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놓고 성적표 고친 광진구시설관리공단…탈락자 분통

요즘 정부부처들, 블라인드 채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원자의 출신학교와 지역을 가려놓고 실력으로만 뽑는다는 거죠.

과연정말 그럴까요?

이 장면 보시죠.

광진구 시설관리공단의 채용을 대행하는 회사 대표가 채점 성적표에 손을 대고 있는 모습입니다.

무조건 뽑아야 할 지원자들이 있었다는데, 이 공단에서 있던 일을 탐사보도팀 전혜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진구시설관리공단의 채용 비리가 포착된 건 지난 10월.

채용 대행사는 서류 심사 전 공단으로부터 명단 6명을 전달받습니다.

[채용대행사 직원]
"윗분들이 합격시키라고 하니까 해야 한다… 여섯 명은 무조건 합격을 시켜야 한다, 서류전형은. 담당 대리가 이야기했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었어요.)"

공단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자고 한 건 대행사 대표였습니다.

[채용대행사 직원]
"대표님은 '얘들은 뽑아야 한다, 무조건' 그렇게 된 거죠. '우리는 못 합니다'라고 하면 (공단과) 계약이 안 되는 거죠."

당시 서류전형 점수표를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여섯 명 중 네 명이 합격자 커트라인에 나란히 위치하고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합격선에 맞춘 의혹이 짙습니다.

이들은 컴퓨터 자격증이 없는데도, 가산점 5점을 받기도 하고,

근무 경력이 3개월 뿐인데도 3년 이상 경력자에게만 주어지는 10점 만점을 받았습니다.

채용대행사 대표가 직접 점수를 조작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심사위원 서명을 위조한 정황도 있습니다.

[당시 서류 심사위원]
"(이 서명이) 누구 건지 모르겠어. 난 생전 보지도 못한 이상한 사인이야."

그러나 이들은 필기시험에서 모두 떨어졌습니다.

이들의 필기 점수는 최하위권이었습니다.

이후 면접과정에서도 청탁이 계속됐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채용대행사 직원]
"면접위원이 '누구누구를 좀 잘 봐주라'는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하니까… 여섯 명을 제외한 또 누군가가 있는거죠."

대행사 대표는 모르는 일이라며 직원 탓을 했습니다.

[채용대행사 대표]
"(지금 평가표에 손대시는 게 찍혔어요.) 이름이 빠져 있어서 이름을 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현재 이 (점수표) 내용을 작성한 건 그 직원이에요."

공단은 대행사 탓을 합니다.

[광진구시설관리공단 채용 담당자]
"(채용 대행) 업체에서 이렇게 장난을 치면 체크 하기 쉽지 않을 것 같거든요."

18명을 뽑는데 820명이 몰렸던 채용, 원래 합격했어야 할 탈락자들은 이게 공정한 사회냐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당시 탈락자]
"성실하게 노력해온 것들이 그런 사람들 때문에 공정하게 평가받지 못한다면 '믿을 데가 없다'고 해야하나… '백이 있으면 다 되는 건가' 하는 박탈감도 느끼게 되었고요."

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

hye@donga.com
P D : 윤순용
구 성 : 손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