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매거진] 더 이상 '남의 일' 아닌 난민

  • 6년 전

◀ 앵커 ▶

무비자로 제주도에 와서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문제를 두고 논란이 불붙었습니다.

인도적 관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과 '가짜 난민' 유입으로 생길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선 상황인데요.

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지던 난민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지난 주말 있었던 찬반 집회 현장부터 보시죠.

◀ 리포트 ▶

지난달 30일 서울 세종대로 부근.

난민법과 무비자 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무사증 폐지!"

'국민이 먼저다'라며 불법 가짜난민을 추방하라고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윤강인 (난민 수용 반대)]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돌이가 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테러의 위험도 있을 것이고, 재사회화의 교육이 필요한데 그런 비용도 만만치 않게 부담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같은 시각, 100미터 밖에선 정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난민 반대, 반대한다!"

유엔 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갈 곳 없는 난민들을 보듬는 건 당연하다는 주장입니다.

[조명지 (난민 수용 찬성)]
"난민이 차별받고 보호받지 못하는 나라에서 그 나라 국민들의 인권은 보호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멘인 난민 신청자는 현재 982명.

이 가운데 520여 명은 무비자제도를 이용해 제주도로 입국했습니다.

[차규근/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보호가 필요한 진정한 난민은 신속하게 보호하고, 그렇지 않은 체류 연장의 목적과 취업의 목적으로 난민을 신청하는 비진정 난민은 빨리 걸러내서…."

◀ 앵커 ▶

우리나라의 난민 심사 절차를 살펴볼까요?

출입국 ·외국인청의 심사에서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하면 30일 내에 이의 신청을 해 법무부 난민위원회의 심의를 받을 수 있고요.

여기서도 기각되면 우리 국민과 마찬가지로 행정법원과 고등법원, 대법원까지 소송을 통해 법의 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11년 136건이던 난민 행정소송 접수 건수는 5년 만에 23배 넘게 폭증했고, 2016년 난민 신청자의 40% 정도는 체류 기간을 넘겨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된 뒤 다시 난민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리포트 ▶

일단 난민 신청만 하면 2~3년씩 심사와 행정소송 절차를 밟을 수 있는데요.

정부는 난민심판원을 신설해 이의 제기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선 심사 대상을 엄격히 선별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도 발의됐습니다.

[권칠승/더불어민주당 의원]
"경제적인 이유로만 난민신청을 하거나 또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다거나 이러한 경우에는 난민 심사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반면 정부가 너무 많은 서류를 요구하는 등 지나치게 까다로운 심사 기준을 적용하는 데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난민 인정률이 4.1%로 세계 평균인 38%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주장도 나옵니다.

[신강협/제주난민인권 범도민위원회 팀장]
"지금 현재도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난민 인정률이 굉장히 박하다고 소문나있는데 제가 볼 땐 퇴행으로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인 거 같아요."

◀ 앵커 ▶

그렇다면 중동의 아라비아 반도 남서부에 있던 예멘 사람들은 왜 8천 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먼 한국까지 오게 된 걸까요?

◀ 리포트 ▶

비극의 시작은 내전이었습니다.

4년 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반군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시아파의 영향력을 우려한 사우디가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면서 내전은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으로 변질됐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공습으로 멀쩡한 병원이나 보건소를 찾아보기 힘들고, 구호품이 들어가야 할 항구와 공항은 사우디군이 막고 있습니다.

지난 50년이래 최악의 대재앙이라는 유엔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예멘은 휴전과 평화로 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지난해 전 세계 난민·피난민 수는 6천850만 명.

1년 전보다 300만 명이, 10년 전보다 50% 증가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제서야 난민 문제의 심각성에 눈을 떴지만 이미 유럽 등에서는 초대형 이슈가 된 지 오래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6년 9월 터키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3살 배기 난민 꼬마.

전 세계를 충격과 슬픔에 빠트린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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