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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5한글자막 by 한효정
00:58한글자막 by 한효정
01:00전문 지식은 없고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한 사회의 하류층의 적나라한 현실을 겪고 있어요.
01:07허름한 월세빵은 그녀의 몸처럼 해지고 달아지고 있는 듯해요.
01:13외동아들은 삼수생.
01:14공부라고는 하지만 늘 월세빵에 들어박혀 공부하는 건지
01:19유튜브와 성인 영상으로 세월을 허송하는 건지
01:22엄마는 알 길이 없지요.
01:24혼자 살아다기도 버겁지만 엄마는 마지막 힘까지 내어 아들을 봉양하지요.
01:31엄마는 낮에는 식당에서 홀서빙, 설거지, 청소까지 하면서 일당을 한 푼 한 푼 벌어요.
01:37집 굳은 남자 손님들이 추근대기도 하고 식당 사장이 추파를 던지기도 하지만
01:43그래도 지킬 건 지키며 일해요.
01:46밥은 식당에서 남은 음식들로 해결해요.
01:50저녁 시간이 끝나가면 엄마는 숨을 돌리고
01:53달란주점 주방에서 두어 시간 접리를 해요.
01:56그쯤 되면 몸은 파김치가 되어요.
01:59남은 음식, 안주들 챙겨주면 비닐에 싸들고는 무거운 발걸음을 집으로 옮겨요.
02:05아들은 골방에 틀어박혀 무엇을 하는지 아는 채도 안 해요.
02:10서럽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내색은 안 해요.
02:15엄마는 방에 붙은 간이 부엌해서 물을 데워서는 몸을 씻어요.
02:21하루의 피로가 풀어지는 듯해요.
02:24음식 냄새, 고기 굽는 연기 냄새, 담배 냄새들로 찌든 몸과 마음을 한 줌의 따스한 물로 씻어내리지요.
02:32유일한 위안이에요.
02:35그녀의 몸을 닦는 그녀 자신의 손실만이 오로지 그녀 자신을 위로한다는 것이 너무 외롭게 하고 슬퍼요.
02:44따스한 물이 그녀의 신체 부위를 타고 흘러내리면
02:47마치 하늘에서 구원이 그녀네 몸을 감싸는 듯한 착각에 빠져요.
02:52그녀를 구원해 줄 것은 어디에 있는지, 아직 오지 않은 건지, 멍하니 그녀는 습기찬 천장을 올려다보지요.
03:02얼마 되지 않은 대운물이지만 그녀는 시간을 더 끌어요.
03:07언듯 그녀는 인기척을 느껴요.
03:09이 집안의 사람이라고는 아들과 엄마인데 그 인기척은 아들인가 봐요.
03:14방에 딸린 부엌이라 여기저기 빈틈이 많으니 아들이 엄마를 지켜보는 것은 문제도 아니에요.
03:22그래볼테면 보거라.
03:24아들에게 숨길 것도 없고 허구헌 날 방 안에 틀어갖힌 아들이 불쌍하기도 해요.
03:30이게 아들이 남성을 해소할 방법이라면 엄마는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요.
03:35빈틈에 있을 아들의 눈초리를 향하게 엄마는 몸을 틀어요.
03:41몸을 씻어내니 한결 산쾌해져요.
03:44냉장고에서 소주 한 병 꺼내들어요.
03:48한잔하지 않으면 잠을 못 이뤄요.
03:51피곤으로 많은 잠을 잘 수 없으니 엄마는 깡소주를 들이키지요.
03:57미세혈관에 알콜이 쭉 퍼져나가자 취기가 오르면서 그녀는 환상에 빠져요.
04:03따뜻한 물에 목욕과 알콜이 주는 전신이완과 머릿속의 판타지가 그나마 그녀를 유지시키고 위안을 주고 그녀에 가득 쌓인 갈망과 상실감을 채워주는 듯해요.
04:18깡소주로 단련된 뱃속은 취기로 안주 없이도 아주 편안해요.
04:24엄마는 하얀 허벅지를 쓰다듬어 보지요.
04:27자기를 지켜줄 왕자가 해줘야 할 신체의 접촉을 엄마는 자신의 손으로 해봐요.
04:34팔자에는 그런 왕자는 없나 봐요.
04:39눈을 감아서 상상해봐요.
04:41멋진 옷을 트렌치코트를 입고 파리의 거리를 걷는 모습.
04:46싸늘한 파리의 하늘 아래에서 주위의 시선을 끌며 활보하는 엄마.
04:51아늑한 호텔 노비에서 마시는 레드와인.
04:54소주와 와인이 혼동되지만 엄마의 머릿속에서는 아주 고급 프랑스 번건디 피노누아가 그녀의 목을 축여요.
05:04그리고 그녀는 스위트룸에서 새하얀 침대포 위에 누울 거예요.
05:08왕자가 백마를 타고 온다면 그녀는 기꺼이 문을 열고 받아주겠지요.
05:14월세방 좁은 구석에서 마신 깡소주의 취기가 그녀를 프랑스 파리의 귀부인으로 만들어주고 있어요.
05:21마지막 소주를 비우고는 그녀는 이불도 없는 방에 쓰러지듯 잠에 빠져버립니다.
05:27고단한 오늘은 끝났지만 내일도 같은 고단함의 연속이겠지요.
05:34오늘 아침에는 아들이 방에 없네요.
05:38아마 답답한지 산책 나갔나 봐요.
05:41아들이 없는 골방, 시간 날 때 청소라도 해줘야겠어요.
05:46퀴퀴한 냄새가 이 집의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리는군요.
05:50여기저기 휴지, 담배 꽁초, 공부하는 책에는 밑줄이라고는 그어지지 않았어요.
05:56아들은 그냥 허송생활을 하나 봐요.
06:00컴퓨터에는 안 봐도 뻔해요.
06:03그렇고 그런 성인 영상이 가득할 거예요.
06:06휴지통에는 아들의 남성의 상징이 아무렇게나 휴지에 묻어 버려져 있군요.
06:12어제 엄마가 목욕할 때 인기척이 그 움직임이었나 봐요.
06:16다시 한 번 엄마의 마음이 저려와요.
06:18여자친구도 못 사귀고 용돈도 변변치 않은 이 친구도 없고
06:23이렇게 유일한 여자인 엄마를 상대로 쌓인 젊은 갈망을 해소한다니 너무 불쌍해요.
06:30이럴 때는 아들을 뜨겁게 안아주고 싶어요.
06:34필요하다면 엄마가 그 역할을 해주고 싶기도 해요.
06:37그렇다고 그럴 수는 없잖아요.
06:40엄마는 안타까운 마음만 깊어져요.
06:44오늘도 몸으로 투쟁하는 하루를 보내고
06:47터벅터벅 길가를 걸어 집으로 오는데
06:49동네 입구에 있는 여관 여주인이 접근하는 거예요.
06:53안면은 있어 가볍게 인사는 하였지요.
06:57여주인은 슬며시 제안을 했어요.
07:00밤에 여관에서 남자 손님 받아주면
07:03건당 10만 원 챙겨줄 수 있다고 하네요.
07:06그 말을 듣는 순간
07:07엄마는 이제 갈 때까지 갔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어요.
07:11전화번호는 땄지만 바로 답은 하지 않았죠.
07:16만일 이 일을 한다면 경계를 넘어버리는 순간이 될 거예요.
07:20그러나 건당 10만 원의 유혹이 너무가 큰 건 사실이에요.
07:24몸은 공짜잖아요.
07:26일한 후 잘 씻으면 그 불명예와 오욕은 씻겨지리라 봐요.
07:31아직 나이는 되니 하루에 3건 뛰면 30만 원 벌이에요.
07:35식당 식은 만 원으로 하루 종일 일해도 10만 원이 안 되는데
07:39밤 일이지만 열심히만 하며 수십만 원도 가능하지 않겠어요?
07:44하루층 여인에게 돈의 유혹은 그 어떤 유혹보다 강렬해져요.
07:49집에서 소주 한 병을 비우고 엄마는 결심했어요.
07:54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라도 돈은 필요하고
07:57엄마 한 몸 버려지더라도
07:59엄마와 아들의 미래가 생긴다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해요.
08:03엄마는 바로 전화했어요.
08:05내일 밤부터 손님 받겠다고 말이지요.
08:08오늘은 식당에서 좀 일찍 일을 끝내고
08:12집에 와서 일단 허기는 찬밥으로 달랬어요.
08:16아들은 외출했는지 집에는 없군요.
08:19밤 10시에 여관 주인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08:23첫 번째 손님이군요.
08:25이상한 기분이에요.
08:26인생 밑바닥에 떨어진 듯한
08:29전혀 즐겁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08:32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08:34그녀의 가치가 드디어 정당한 대가를 받고
08:37인정되는 듯한 미묘한 자신감이 생기는 거 있죠.
08:42여관으로 발걸음을 옮겨요.
08:44여관 주인과는 눈짓으로 인사하고
08:46일종의 오리엔테이션을 해줘요.
08:49여러 가지 손님을 접대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08:51신경 쓰지 말고
08:53손님이 원하는 것과
08:55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과의 타협을 해서
08:57남편과 하던 대로 해주라고 하네요.
09:00손님에게 잘해주면
09:02가끔 팁도 두둑하다고 귀뜸을 해줘요.
09:05301호실이라고 하는군요.
09:08긴장과 두려움,
09:09일을 치른 후
09:10금전적인 보상에 대한 기대감이 뒤섞인
09:13야릇한 기분이에요.
09:15301호실을 노크하고 들어갑니다.
09:18문이 열리고 침대에 누운 남자 손님이 보여요.
09:21아주 평범한
09:23엄마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아저씨군요.
09:26그리고 301호실 문은 닫혀요.
09:58김κог은 너무 평범한
09:58버달라의 아저씨군요.
09:58아멘
10:34이제 밤마다 여관에서 일한지 일주일째군요.
10:39나름 엄마는 만족해요.
10:42남자 손님들이 대부분 상냥하고 순순히 엄마의 리드에 따르고
10:46남녀관계도 절실히 원하지만 나이가 좀 든 남자들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더 좋아하더군요.
10:54일주일 사이에 일부러 엄마를 불러달라고 해서 두 번 일치른 남자 손님도 있을 정도예요.
11:00일종의 단골이라고 해야 하나? 잘 모르겠지만.
11:04하루에 세 번 손님을 받은 적도 하루 있어요.
11:08일주일 결산을 하자면 여관주인 목슨 빼고도 T포함 160만 원을 현금을 주었어요.
11:15한 달 내내 식당과 단란주점에서 홀서빙, 설거지, 청소에서 꼬박 받은 돈보다
11:22여관일 일주일로 번 돈이 더 많아요.
11:26여관일이 자리가 잡히자 식당일을 저녁 때 바쁠 때만 한두 시간 도와주기로 하고
11:32이제는 낮에는 집에서 쉬어요.
11:35밤일이라는 것이 육체적으로는 하루 종일 식당일, 설거지보다는 쉬운 것 같아요.
11:41아들은 아직 눈치를 채지 못했겠지만 오늘은 아들에게 용돈도 두둑히 줄 거예요.
11:47좋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11:49아직 나이가 되고 주위에서도 얼굴과 몸이 된다는 칭찬을 두루두루 듣는 터라
11:56엄마 나름대로 인생의 틈새시장을 찾은 것 같아요.
12:00여관에서는 김아줌마로 통해요.
12:03입소문이 나서 고정손님 포함 하루에 세네 건을 소화하기도 하지요.
12:08몇 개월이 지났어요.
12:11죄책감이 많기는 하지만 숨어서 하는 익명이 보장된 밤 여관일은 이제 익숙해졌어요.
12:17한참 콜이 많은 금요일 밤에는 아예 여관 구석방에서 대기하다가 방에 투입되기도 하지요.
12:25단골 손님들은 손님이 좀 뜸한 평일에 한가한 시간에 김아줌마를 찾아요.
12:32어떤 때는 실질적인 관계 없이 침대에 누워서 하는 이야기 하고 오는 경우도 있어요.
12:37다들 외로운가 봐요.
12:40엄마도 예외는 아니지요.
12:42가족들과도 연락 안 하고 산 지 오래된 돌식녀가 뭐 마음 열고 이야기할 사람이 있나요.
12:48외로운 남자 손님과 대화 자체가 엄마에게는 하나의 카타르시스예요.
12:54거창한 도덕률, 정숙함, 고상함은 이제 잊혀졌어요.
12:58이제는 상대방에게 나쁜 짓 하지 않고 품어주고 안아주고 위로해주며 자신도 위로받는 이 일을 그냥 삶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요.
13:10아들이 좀 변한 것 같기는 해요.
13:13대학을 포기했다고 폭탄 선언을 하더니 한 일주일 여행을 가더라고요.
13:17그래, 아들도 방한할 나이이지요.
13:21그러더니 어느 날 엄마에게 같이 소주 한 잔 하자고 해요.
13:26속마음을 처음으로 털어놓더군요.
13:29엄마의 밤려관 일 뭐 알고 있다고 하더군요.
13:32울퍽했지만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13:35엄마는 조용히 눈물을 닦아요.
13:38아들은 엄마를 평가할 처지도 아니라면서 자기를 믿어달라고 하네요.
13:42막노동이라도 하겠다고 하면서 아들이 엄마를 경제적으로 모실 수 있을 때 아들이 엄마의 일을 하라 말라 간섭하겠노라고 하더군요.
13:52아들의 의도는 가상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요.
13:57말이 쉬워서 막노동이지 일확천금의 일도 아니고 몸도 상할 텐데 가슴만 저려오는군요.
14:04둘은 부둥켜안고 한참 울었어요.
14:07당장은 해결책이 없어요.
14:09서로 도덕적 잣대는 들이밀지 않기로 했어요.
14:12그러나 언젠가는 한 단계 올라서 자는 데는 동의했어요.
14:17아들의 처절한 몸부림도 며칠 지난 후 도착한 입영통지서로 일단 중지가 되었어요.
14:23그래, 군문제 해결하고 다시 생각하기로 했어요.
14:27내일이면 아들이 입영해요.
14:30오늘 밤은 엄마는 같은 이불에서 포근하게 아들을 재우고, 내일 아들을 군대로 보낼 겁니다.
14:36이야기 1부는 여기서 마쳐야겠어요.
14:40아들 없이 사는 엄마의 처절한 삶, 군인대에서 단련되는 아들의 굳굳한 의지, 그리고 엄마와 아들에게 들이닥칠 행복은 다음 2편에서 풀어보십시다.
14:51그러,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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