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여기저기서 '급매'…수도권 공장단지 가보니

  • 5년 전

◀ 앵커 ▶

요즘 산업단지에 가보면 '공장 판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습니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문 닫는 공장이 늘어난 건데 매물이 나와도 제값에 팔리는 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수도권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고하연 리포터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산의 한 섬유 공장.

문이 굳게 닫혀 있고 인적은 없습니다.

[공장 관리인]
"사업이, 이것하다 안 되면 자꾸 은행돈 쓰고 월급 안 주고 문 닫을 수 밖에 없지. 여기 대표님이 안타깝게도 자살해서 돌아가신 걸로..."

한때는 직원 80여 명이 일하던 곳이지만 지금은 관리 업체 관계자 한 명이 공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멈춰선 기계엔 차압 딱지가 붙었고 작업하다 만 천들이 그 옆에 널부러져 있습니다.

[공장 관리인]
"파산 절차 들어가서 부도난 회사 다 똑같아요. 내가 보기에 한 20군데 가까이 안산 여기 반월공단, 시화공단이 다 그래요."

인근의 또다른 섬유 공장도 마찬가지.

안내실엔 사람은 없고 우편물만 쌓여있습니다.

[인근 공장 관계자]
"(공장을) 돌리다말다 돌리다말다 금년 초부터 그랬어요. 여기 납품하는 사람들 여려 명 망했다고 그러더라고..."

중소 제조업체 2만 곳이 몰려 있는 수도권 최대 산업단지인 반월*시화 산업 단지.

이처럼 문을 닫은 공장이 곳곳에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 공장 등이 몰려 있는 인천 남동공단.

급매, 임대 플래카드가 곳곳에 나붙었습니다.

[인천 남동공단 공장 운영자]
"(공장 가동률이) 한 50% 되나? 인건비가 내년에 또 올라가면은 있는 사람 다 내보낸다는 사람 많아요."

지난해 126건이었던 인천의 공장 경매 물건은 올해는 이달 20일까지 186건으로 5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부산도 52%, 대구는 38% 많아지는 등 다른 지역 상황도 비슷합니다.

줄어든 곳은 경기도와 울산 뿐인데 그나마 낙찰가는 떨어지고 입찰 경쟁률도 낮아졌습니다.

[박영섭/ 공장 중고기계 매매업자]
"새 기계도 안 팔리고 중고 기계도 안 팔리니까 2017년도에 비해서는 (매출이) 반으로 떨어졌고, 점점점점 가면 갈수록 안 좋죠."

나오는 건 많지만 사려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제값을 받기는 힘든 상황.

경매 전문가와 직접 둘러본 이 3층짜리 공장도 최근 2번 유찰됐습니다.

[정희경/공장경매전문연구소 대표]
"지금 이 공장처럼 두 번이나, 그래서 지금 최저가가 50% 이상 떨어진 물건이 요즘 나오는 추세이고 입찰 경쟁률도 점점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국내 제조업 공장의 평균 가동률도 2011년 80.5%에서 지난해 72%로 떨어져 적정 최소 가동률 80%를 밑돌고 있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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