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를 짜릿한 승리로 장식하고 32강 진출에 성큼 다가선 한국 축구대표팀 앞에는 이제 완전히 뒤바뀐 무대가
00:11기다리고 있습니다.
00:12한국은 1차전 당시 멕시코 현지 팬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사실상 홈 경기와 다름없는 분위기를 누렸습니다.
00:20먼 원정길에 오른 붉은 악마뿐만 아니라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멕시코 현지 팬들까지 축제를 즐기며 기꺼이 든든한 우군이 되어줬습니다.
00:29하지만 이제 그 압도적인 응원 열기의 화살표는 정반대를 향합니다.
00:34태극 전사들이 2차전에서 맞붙을 상대가 바로 멕시코이기 때문입니다.
00:40지구 반대편에서 온 한국을 위해 목이 터져라 응원해줬던 멕시코인들이 오롯이 자신들의 대표팀을 위해 뿜어낼 진짜 안방 열기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00:49한국의 붉은 악마와 멕시코 축구 팬덤은 그 응원 문화의 결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00:55붉은 악마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력을 자랑한다면 멕시코 팬들의 응원은 라틴 특유의 흥이 지배하는 거대한 카니발에 가깝습니다.
01:05누군가 선창하면 경기장 곳곳에서 동시다 발적으로 합창이 터져나오고 파도타기가 시작됩니다.
01:11전세계 축구장의 상징이 된 파도타기 응원의 본고장도 다름 아닌 1986년 멕시코 월드컵입니다.
01:19당시 이 응원 방법은 수백만 명의 전세계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게 됐고 여전히 북미 지역에서는 이를 멕시칸
01:28웨이브라 부릅니다.
01:29무엇보다도 멕시코 홈팬들의 가장 위협적인 무기는 청각적인 압박감입니다.
01:34축구장에서 응원가와 구호는 전세계 어디서나 빠질 수 없는 요소지만 멕시코 팬들이 뿜어내는 응원은 특히 더 맹렬하며 쉼없이 이어집니다.
01:44특별한 의미 없이 반복되는 독특한 음절과 경쾌한 리듬의 치키티붐,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멕시코 미니오 시엘리토 린도 등이 경기장을 가득 채웁니다.
01:55상대팀이 공을 잡는 순간 쏟아내는 귀청 터질 듯한 야유와 엄청난 볼륨의 휘파람 역시 압도적입니다.
02:02체코전에서는 이 야유가 한국을 도왔지만 이제는 우리 선수들의 귀를 멍하게 만들 경계 대상이 됐습니다.
02:09하지만 이 압도적인 홈 열기는 멕시코 대표팀에게도 양날의 검입니다.
02:14한국 축구 팬들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투혼을 보이면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지지를 보내고는 합니다.
02:22반면 축구를 종교처럼 여기는 멕시코 팬들은 그 뜨거운 열정만큼이나 인내심이 길지 않은 편입니다.
02:28만약 멕시코가 안방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거나 상대에게 끌려다닐 경우 그 뜨겁던 응원 열기는 순식간에 자국 선수들을 향한 분노로 돌변합니다.
02:39선수들의 패스 실수에 자국 팬들이 야유를 퍼붓고 심지어 상대팀의 원활한 패스 연결에 환호하며 자국 대표팀을 조롱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집니다.
02:49한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1차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멕시코 스포츠 전문 일간지 레코드의 알프레도 올리바레스 기자는 선제골을 내줬는데도
02:57끝까지 응원하는 한국 팬들의 모습에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며
03:01멕시코가 같은 상황이었다면 선수들은 엄청난 비난과 야유를 감당하며 경기를 치러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03:09이어 직접 지켜본 결과 멕시코 관중이 한국 팬들에 비해 훨씬 전투적이다.
03:14경기 초반에는 한국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거센 야유를 보내겠지만
03:19멕시코 팀이 부진하다면 팬들이 곧장 가장 큰 적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03:25과달라하라에서 18년간 축구 현장을 누빈 ESPN 스포츠의 해수스 베르날 기자 역시
03:31만약 후반 15분까지 승부를 내지 못한다면
03:34홈 관중은 멕시코 선수들에게 어마어마한 욕을 외치기 시작할 것이라며
03:39일찌감치 승기를 잡지 못한다면
03:41홈 구장의 열기가 오히려 멕시코 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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