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쾅쾅 하는 소리가 나더니 집이 흔들렸어요.
00:03안방문을 열어보니 냉장고는 넘어져 있고 거실은 온통 흙이더라고요.
00:08신발이고 뭐고 맨발로 뛰쳐나왔습니다.
00:11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건물 안으로 밀려들면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00:2130년 가까이 이곳 2층에서 살아온 박종기 씨는 천둥이 치는 듯한 괭음에 잠에서 깼습니다.
00:26안방문을 열자 거실과 작은 방이 갈색 토사로 뒤덮여 있었고 뒤쪽 베란다로 밀려든 흙이 집 안쪽까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00:35박 씨는 신발을 신을 겨루도 없이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00:401층으로 내려가자 아래층 집에는 토사가 앞 베란다까지 뚫고 나와 있었고 안에서는 사람 살려라는 외침이 들렸습니다.
00:47박 씨는 다른 주민들과 함께 삽을 들고 흙을 퍼냈고 출동한 소방대원들도 구조에 나섰습니다.
00:54토사에 매몰됐던 부부는 약 15분 만에 구조됐습니다.
00:58구조 작업을 마친 뒤 임시 대피소로 몸을 옮긴 박 씨는 사람을 구하고 나서도 너무 무서워서 한동안 움직이지를 못했다며 당시 상황을
01:08전했습니다.
01:09같은 아파트 옆 동 5층에서 25년 넘게 살아온 김극록 씨도 가족과 함께 긴급 대피했습니다.
01:16아파트 입구가 토사에 막히자 가족들은 옥상으로 올라갔다가 옆 라인 입구를 통해 겨우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01:24김 씨는 23년 전 태풍 매미 때도 무사했는데 이런 난리는 처음이라며 아파트가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01:32이날 오전 옥포동의 한 아파트 뒤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 2층 8가구의 토사가 밀려들었고 1층에 살던 20대 남성 한 명이
01:42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01:45이 남성의 옆집에 살던 50대 여성은 왼팔 골절상을 입고 구조됐습니다.
01:51해당 아파트 주민 약 250명에게는 대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01:58이번 피해는 광곡절 연휴 사흘 동안 경남 남부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발생했습니다.
02:04지난 15일부터 17일 오후까지 거제에는 910mm, 통영에는 747mm의 비가 내렸습니다.
02:11거제에는 평년 여름철 강수량의 90% 이상이 사흘 만에 쏟아졌습니다.
02:17특히 거제에서는 이날 오전 1시 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mm의 비가 내려 1972년 기상관측 이래 시간당 강수량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02:29기상청은 거제에 200년, 통영에는 100년 빈도의 극한 호우가 내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02:36통영에서도 산사태로 60대 여성이 매몰됐다가 약 1시간 30분 만에 구조됐고 거제 곳곳에서 주민 고립과 주택 차량 침수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02:47기상청은 서쪽의 강한 저기압과 동쪽의 고기압 사이로 강한 하층 Z기류가 형성되면서 많은 수증기가 유입됐고
02:55이 수증기가 남해안 해안선에 부딪히면서 비구름대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03:01비는 18일 오전까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며
03:0519일에는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도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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