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면허 분신술’ 가짜 공인중개사 50명 내세워 ‘전세 사기’
  • 10개월 전


[앵커]
집을 구해본 경험이 없는 젊은 세입자들 대부분 공인중개사를 믿고 계약을 하죠.

그런데 그 공인중개사가 가짜이고 심지어 전세사기 공범이라면, 아찔하죠.

경찰이 가짜 공인중개사 50여 명을 내세워 사기 친 60대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피해자만 1700명에 달하는데요.

백승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빌라왕의 '전세사기'를 수사하던 경찰에게 수상한 공인중개사가 포착된 건 올해 초.

지금은 미용실이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부동산 사무실이 있던 관악구 1층 상가가 주 근거지였습니다.

[이웃 주민]
"작년에 이사 갔잖아요. 애들이 자주 바뀌더라고. 애들 많이 두고 했어요. 좀 있다가 가버리고 가버리고 그러더라고."

경찰은 공인중개사 60대 남성 A 씨가 자격 없는 민간인 50여 명을 공인중개사로 둔갑시켜 사기 계약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입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젊은 사람들이 실장으로 있으면서 멀리 가고, 자기 인센티브 먹고 하는 그런 부동산 꽤 있잖아요. 멀리까지 가는 거예요. 저 사람들은 그래야 영업이 되니까."

A 씨는 분신술 하듯 50여 명의 가짜 공인중개사가 자신인 것처럼 피해자들 속인 뒤 구로 일대 오피스텔이나 원룸, 빌라 등에 전세 중개를 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매물 홍보를 하고 피해자를 물색해 왔는데 50여 명이 깔려 있다 보니 시세 등을 속이는 건 식은 죽 먹기였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원래 저한테 보여준 전세가는 2억 원이었는데 몇 달 지내보니까 다른 집들은 1억 2천에서 1억 3천 사이로 거래되더라고요. 전세보증보험도 애당초 안 되는 집이었는데 된다 하고."

이들은 매물을 보여준 뒤 떴다방 사무실에서 계약서를 쓰거나 인근 카페를 이용해 피해자 눈을 속였습니다.

국가공인자격증에 계약에 대한 손해배상 보증을 믿고 거래했지만 다 가짜였던 겁니다.

이렇게 피해 본 사람만 1700여 명.

전문가들은 법적 보호를 받으려면 계약 때 최소한의 확인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채다은 / 변호사]
"카페나 이런 곳이 아니라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확인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절차가 필요해 보입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A 씨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피해자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희
영상편집 : 이승은


백승우 기자 strip@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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