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실제 월별 사망통계를 살펴보면 기온이 떨어지는 10월부터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00:11여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마음을 졸이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00:19내딛는 걸음이 편치 않아 보이는 49살의 정경희 씨입니다.
00:2510년 전 뇌출혈로 인해서 왼쪽 편마비를 앓고 있어요.
00:30왼쪽 손부터 발끝까지 다 불편한데 지금 움직일 수 있는 건 큰 근육만 움직이거든요.
00:3710년째 편마비와 싸우고 있는 경희 씨.
00:41남들에게는 평범하기만 한 일상.
00:44하지만 경희 씨에게는 그 무엇 하나 쉬운 게 없습니다.
00:54잡아보자 잡아보자 저거 잡아보자.
01:06운동기구의 손잡이를 잡는 일조차 몸은 쉽게 허락하지 않는데요.
01:12이렇게 사소한 일상의 움직임도 그녀에겐 온 힘을 다해야 하는 힘겨운 도전이죠.
01:25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이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그녀.
01:34삶을 향한 의지이자 오늘을 버티려는 간절함입니다.
01:40이 편마비라는 병이 근육이 짧아지는 거예요.
01:44움직이지 않으면.
01:45최소한은 나빠지지 않기 위해서 힘들어도 운동을 할 수밖에 없어요.
01:50삶과 죽음이 엇갈렸던 그날.
01:52경희 씨는 아직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01:57예전에 마트의 소리를 했어요.
02:00물건 정리하면서 빵 하는 타이어 터지는 소리만큼 큰 소리를 들었는데
02:04아무도 못 들었대.
02:06나만 들은 거야.
02:07사고가 난 줄 알았는데.
02:09그게 내 몸 속에 터지는 소리라는 거 그때 알았죠.
02:13그런데 그게 내추럴이었어.
02:15예고도 없이 경희 씨의 목숨을 위협했던 뇌출혈.
02:19대체 어떤 질환인 걸까요?
02:23뇌혈관 질환은 우리나라 전체 사망원인 4위를 차지합니다.
02:28한 해 동안 인구 10만 명당 약 48명이 뇌혈관 질환으로 목숨을 잃을 만큼
02:33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이죠.
02:39뇌는 우리 몸의 모든 기능을 조절하는 중추기관으로
02:43뇌 곳곳에는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수많은 혈관이
02:48그물망처럼 촘촘히 뻗어 있는데요.
02:55어느 순간 이 혈관이 막히면 뇌경색, 터지면 뇌출혈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03:04일교차가 커지면 우리 몸의 혈관은 체온을 유지하려고
03:07쉴 새 없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합니다.
03:10이 과정에서 혈류 불균형이 극심해지는데요.
03:13기온이 뚝 떨어지는 순간 혈압이 160에서 심하면 200까지 치솟기도 하는데
03:19이 정도 압력이면 정상적인 뇌혈관이라도
03:23높은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터지는 비극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03:28실제로 일교차가 1도씩 차이가 날 때마다
03:32뇌졸중 위험은 2.4% 증가했고
03:35고령층에서는 3.1%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03:44이 가방은 근데 뭐예요?
03:46아 제가 맨몸을 다니다가 한 번 넘어져서 허리를 크게 다칠 뻔했어요.
03:51그래가지고 이 가방이 제 몸을 보호해주는 허리의 쿠션 역할을
03:55그래가지고 꼭 메고 다니는 거예요.
03:57가방에 약을 지금 만큼씩 지금 이거 먹는 약을 이만큼씩 넣고
04:01넣어가지고 다니는 거예요.
04:05이 작은 가방은 이제 그녀를 지켜주는 유일한 갑옷인 셈인데요.
04:12그녀의 일상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린 뇌혈관 질환.
04:16자신에게 이런 일이 닥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04:23과거에는 진짜 성리산이고 내장산이고 다 뛰어 올라갈 정도로
04:28너무 좋았어요.
04:30하루도 운동을 안 한 적이 없어요.
04:33누구보다 산을 좋아하고 활동적이었던 경희 씨.
04:38전국의 명산을 누비던 그녀였지만
04:40그토록 활기찼던 일상은 하루아침에 멈춰섰습니다.
04:53집으로 돌아온 경희 씨.
04:55한 손으로 겨우 세수를 하는데요.
05:01한 손으로 생활하는 데는 조금 익숙해졌지만
05:07여전히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은 낯설게만 합니다.
05:17거울 보는 게 제일 힘들어요.
05:21머리도 예쁘게 길러서 판매도 하고 이러고 싶은데
05:24관리가 안 돼서 짧게만 칠 수밖에 없거든요.
05:43여자로서 누리던 소소한 행복마저 빼앗겨 버린 경희 씨.
05:49평범했던 일상을 잃어버린 지도 10년째.
05:54기대어 견뎌야 하는 약은 점점 늘어만 갑니다.
06:14매일 마주하는 이 힘겨운 시간 끝에 남는 것은 짙은 후회뿐인데요.
06:20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녀는 이루지 못한 꿈을 다시 떠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