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이재명, 소년공에서 21대 대통령으로

[앵커]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결국 정권교체를 선택했습니다.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소년공의 힘든 가난을 딛고, 시장, 도지사, 그리고 대통령까지 그의 인생을 이서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 (지난 4월 11일 출마 기자회견)]
"지독한 굶주림에 시달린 적도 있습니다. 독재권력의 군홧발에 억눌린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후손들에게‘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겠다'는 희망은 단 한 번도 포기된 적이 없습니다.

국민에게 희망을 약속한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

이 당선인은 경북 안동에서 5남 2녀 중 다섯 째로 태어났습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12살 소년 이재명의 가족은 고향을 떠나 경기도 성남 상대원동으로 이사했습니다. 

당시 이 당선인의 어머니는 화장실 청소일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 (2022년 3월 연설)]
"공중 화장실에 소변보면 10원, 다른 변을 보면 20원 이렇게 받았는데, 제 어머니 제 여동생이 함께 그 화장실을 지켰습니다."

어려웠던 환경 탓에 중학교 진학 대신 아버지 뜻에 따라 공장에 취직했습니다. 

쌀 한가마에 3천 5백 원 하던 시절 소년공 이재명의 월급은 3천 원이었습니다. 

왼팔이 굽게 된 것도 이때였습니다.

야구 글러브를 만드는 일을 하다 손목이 프레스기에 눌렸습니다. 

고졸 출신 대리가 꿈이었던 소년공 이재명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공부를 결심합니다. 

오전 7시에 일어나 다음날 새벽 4시에 귀가하는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심정운 / 소년공 동기(2022년 인터뷰)]
"독서실에서 졸지 않으려고, 볼펜을 이렇게 꽂아 세워 아주 이렇게 머리가 이렇게 엎드려지면 이제 찔리게 이제 그렇게 했었고."

악착같이 공부해 중등검정고시에 합격했고 1년 반만에 고등검정고시도 합격합니다. 

마침내 중앙대 법대에 3년치 학비를 받는 장학생으로 입학합니다.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그 시절, 시위에 동참하라던 친구들의 권유도 있었지만 당시 이재명은 공부에 매진합니다. 

[이영진 / 중앙대학교 법학과 동기(2022년 인터뷰)]
"우리 학과 내에서도 사법시험이 될 놈, 이런 판단, 굉장히 명석했어요. 논리적이기도 하고. 아, 저런 친구가 (학생)운동하면 잘하겠다는 생각도 했었고…"

공장 노동자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고시촌으로 들어간 이재명. 

대학 졸업 직후 꿈에 그리던 사법고시 합격이라는 목표를 이룹니다. 

당시 판검사 생활을 고민했지만 이재명의 선택은 인권변호사였습니다. 

1995년엔 국내 최초 시민 발의 공공병원인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시민 20만 명의 서명을 받았지만 의료원 설립은 시의회에서 47초 만에 무산됐습니다. 

정치를 결심한 계기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 (지난 4월 27일 후보 수락연설)]
"눈물을 흘리면서 결심했습니다. 성남시민들이 그토록 바랐지만 부정한 기득권자들이 좌절시킨 시립 공공병원의 꿈을 성남시장이 돼서라도 반드시 이뤄보겠다고."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낙선,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낙선을 겪고 2010년에 드디어 성남시장에 당선됐습니다.

재선 시장을 거쳐 경기지사까지했지만 대권도전은 쉽지 않았습니다.  

2017년 대선 경선 탈락, 2022년 대선 본선, 0.73%p 차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 당선인. 

3번째 대선 도전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2번의 당 대표, 총선 승리로 당의 입지는 탄탄해졌지만, 사법리스크가 늘 발목을 잡았습니다. 

단식 투쟁 속에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며 최대 위기에 봉착했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 (2023년 9월 27일 구속영장 기각 직후)]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그런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기를 바랍니다."

선거법 2심 무죄 등으로 고비를 넘기며, 5개의 재판은 대선 이후로 미뤄졌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으로 발생한 예상치 못한 조기대선, 이 당선인은 대한민국 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

새로운 통상 압력, 불확실한 안보지형, 그리고 사회 통합이라는 과제를 안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게 됐습니다.

채널A 뉴스 이서영입니다. 

영상편집 : 김지희 PD


이서영 기자 zero_so@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