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봉춘이 간다] 병원 믿었는데…"내 치아 어쩌라고" 막막

  • 6년 전

◀ 앵커 ▶

깨끗하고 예쁜 치아를 갖기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돈과 시간을 날린 건 물론이고 치아마저 제대로 못 쓸 지경이 됐다면 얼마나 분통이 터질까요?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이런 피해를 당했다는 환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에서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회사원 진 모 씨는 요즘 밥을 먹고, 양치질을 하고 거울을 볼 때마다 속이 터진다고 합니다.

SNS를 통해 치아교정 광고를 보고 치과를 찾았던 게 2년 전.

[진 모 씨/'투명 교정' 피해자]
"'85년(생) OO 고등학교 출신만 몇 % 할인' 저는 그게 제 정보를 파악을 하고서 그런 식으로 나오는 광고라는 생각을 못하고…."

서울 강남에 자리잡은 대형 병원인데다 금속 보철물 대신 플라스틱으로 만든 투명한 기구를 써서 시술 기간이 짧고 일상 생활에도 지장이 적다는 이른바 '투명교정'까지, 평소 살짝 틀어져 있던 앞니 탓에 고민이었던 진 씨는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는데요.

[진 모 씨/'투명 교정' 피해자]
"(다른 치과는) 장치 교정으로 해서 1년 6개월을 해야한다고 했고, 이곳에서는 투명 교정으로 9개월에 끝난다고 얘기를 했어요."

그렇게 2년 정도 치료에 들인 돈이 3백여만 원.

하지만 교정 치료를 하면서 점점 턱이 어긋나 이상하다는 생각에 다른 치과를 찾은 진 씨는 오른쪽 위아래 어금니가 맞지 않는다는 부정교합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거랑 이 쪽이요. 이렇게 했을때 여기가 안 닿는 거. 이렇게 안 닿죠."

진 씨뿐만이 아닙니다.

길어도 1년 반이라던 교정치료를 4년 넘게 받았지만 효과는 없었다는 환자에,

[고 모 씨/'투명 교정' 피해자]
"이게 4년 전 제 사진이고요. 다른 치과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이 정도면 거의 4년 동안 변화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뒤늦게 치아가 이상해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 만나기조차 어려웠다는 환자도 한두 명이 아닙니다.

[신 모 씨/'투명 교정' 피해자]
"원장님이 나와서 안 했고요. 거기 상담 코디가 해줬어요. '당신 전문가 아닌데 당신이 왜 영상을 보고 환자에게 이렇게 설명을 해줍니까..'"

항의를 해도 병원 측은 기다려라, 조치하겠다는 말 뿐이었고, 환자들이 몰려들자 오해를 풀겠다며 부랴부랴 연 간담회에서도 뾰족한 답은 내놓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인데요.

"아니 3시까지 오라고 하셨잖아요! 우린 3시까지 오라고 해서 3시에 맞춰 왔는데!"

['투명 교정' 피해자]
"'거기에 대해서 객관적인 자료가 있으신가요?'라고 지금 자료를 갖고 왔는지 그렇게 오히려 되묻고…. 답변을 계속 회피하고 있는 상태예요."

지난 두달새 관할 경찰서에 병원 측을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람만 1백50명이 넘은 상황.

경찰 측은 "이미 원장이 출국금지된 상태로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며 피해자가 얼마나 더 늘지 지켜본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병원의 과실을 입증하고 보상을 받는 게 쉽지 않은데다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치아마저 멀쩡하지 않은 환자들은 얼마나 더 이 상태로 버텨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합니다.

[장 모 씨/'투명 교정' 피해자]
"정말 분노가 치밀어서 뭐 저희들 감정대로 하자면 저 사람들을 다 어떻게든 하고 싶죠. 그렇지만 이 법이 그렇게 해주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답답할 뿐입니다. 지금."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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