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영화 모방?…가짜 ‘실리콘 지문’으로 땅 사기
  • 2년 전


영화 속 범죄자들처럼 다른 사람 지문을 실리콘으로 복제한 일당, 이 지문으로 남의 땅을 팔았습니다.

인감증명서까지 뗐다고 합니다.

김호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얆은 실리콘으로 가면을 만들고, 다른 사람의 지문을 본떠 신분을 위장합니다.

첩보영화에서나 봤던 이야기가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60대 김모 씨 등 일당이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 등에서 70대 땅 주인의 신분증 사본을 입수한 건 올해 초.

사본에는 땅 주인의 지장이 있었고, 지장 문양을 실리콘으로 본떠서 위조 지문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수도권을 돌아다니며 민원서류 무인발급기에서 실리콘 지문이 통하는지 수차례 실험까지 했습니다.

발급기에서 주민등록 서류를 떼고, 주민센터에서 인감증명서를 발급받는 것도 무사 통과였습니다.

[전재오 / 경기용인동부경찰서 경제3팀장]
"실리콘 지문을 여러 번에 걸쳐서 위조해서 인감증명서 발급 공무원까지 속인 범죄입니다. 오른손 손가락에 본드로 붙이는 방식으로 실행한 겁니다."

인감증명서를 확보한 뒤에는 땅주인 행세를 하면서, 제주도의 땅 매매 계약을 맺고 계약금 5억 원을 챙겼습니다.

일당은 총책의 지휘 아래 가짜 토지주와 지문 위조 등 역할을 나눠 움직였습니다.

조직원들이 총책의 실명을 알지 못할 정도로 점조직으로 운영됐고, 대포폰을 이용해 추적을 피했습니다.

[전재오 / 경기용인동부경찰서 경제3팀장]
"각자 역할에 따라서 사용하는 대포폰이 다를 정도로 치밀하게 계획한 거고. 총책 본명을 누구도 알지 못하게 치밀하게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에서 실제 땅주인에게"근저당이 설정됐다"는 등기를 보내면서, 이들의 범행도 들통이 났습니다.

경찰은 일당 10명 중 5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호영입니다.

영상취재 : 박재덕
영상편집 : 변은민


김호영 기자 kimhoyoung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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