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은 처음부터 영화감독의 길을 걸었던 인물은 아닙니다.
00:08만을 넘어 메가폰을 잡았고 장관직이라는 이색경력도 거쳤는데요.
00:14이창동 감독의 남다른 30년을 김승환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00:27고등학교 교사에서 소설가로 문학의 길을 걷던 이창동은 마흔을 넘겨 낯선 세계로 발을 옮겼습니다.
00:35문학의 한계를 느끼던 때 인생을 새로 배우는 마음으로 영화판에 뛰어든 겁니다.
00:41나이 40 보통 불혹이라고 그러잖아요.
00:44그런데 흔들리지 않는 시기라고 그랬는데 저는 굉장히 흔들렸어요.
00:50다른 길을 걷고 싶은 욕구가 있었고 다른 공기를 호흡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00:57내가 언젠가 결혼하는 물고기 잡는다고 그러다가 세롯바위에 잃어버려가지고.
01:05그렇게 43에 내놓은 첫 연출작 초록물고기.
01:08그 유명한 한석규의 공중전화 씬을 비롯해 첫 작품부터 춤으로 해.
01:14이창동이라는 이름을 각인시켰습니다.
01:175년 뒤 오아시스는 이창동을 더 넓은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01:21전과자와 내성마비 장애인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을 받으며 거장의 반열에 한 발 다가섰습니다.
01:29현지에서 반응 괜찮았어요.
01:33그래서 보기가 편한 영화는 아니잖아요.
01:37내용도 불편하게 불편한 내용이고.
01:40하지만 이듬해 향한 곳은 촬영장이 아닌 정부청사였습니다.
01:45세계에 인정을 받기 시작한 현역 감독이 문화정책 수장이 된 이례적인 선택이었습니다.
01:51이장관은 자신의 산타페 승용차를 손수 운전하며 문화관광부에 입성했습니다.
01:57이 중책이 주는 무게를 이 하중을 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
02:06그걸 고민을 하다가 할 수밖에 없다면 해야 되는 것도 제 운명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02:13장관직을 내려놓은 뒤에는 다시 카메라 뒤에 섰습니다.
02:18복귀작 밀양에서 전도연에게서 새로운 얼굴을 끌어냈고 한국 배우 최초의 깐 여우주연상으로 이어졌습니다.
02:26세계적으로 큰 칸 영화제에서 처음 경험을 하게 돼서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을 했고요.
02:35이창동 감독님을 통해서 이렇게 칸 영화제에 오게 될지도 몰랐고요.
02:41이창동은 이후에도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02:4330년 동안 세상에 내놓은 장편은 단 7편.
02:47작품과 작품 사이 긴 시간이 흘렀지만
02:50이창동이 그려낸 인물들의 삶은 세대를 건너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02:56아 이렇게 사는 어떤 세상에 사람들의 모습이 있구나를 느끼면서
03:02나도 이렇게 그리는 세상에 배우로서 뭔가 동참하고 싶다.
03:08그렇게 7편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끝에 올해 베니스가 거장의 이름을 다시 불렀습니다.
03:1424년 전 감독상을 품에 안았던 그곳에서 가능한 사랑으로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쥐었습니다.
03:22저는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03:34여러분들께서 이 상을 주신 것은 그 질문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03:40마흔에 흔들렸고 다른 공기를 꿈꿨던 소설가.
03:45비늦게 시작해 천천히 걸어온 30년.
03:48그 세월에 한 편씩 남겨놓은 7편의 영화는 어느새 한국 영화사의 한 페이지가 됐습니다.
03:55YTN 공승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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