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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5. 25.


한국에 모태신앙이 있다면
북한은 모태 세뇌
노래, 문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세뇌
노래 속 가사와는 너무나 다른 북 현실

#이만갑 #이제만나러갑니다 #북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매주 일요일 밤 10시 4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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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한국에 오니까 뭐 모태 신앙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00:02근데 북한은 모태 세뇌가 있어요.
00:04뱃속에 있을 때부터 계속 엄마가 이런 노래 불러주는 걸 듣다 보면
00:10언젠가부터는 내가 살고 있는 이 북한이라는 것이 지상 낙원이구나 라는 거를
00:15그냥 자연스럽게 내가 스며들어서 세뇌가 되는 거예요.
00:19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게 북한 현실하고는 완전히 동떨어졌던 노래였던 거죠.
00:26근데 이게요 세뇌할 수 밖에 없는 게 어린이집을 가잖아요 어릴 때 그러면
00:32그 어린이집 문 앞에 동그랗게 세상에 부름없어라 써 있어요.
00:36우리는 행복해.
00:37그리고 들어가서는 그러고 애들 이렇게 동료 가르쳐 주는데 계속 이 노래를 가르쳐요.
00:42끝없이 하는 거지.
00:43끝없이 가르쳐요.
00:44그러고는 까마치를 줘요.
00:46까마치 먹으면서 세상에 부름없어.
00:49아 까마치 누룽지.
00:51우리는 진짜 까마치도 먹는 거 봐 세상에 부름없어.
00:54아니 정확히는 세상에 쌀이 없어라잖아.
00:56그러니까 세상에 밥이 없어라.
01:00이제 북한이 낙원으로 알고 사셨잖아요.
01:0294년도에 김일성이 죽고 난 다음에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01:07북한 전쟁에서 아사자가 속출을 합니다.
01:10우리 은주 씨 할아버지 할머니도 그렇게 영양실 쪽으로 돌아가시고
01:1597년도에는 또 은주 씨 아버지 또한 영양실 쪽으로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01:19만약에 제 직계 가족이 아버지 어머니가 무슨 병 때문에 돌아가신 게 아니라 굶어죽었다고 하면
01:26이 세상은 내 원수가 될 거야 진짜.
01:28사실 그때는 세상에 대한 그런 원망보다도 그냥 이렇게 살다가 죽는구나.
01:35맞아요.
01:36그리고 다음은 내 차례일 수도 있겠구나.
01:39그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01:41어린데도.
01:42네.
01:42그리고 아빠가 이제 돌아가실 때도 제가 사실 눈물 한 방울 안 흘렸어요.
01:49그 이유 중에 하나가 고난의 행군 시기 이전까지만 해도 어머니가 직장에 갈 때 도시락을 사주시면
01:57이제 귀충이 항상 남겨 오셨거든요.
01:59그래서 엄마한테 꾸지람을 들으셨어요.
02:01그거 한 숟갈 못 먹고 남겨 오시냐고.
02:04식탐이 별로 없으신 분이셨거든요.
02:07근데 이제 고난의 행군 시기가 닥치고 정말 배고파서 지낸 게 일주일 한 달이 아니라 1년, 2년 길어지다 보니까
02:16어른들도 아이들도 진짜 본능적으로 자기 입 밖에 몰라요.
02:19배고픔, 자기 배고픔밖에 못 느끼게 돼요.
02:22그래서 저희 아빠도 정말 얼마를 먹어도 성이 안 차는 그 개걸병에 걸리신 거에요.
02:28손길 걸린다.
02:29개걸, 그러니까 안 먹으면 안 되는 거죠?
02:32그렇죠.
02:32북한에서 그때 당시 고난의 행군 시기에 생겨난 말이에요, 사실은.
02:37사람들이 너무 허기지고 항상 배고파 있다 보니까 음식을 정말 이 몸에 들어갈 수 있는 한계치 이상을 먹어요.
02:45이걸 먹고 나면 다음이 보장이 안 되거든요.
02:48그래서 있을 때 배를 채우다 보니까 그리고 항상 허기가 지어있어서 아무리 배가 불러도 정신적으로 부르지 않은 거예요.
02:56그래서 저희 아빠도 항상 더 먹으시려고 하셨는데
03:01어느 날은 제가 중학교에 입학하는 날이었어요.
03:06아무리 찾아도 이 책가방이 안 보이는 거예요.
03:09나중에 엄마가 이제 밝혔는데 아버지가 제 책가방을 가지고 장마당에 가서 음식이랑 바꿔서 드셨더라고요.
03:21그래서 사실 저는 아빠가 돌아갔을 때 좀 아빠에 대한 원망도 있었어요.
03:26엄마가 항상 그런 얘기 하셨거든요.
03:27가장이 돼서 밖에 나가서 옥수수 하나를 못 훔쳐온다.
03:32저는 아빠는 정말 고지식한 분이어서 대한민국에서 살았다면 아마 정말 누구보다도 정직한 노동자, 회사원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03:42그 사회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자녀들한테는 이제 또 자기 부인한테, 아내한테는 무책임한 가장으로 이제 생을 마감하신 거죠.
03:57장례는 어떻게 치렀어요?
03:59사실 아빠 장례식은 그 직장에서 좀 돈을 꿔줬어요.
04:04아 그 와중에?
04:05네, 그래도 그때는 꿔줬어요.
04:08꿔줬다.
04:08네, 그냥 준 게 아니라 꿔줬어요.
04:10제사상을 치를 수 있는.
04:12그래서 그걸 꿔줘서 그걸로 이제 상을 차렸는데
04:16근데 어느 순간 보니까 그 제사상 음식이 사라진 거예요.
04:20딱 봤더니 저희 바로 옆동에 저희 아빠의 직장 동료이자 가장 친한 우리가 흔히 말하면 베프라고 하죠.
04:31그분이 계셨는데 같은 직장 동료이기도 하니까 이제 오셨어요.
04:36그분 입가에 그게 기름기가 있는 음식이었는데 그분 입가에 기름이 번지리로 하시더라고요.
04:42그러니까 아버지의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본인도 너무 배가 고프니까
04:49친구의 제사상 음식을 이제 훔쳐 먹은 거죠.
04:52국립시장에서?
04:53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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