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미 4년 전 지방직 공무원과 경찰 인력을 동원하는 하청선거 체제에 한계가 왔다는 경고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00:11그런데도 이를 사실상 묵살하며 이번 투표지 부족 사태와 같은 전대미문의 참사를 낳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00:19투표소 봉쇄 사태가 벌어졌던 서울 송파구 잠실칠동 제2투표소에 본투표 당일 선관위 직원이 나타난 것은 오후 8시를 넘은 시각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00:31이 투표소는 오후 4시 30분쯤 투표지가 바닥나 투표가 멈추고 유권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습니다.
00:39이를 3시간 반 동안 맨몸으로 받아낸 것은 투표소를 관리하던 송파구청 공무원들이었습니다.
00:45간단한 교육만 받은 선거 비전문가들이 상황에 대응하다 사상 유래가 없는 오후 10시까지 투표 연장 조치가 내려진 것입니다.
00:55구청 관계자는 송파구성관이 직원이 20명이 채 안 되고 개표 관리에 바빴다고는 한다며
01:01하지만 책임질 수 있는 분이 현장에서 정리해야 했다.
01:05그게 이뤄지지 않으니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01:09투표 시간 연장 후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투표소를 봉쇄하며 투표함 반출이 35시간 동안 가로막혔습니다.
01:18선관위는 투표함이 반출되지 않으면 투표 관리관도 이탈해선 안 된다고 자리를 지킬 것을 요구했는데
01:25투표 관리관은 투표소마다 한 명씩 있는 현장 책임자로 지자체 공무원이 주로 맡습니다.
01:32성난 시민을 눈앞에 두고 투표 관리관을 맡은 동료를 홀로 남길 수 없어 당시 투표소에 있던 구청 직원 5명이 자진에 갇혔습니다.
01:42결국 봉쇄 22시간 만에 한 명이 탈진해 병원에 실려갔고 구청은 이 직원들에게 심리상담 지원을 검토 중입니다.
01:51이번 사태의 뒷수습을 떠맡은 경찰 내부에서도 우리가 선관이 하청업체냐는 성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01:58당시 시위대와 물리적으로 충돌하며 투표함 이송로를 뚫어낸 경찰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수십 건의 불만글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02:09독립기관인 선관위의 헛발질에 왜 경찰이 총알바지가 돼야 하느냐는 주장입니다.
02:16당시 경찰은 선거사무 종사자를 감금하거나 선거장비를 훼손할 경우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제244조에 근거해 시위대 강제해산에 나섰습니다.
02:26현장에 투입됐던 한 경찰은 선거 업무는 선관위가 아닌 지방직 공무원들이 다 하고 현장에서 욕은 경찰이 다 먹는다고 자주 했습니다.
02:37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하청선거의 붕괴 조짐을 선관이 스스로 알고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입니다.
02:44한국정당학회는 2022년 11월 중앙선관이 선거일과의 발주를 받아 작성한 안정적 선거관리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02:55지자체에 억지로 실무를 떠맡기는 현행 공무원 동원모델은 수명이 다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03:02연구진은 구청 공무원들을 투표관리관 등에 강제할당하는 구조 탓에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03:08이들이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고 대응하기 불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03:14그러면서 선거민주주의를 지탱할 하부 구조가 부실해지고 있다며
03:19높은 선거 품질과 선관위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부실한 선거 사무의 토대로 지속하기 어렵다고 일침을 날렸습니다.
03:28마치 연이나 한 듯 보고서가 우려한 상황은 4년 후 현실이 됐습니다.
03:33지자체 하청에 의존하지 말고 자체 인력 확보와 근본적 제도 개선에 나서라는
03:40보고서의 제언을 가볍게 여기며 신뢰의 추락을 자초한 게 아니냐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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