에 희망이 서렸죠.
10:13아저씨들은 익숙하게 담배를 꺼내 물고는 불을 붙였어요.
10:17텐트 안으로 들어선 아저씨들의 얼굴에는 비장암마저 감돌았답니다.
10:22텐트 안은 이내 매쾌한 담배 연기와 긴장감으로 가득 찼어요.
10:27엄마는 두 눈을 꾹 감은 채 아저씨들에게 다리를 맡겼죠.
10:31아저씨들은 담배를 깊게 빨아 빨간 불꽃을 살린 뒤 거머리의 몸통 근처에 조심스레 갖다 댔어요.
10:39뜨거운 열기가 닿자마자 기세등등하게 살점을 물고 있던 거머리들이 몸을 비틀더니 하나들 툭툭 바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네요.
10:48그 광경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짧은 탄성을 내뱉었죠.
10:54혹여나 엄마의 고운 피부가 상할까봐 아저씨들은 아주 세심하게 손을 놀렸어요.
11:01담배 연기가 자욱한 텐트 안에서 거머리와의 서투는 한참 동안 이뤄졌답니다.
11:07마침내 마지막 한 마리까지 모두 떨어져 나가자 엄마는 참았던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어요.
11:14공포로 굳어있던 몸이 그제야 쓰르르 풀리는 기분이었거든요.
11:20엄마는 텐트 안에서 연신 고개를 숙이며 아저씨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답니다.
11:27정말 고맙습니다. 아저씨들 아니었으면 전 정말 어떻게 됐을지 몰라요.
11:32떨리는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는 진심어린 고마움이 듬뿍 담겨 있었죠.
11:37아저씨들은 쑥스라운 듯 허허 웃으며 텐트를 나섰고 가족들은 그 뒷모습을 보며 이웃의 따뜻한 정을 새삼 느꼈네요.
11:46비록 거머리 소동으로 혼비백산했지만 덕분에 가족의 사랑과 이웃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 참으로 잊지 못할 여름날의 오후였답니다.
11:56그래요. 정말이지 다행스러운 일이었죠.
12:02어느덧 캠핑장의 밤은 깊어만 가네요.
12:06낮 동안의 소란스러웠던 공포와 저녁의 술기온 때문일까요?
12:11텐트 안에서는 시아버지와 남편 그리고 두 대학생 아들까지 세상 모르게 고라떨어져 코를 걸고 있답니다.
12:19하지만 엄마는 홀로 깨어 마음 한구석이 여전히 쓰렸어요.
12:23거머리 소동 때 발을 동동 구르던 가족들을 대신해 비장하게 담뱃불을 붙여주었던 옆 텐트 아저씨들에게 제대로 고마움을 전하지 못한 것 같았거든요.
12:34엄마는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해요.
12:37화로대에 남은 열기로 남은 고기를 정성스레 굽고 아이스박스 깊숙이 아껴두었던 차가운 맥주 캔들을 넉넉히 챙겨들었죠.
12:47살금살금 옆 텐트로 향하는 엄마의 발걸음엔 설렘과 진심어린 고마움이 가득 담겨있네요.
12:54계세요? 낮에 정말 감사해서 약소하지만 고기랑 맥주 좀 가져왔어요.
13:01엄마의 조심스러운 목소리에 옆 텐트 아저씨들이 깜짝 놀라며 밖을 내다봅니다.
13:06이미 자기들끼리 조촐하게 술잔을 기울이던 아저씨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기와 살얼음이 살짝 낀 맥주를 든 엄마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답니다.
13:17단숭이 말 한마디로 끝낼 수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정성을 다해 찾아와준 엄마의 고운 마음씨에 아저씨들은 큰 감동을 받고
13:27말았어요.
13:28아이고 뭘 이런 걸 다 정말 잘 먹겠습니다.
13:31아저씨들은 환한 미소로 엄마를 반겼고 자연스럽게 엄마도 그들의 자리에 합류하게 되었네요.
13:38차가운 맥주캔을 따는 치익소리가 밤공기를 가르며 경쾌하게 울려퍼져요.
13:45첫 모금의 시원함에 아저씨들은 감탄을 연발하고 엄마가 정성껏 구워온 고기의 고소한 맛은 맥주 안주로 그야말로 기가 막혔죠.
13:55낮에 겪었던 끔찍했던 거머리 이야기는 어느새 안주가 되어 웃음꽃으로 피어납니다.
14:01아저씨들의 모용담 같은 구조작업 이야기에 엄마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해요.
14:09텐트 안에서 두려움에 떨던 그때와는 달리 지금 이 순간 엄마의 얼굴에는 안도감과 즐거움이 가득하네요.
14:17타오르는 모닥불 주위로 흥겨운 대화가 오가고 맥주잔이 부딪히는 소리는 밤이 깊어갈수록 더욱 잦아집니다.
14:24가족들이 점든 고요한 텐트촌 한쪽에서 이웃간의 정과 고마움이 버무려진 그들만의 열기여림 파티는 멈출 줄을 모르네요.
14:34불께 타오르는 장작불처럼 엄마와 아저씨들의 마음도 훈훈하게 달아올라 여름밤의 낭만은 그렇게 무르익어갑니다.
14:42참으로 따스하고 흥겨운 잊지 못할 캠핑의 방은 계속되고 있답니다.
14:47그래요 정말 멋진 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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