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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책 한 권에는 종이와 글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닳고 빛바랜 표지와 헤진 책장에는 그 책을 읽고 간직해온 사람의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예술제본가 이보영 씨는 오래되거나 훼손된 책을 다시 단단하게 엮고 형태와 아름다움을 되살리며, 그 안에 담긴 시간과 가치를 다음 세대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보영 씨가 예술제본을 처음 만난 것은 프랑스 유학 시절이었습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며 프랑스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2005년 프랑스로 향했고, 한 제본공방에서 우연히 예술제본을 접했습니다. 책을 한 장 한 장 꿰매고 다듬으며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가는 작업에 매료됐고, 프랑스에서 전통 제본을 배우며 본격적으로 예술제본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전문 교육과 자격 과정을 거쳐 여러 공방에서 실력을 쌓은 뒤 2010년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 종로에서 자신의 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술제본은 빠르게 책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닙니다. 한 권의 책을 분해하고 낱장을 정리한 뒤 실과 바늘로 다시 엮고, 표지를 만들고 장식하는 과정까지 수십 가지의 섬세한 공정을 거쳐야 합니다. 때로는 수개월에 걸쳐 작업해야 할 만큼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이보영 씨가 전통적인 수작업을 이어가는 이유는 책이 가진 본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그가 만나는 책도 특별합니다. 오래된 소설과 그림책부터 초판본, 악보, 성경은 물론 가족의 편지와 일기처럼 한 사람의 시간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기록물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낡고 평범한 책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돈으로 대신할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 담긴 책입니다. 다시 살 수 있는 책을 굳이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복원하려는 것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새 책으로 대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책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사람을 향합니다. 낡고 평범해 보이는 책도 그 안에 담긴 시간과 이야기에 따라 전혀 다른 가치를 가질 수 있듯, 사람 역시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시간과 이야기가 있고, 저마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책에 남은 시간과 흔적을 지우는 대신 정성스럽게 살려내는 사람.
예술제본가 이보영 씨는 오늘도 오래된 책에 깃든 가치를 지키며, 서로 다른 시간과 이야기를 존...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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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예술제품이라고 하면 오래되거나 훼손된 책을 복원하기도 하고
00:05책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도록 지키면서
00:09동시에 책의 형태와 아름답까지 생각하는 그런 수작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00:19시간과 흔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간직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00:26그래서 그 가치를 보존하고 다음 세대까지 이어주기 위한 어떤 작업이 그 복원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00:41오래된 책을 다루다 보면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는 그 책의 가치를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00:49낡고 평범해 보이는 책도 누군가에게는 아주 소중한 책일 수도 있고
00:54그 안에는 저마다의 시간과 이야기가 담겨 있거든요.
00:57사람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01:00겉모습만으로 쉽게 판단하기보다
01:02서로 다른 가치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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