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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트랜스크립트
00:23이른을 훌쩍 넘긴 우리 장모님은 안타깝게도 치매라는 손님을 일찍이
00:28맞이하고 말았답니다.
00:29옛전처럼 씩씩하게 시장을 누비거나 이웃들과 수다를 떠는 일은 이제
00:34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죠.
00:37외부 출입이 극도로 제한되다 보니 장모님은 하루종일 좁은 집안에서만
00:41머물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계신답니다.
00:45특별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몸이 아픈 곳은 없지만 사람과의 소통이
00:49끊기고 바깥세상과 차단된 일상이 이어지니 인지기능이 하루가 다르게
00:54떨어지는 모습이 보여 우리 가족의 마음을 참 아프게 했죠.
00:58그래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은데 그 넓은 세상을 잃어버리고 좁은
01:03방안에 갇혀 계신 장모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 태운답니다.
01:08그래도 참 다행인 것은 아직은 장모님께서 기본적인 식사를 챙기
01:12시거나 스스로 개인위생을 관리하는 정도는 혼자서 해내고 계신다는 점
01:17이랍니다.
01:17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상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01:22조언하죠.
01:23오늘처럼 스스로 끼니를 해결 하시 다가도 어느 순간 가스불을 깜빡
01:28하거나 약 복용 시간을 놓치는 등 일상의 위기가 한순간에 닥쳐올
01:32수 있다는 불안감이 늘 우리를 짓누른 답니다.
01:35언젠가 이마저도 불가능해질 날이 우리라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그날이
01:40조금이라도 늦게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죠.
01:43그래서 우리 가족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 끝에 특별한 대책을 마련
01:48했답니다.
01:49장모님을 혼자 두지 않기로 한 것이죠.
01:52사위들과 딸들 그리고 아들 부부까지 모두가 힘을 합쳐 요일별로 당번
01:57을 정했답니다.
01:59오후 시간이 되면 당번인 가족이 집으로 향하고 저녁 내내 장모님의
02:03곁을 지키며 말동무가 되어드리 기로 한 것이죠.
02:07때로는 도란도란 옛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텔레비전을 함께 보며
02:11웃기도 하고 그저 장모님의 손을 꼭 잡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우리
02:16의 임무랍니다.
02:18그래요.
02:18그렇게 우리는 장모님의 잃어버린 시간들을 함께 채워가기로 했죠.
02:23저녁 식사 역시 당번인 가족들이 함께 준비해서 먹는답니다.
02:27장모님은 당신이 직접 차린 밥상 보다 우리가 가져온 따뜻한 반찬과
02:32함께 밥을 먹는 시간을 훨씬 더 즐거워 하시죠.
02:35우리가 곁에 앉아 어머니 이거 정말 맛있네요 라고 한마디 건네면 장모님
02:41은 그제야 비로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지으신답니다.
02:46그렇게 함께 밥을 먹으며 오가는 대화 속에서 장모님의 눈빛이 아주
02:50잠시나마 또렷해지는 것을 볼 때면 우리는 큰 위로를 받곤 해요.
02:54맞아요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 그 이상의
03:00의미를 지니고 있답니다.
03:02신기하게도 아는 얼굴들이 매일 같이 찾아오니 장모님의 인지 기능
03:07저하가 눈에 띄게 조금씩 더뎌 지는 모습이 보인답니다.
03:11낯선 사람을 보면 경계심을 보이던 장모님도 우리 가족들이 익숙한 목소리로
03:16말을 걸면 금세 안정을 찾으시죠.
03:18어쩌면 장모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거창한 치료제가 아니라 당신
03:24을 기억하고 당신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확인시켜
03:28주는 우리들의 따뜻한 존재감 인지도 모르겠어요.
03:32매일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늘 곁에 있는 가족을 확인하는
03:36그 짧은 순간들이 장모님의 뇌를 조금씩 깨우고 있는 것이죠.
03:41물론 때로는 장모님께서 우리를 알아보지 못하거나 엉뚱한 말씀을 하실
03:46때도 있답니다.
03:47그럴 때마다 우리는 당황하기보다는 웃으며 어머니 저예요 라고
03:52다정하게 답해주죠.
03:54치매라는 것이 장모님의 기억을 지워 가고 있지만 우리 가족의 사랑
03:58은 장모님의 가슴 깊은 곳에 여전히 깊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믿기 때문
04:03이에요.
04:04장모님은 비록 기억의 조각들은 잃어버렸을지 몰라도 누군가 자신을
04:09보살피고 있다는 그 다정한 온기만큼은 결코 잊지 않고 계신답니다.
04:14그래서인지 장모님은 우리가 떠날 때면 늘 아쉬운 듯 문 앞까지 배웅을
04:19나오곤 하시죠.
04:20우리는 이제 이 당번 제도가 단순히 의무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행복한
04:25일상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04:27장모님을 돌보러 가는 길은 때로는 몸이 지쳐 목없기도 하지만 문을
04:32열고 들어섰을 때 우리를 반기는 장모님의 그 환한 미소를 생각하면
04:36다시금 힘이 난답니다.
04:38이 과정을 통해 우리 가족들도 서로의 효심을 확인하고 더 깊은 결속력
04:43을 다지게 되었죠.
04:45그래요 아픔을 통해 우리 가족은 더욱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랍니다.
04:50장모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랑 만큼 이제 우리가 장모님의 남은 시간을
04:54지켜드리는 것이지요.
04:57앞으로 장모님의 상태가 더 나빠질 수도 있겠지요.
05:00하지만 우리는 두렵지 않답니다.
05:03장모님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씩 줄어들 때마다 우리가 더
05:07많은 것을 대신 해드리면 되는 일이니까요.
05:11식사도 위생관리도 그리고 외로움 까지도 우리가 나누어지면 그만인
05:15것이죠.
05:17장모님이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으로서의 존엄함을 잃지 않도록 우리 가족은
05:22곁을 지키며 마지막까지 따뜻한 온기를 나누어 드릴 거예요.
05:25그것이 우리 자식 된 도리이자 장모님께 드리는 마지막 효도라고 믿으니까요.
05:32장모님
05:33부디 지금처럼만 우리 곁에 머물러 주세요. 저희가 매일매일
05:37찾아가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이 잊어버린 시간들을 대신 기억해 드릴게요.
05:43비록 기억은 흐릿해질지라도
05:45어머니 를 향한 우리의 사랑은 결코 희미해지 지지 않을 거예요. 오늘도 저녁 식탁에
05:51둘러앉아
05:51나누는 그 소박한 대화들이 장모님의 긴 밤을
05:55조금이라도 더 밝게 비춰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답니다.
05:59맞아요.
06:00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위지하며 하루를 그리고 또 내일을 준비하고 있어요.
06:05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오늘도 장모님의 곁을 지키러 갑니다.
06:10이런 소소한 일상이 모여 장모님의 남은 인생이 덜 외롭고 더 평온하기를
06:15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우리는 돌아가며 당번의 자리를 지킨답니다.
06:19장모님의 고요한 삶 속에 우리가 가져다주는 이 작은 소음들이 치매라는
06:25거대한 어둠을 잠시라도 밀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죠.
06:29사랑하는 장모님 오늘도 저희가 갑니다.
06:33따뜻한 저녁 한 끼 함께 먹으며 오늘 하루도 참 고생 많으셨다고 당신은
06:38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분이라고 속삭여 들을 거예요.
06:43그래요 우리는 끝까지 함께 할 것이랍니다.
07:14사랑하는 장모님의 지키란
07:44다음 영상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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