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시보기] 무용가 공옥진 별세(2012)

  • 5년 전

"벗어 던져버리고 심봉사를 건지러 들어가는디~"

7년 전 오늘 한 맺힌 소리와 흥겨운 몸짓으로 서민들을 울리고 웃겼던 1인 창무극의 대가 공옥진 여사가 81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명창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판소리를 배운 공 여사는 어린 나이에 월북무용가 최승희의 몸종으로 팔려가며 전통춤에 눈을 떴습니다.

한때 출가했다 환속한 뒤 장터에서 공연을 하며 살아온 공 여사는 1978년 서울 공연에서 병신춤으로 불리는 곱사춤을 선보였습니다.

"눈구멍이 있는 놈이 누가 맹인 잔치에 온다고 이녀석아~"

해학적인 춤 사위에 판소리와 연기가 곁들여진 1인 창무극을 본 대중들은 열광했습니다.

동양인 최초로 미국 링컨센터에서 단독공연을 가지며 세계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공옥진 여사(2000년 MBC성공시대)]
"촌년이 출세해버렸지… 참말로 촌년이 출세해 버렸지라."

그러나 국악계는 정통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 여사를 홀대했고, 그는 팔순이 넘어서야 비로소 인간문화재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199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13년 만에 가진 마지막 무대는 모두를 울렸습니다.

[공옥진 여사(2010.6.28 데스크)]
"죽지 않으면… 또 오겠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무대에 다시 서지 못하고 공옥진은 떠났지만 춤과 소리로 사람들을 위로하던 그의 발자취는 대중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습니다.

오늘 다시보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