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연탄이 아닌 금탄" 연탄기부 '뚝'

  • 6년 전

◀ 앵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추위와 폭설이 기승을 부릴 거라는 올겨울, 전국의 15만 가구가 연탄만으로 혹한을 견뎌야 합니다.

이들을 후원하는 전국의 연탄은행들이 최근 속속 문을 열고 있는데요.

슬슬 들어차기 시작해야 할 창고가 올해는 텅 비어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고하연 리포터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에 단 2곳 남은 연탄제조업체 중 한 곳, 동대문구의 한 연탄공장입니다.

[박윤식/연탄제조업체 관계자]
"하루에 보통 23만 장에서 25만 장, 요즘 성수기에 그렇게 나가고 있어요."

서울에서 연탄을 가장 많이 때는 노원구 104마을에 가봤습니다.

거주 가구 절반이 연탄으로 방바닥과 물을 데우고,

[박해숙]
"연탄이 아니라 금탄이오. (연탄은) 보배요, 우리한테는…"

어떤 집은 연탄 난로 하나로 겨울을 견딥니다.

[김희순]
"이것(난로)만 사용합니다, 연탄으로…이것(전기장판)도 고장 나서 못 써. 깔기만 했어."

오늘은 이 동네에 서울연탄은행에서 후원하는 연탄이 들어오는 날.

아이들이 연탄을 등에 지고 좁고 굽은 골목길을 오르내리며 이 집 저 집으로 나릅니다.

"아, 엄마야 깜짝이야."
"괜찮아요, 쓸 수 있어요. 안 깨졌어요."

어려운 이웃의 따뜻한 겨울을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 아이들입니다.

[오서현]
"(안 무거워요?) 네, 안 무거워요. 전혀요."

연탄 150장, 10만 원어치면 한 달 난방이 해결되지만 월 20만 원도 못 버는 노년층은 이 비용을 감당하기도 쉽지 않다 보니 긴 겨울을 버티려면 연탄은행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순분]
"하루 두 장 때고 추울 때는 석 장, 넉 장도 때고…때다가 좀 부족하면 아껴야지 어떡해요."

올겨울 연탄은행의 지원을 기다리는 가구는 6만 가구, 필요한 연탄은 700만 장에 달합니다.

서울만 보면 300만 장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후원받은 연탄은 21만 장을 조금 넘겼을 뿐입니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가득 차 있어야 할 이곳 서울연탄은행 창고는 보시는 것처럼 절반은 텅 비어 있습니다."

[허기복/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대표]
"기업들 같은 경우는 전년 대비 30% 가까이 (후원이) 감소해서 이대로 가다간 아무래도 추운 겨울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춘천과 대구 등 지방의 연탄은행 상당수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후원이 끊기면 해당 가구들이 각각 사서 써야 하는데 재작년에 5백 원 정도였던 연탄 한 장당 가격은 올해는 7백 원으로 훌쩍 뛴 데다 조만간 또 뛸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연탄제조업체 관계자]
"지금 연탄 때는 사람들은 그렇게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잖아요. 그 사람들로 봐서는 (영향이) 크죠."

연탄은행 측은 연탄 한 장 값도 후원할 수 있다면서 인터넷 홈페이지나 대표번호를 통한 도움의 손길을 당부했습니다.

투데이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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