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택견 배우고 싶어요" 외국인들 한자리에

  • 6년 전

◀ 앵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전해내려오는 것으로 알려져있는 우리 전통 무예 택견.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에도 등재돼 있는데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매력에 이끌린 외국인들이 이 택견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김수산 리포터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충청북도 충주의 택견원.

택견 특유의 기합소리를 내며 사범의 지도에 맞춰 발짓을 따라합니다.

택견 한복을 입은 모습도, 발음과 자세도 조금 어색하지만 표정만큼은 진지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국제 여름 택견 캠프.

호주와 미얀마, 캄보디아 등 23개 나라, 1백여 명의 외국인들이 택견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겁니다.

[샘 크로포드/ 호주]
"여동생이 택견을 5년 정도 배웠고, 저에게 추천해줬습니다."

[엘레나 코소바/러시아]

"택견은 너무 어렵지도 않고 위험하지도 않아서 배우는 것 같습니다."

발로 차는 발질과 팔을 이용한 활개짓, 스텝을 이용하는 품밟기 같은 기본 동작을 배운 다음엔 상대와 함께하는 '마주메기기'를 할 차례.

발로 툭툭 치기만 하면 될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왼발, 오른발 순서대로 상대의 발차기를 막아내는 게 생각보다 힘듭니다.

[키에우 쯘다로왓/캄보디아]
"택견은 천천히 움직이지만 힘차고 강한 운동입니다. 정말 좋은 운동이에요."

이어지는 택견 사범들이 견주기 시범.

한 동작이라도 놓칠세라 참가자들은 동작 하나하나를 휴대전화에 담고 순식간에 한 명이 넘어지자 저절로 박수갈채가 터져 나옵니다.

이렇게 택견은 상대방과 겨룸으로써 넘어트리는 게 목적이지만 과거에는 마을과 마을의 화합을 위해 열리던 경기로, 동작 하나하나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리듬에 맞춰 다리를 구부렸다 펴고,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택견.

알고 보면 전쟁 상황에서 무기 없이도 상대방을 제압하는 수단으로 활용됐을 만큼 강한 무술입니다.

[천정엽/한국택견협회 국장]
"택견이라는 것이, 무술이라는 것이 사실은 싸움을 위한 것이기는 한데,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싸우는 것이거든요. 평화의 수단으로서의 무예의 가치를 공유하자…"

외국인들이 택견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으로 표현한 전시회도 열렸는데요.

[이진혁/작가]

"무형문화재인데 무술에 대해서 기록이 너무 없어요, 조사도 많이 미비하고. 그림으로라도 이것들을 남기고 싶어서 일단 택견에 대해 48점을 작업을 했고요."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은 유려한 동작을 전통 수묵화로 그려내 택견의 정신까지 작품에 담았습니다.

[다리우스 노비츠키/폴란드]
"에너지를 느낄 수 있고, 몸으로만 수련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닦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서두르지 않고 여유를 부리는 듯하지만, 빈틈이 포착되는 순간 재빠르게 상대방을 제압하는 택견.

외국인들에게는 정신수양을 할 수 있는 신비한 무예로 전파되고 있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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