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 악몽 안 가셨는데…흑산도 '초비상'

  • 5년 전
◀ 앵커 ▶

다음에는 태풍 미탁이 실제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남 흑산도를 연결해보겠습니다.

지난번 태풍 링링 때 양식장과 시설물 피해가 컸다 보니 이번에는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흑산도를 연결합니다.

김양훈 기자

오늘 하루 비가 오락가락했다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제가 오늘 오전 10시 쯤 이 곳 흑산도에 도착했는데요.

하루 종일 전남 일대엔 100밀리미터 안팎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오후 들어 소강상태에 들면서 지금은 호우특보는 해제된 상황입니다.

제가 지금 있는 곳은 3개 마을이 모여 있는 신안 흑산도 해안가인데요.

이 곳은 흑산도 다른 지역과 달리 방파제가 없다 보니, 태풍이 올 때마다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오늘 온종일 태풍대비에 바빴는데요.

주민들의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임정심/신안군 흑산면]
"저번(태풍)에 물이 엄청 집에 차버려서, 오늘도 무서워서 경로당에 가서 잠을 자야 되겠어요. 무서워서 집에는 못 있어요."

[김초단/신안군 흑산면]
"저번 태풍에 담이 무너졌는데 이번 태풍이 오면 지붕도 날아갈까 봐 묶어놓는 거예요, 줄로…"

흑산항에는 태풍을 피해 많은 어선들이 피항해 있고, 가거도 방파제 공사현장에 있던 대형 크레인들도 일찌감치 흑산항으로 들어왔습니다.

지난 태풍 때 바람 피해를 겪은 주민들은 평상을 두겹 세겹으로 겹쳐서 줄로 단단히 묶어 놓는 등, 대비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지금 제 옆으로 줄지어 놓여 있는 것들이 건어물 가판대인데요. 태풍으로 날아갈 수 있어 줄로 꽁꽁 동여맸고 보시는 것처럼 무거운 돌들을 가득 쌓아 놓기도 했습니다.

기상악화로 내일부터 서남해 뱃길이 끊기기 때문에, 흑산도를 찾았던 관광객들은 대부분 마지막 배를 타고 서둘러 목포로 나갔습니다.

지금 서남해는 바닷물의 높이가 가장 높은 대조기까지 겹쳐, 태풍 피해 우려가 더욱 큰데요.

전남 서남해 주민들은 이번 태풍이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신안 흑산도에서 MBC뉴스 김양훈입니다.

(영상취재: 이우재/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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