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너무 예뻐서"…'사회적 거리두기' 잊는다

  • 4년 전
◀ 앵커 ▶

"벚꽃은 내년에도 핀다."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고 꽃 구경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유행하는 말이죠.

벚꽃 명소가 있는 지자체들은, 몰려드는 상춘객을 막기 위해 이런 저런 방법을 쓰고 있지만 별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이지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해마다 이맘때면 수만 명이 찾아오는 충주댐 벚꽃길.

차량과 노점상이 들어올 수 없게 입구는 차단됐고, 갓길 주차도 못 하도록 중앙선엔 임시 구조물이 세워졌습니다.

벚꽃길 곳곳에는 경고문을 담은 현수막과 입간판이 눈에 띕니다.

시청 차량은 벚꽃길을 오가며 2미터 이상 거리를 유지해 달라는 안내 방송까지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침에 따라 벚꽃 개화 지역에 대한 행정명령을 발령하오니…"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다 못한 충주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일행일지라도 2m 이상 떨어지라고 행정 명령까지 내렸습니다.

하지만, 단속이 쉽지 않다 보니 실효성은 떨어집니다.

행정명령을 어길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백만 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뿐 아니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관광객]
"그냥 쉬러 왔어요. 입구에 적힌 거요? 보긴 봤어요. 그런데 너무 예뻐서…마스크는 차에 있어요."

[관광객]
"(마스크) 있는데, 지금…사진 좀 조금 찍다 보니까. 갈 거예요, 이제."

벚꽃길이 주정차 단속 구간이 아니다 보니, 차량을 막는 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단속 차량이 상시 대기하면서 주정차를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어기는 차량이 있어도 지자체 권한으론 단속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조익주/충주시 차량민원과장]
"일단은 행정적인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행하지 않는 차량에 대해서는 시청과 경찰 합동으로 해서…"

진해군항제를 비롯해 전국 꽃축제들이 줄줄이 취소됐지만 상춘객들은 여전히 찾아오는 상황.

제발 오지 말라고 호소해도 관광객이 몰려들자, 제주도와 삼척시 등은 지역 명물인 유채꽃밭을 아예 갈아엎기로 하는 등 극약 처방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현입니다.

(영상취재: 양태욱(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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