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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혜화로 골목에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이 있습니다.
천장에 매달린 축구공과 농구공, 먼지를 이불처럼 덮은 장난감들, 진열대에 꽂힌 형형색색의 연필과 펜.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누구나 자연스럽게 자신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되는 공간. 서울 종로구 혜화로의 '아림사문구'입니다.

1983년 처음 문구점 문을 열고 이 동네를 40여 년 넘게 지켜온 손화준 대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던 골목은 이제 조용해졌고, 문방구를 찾는 발걸음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손 대표는 오늘도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가게 문을 엽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오랜 시간 쌓아온 책임감과 삶의 무게입니다.

손 대표의 문구점은 단순한 가게가 아닙니다. 2018년, 서울에서 오래된 문구점 중 하나였던 '보성문구사'의 자리를 이어받으며 그는 한 가지 약속을 지켰습니다. "간판은 바뀌어도, 이곳은 계속 문구점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전 주인의 바람이었습니다. 인수 직후 그는 '보성문구사'에 남아 있던 교련복과 학습 교재 등 880여 점의 물품을 '서울생활사박물관'에 기증했습니다. 골목 문구점에 쌓인 시간과 기억을, 도시의 역사로 남기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지금 시대의 문구점 운영은 녹록지 않습니다. 학생 수는 크게 줄었고, 학교 준비물은 대부분 학교나 온라인에서 해결됩니다. 대형 생활용품점과 빠른 배송이 일상이 된 시대, 골목 문구점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하루에 가게를 찾는 아이들은 몇 명 되지 않고, 팔리지 않은 재고를 기부하거나 헐값에 넘기는 날도 잦습니다.

그럼에도 손 대표는 매일 매대를 정리합니다. 삐뚤어진 박스테이프를 바로 잡고, 흩어진 볼펜을 하나하나 제자리에 꽂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낡은 문방구일 뿐이지만, 그에게 이곳은 평생의 터전이자 수많은 아이와 마음을 나눈 삶의 현장입니다.

가끔 뜻밖의 손님들도 찾아옵니다. 근처 초등학교를 졸업했던 아이들이 어느새 40대, 50대가 되어 고향처럼 이 동네를 다시 찾습니다. "사장님 그대로시네요." 음료수 하나를 사 들고 들러 인사를 건네는 순간, 손 대표는 오래 지켜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지키고, 한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사람의 태도입니다. 빠른 결과와 성과를 말하는 시...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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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저는 43년 동안 했으니까 여기가 이제 제 삶의 터전이기도 하고 어려웠던 일, 기쁘던 일, 모든 추억들이 여기에 다 쌓여있는 공간이라고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00:13초등학교 졸업하던 아이들이 커가지고 지금 다 오실 때 그런데 이제 고향이라고 동네라고 오면 지나가면서 그냥 안 가고 또 뭐 음료수라도 하나 사서 아이고 사장님 고대로 하시네 이제 인사를 오는 거 보면 진짜 보람이라고 할까 그런데 이제 좀 제가 좀 느끼죠.
00:43모든 일은 내가 좀 어렵더라도 너무 조급하지 말고 주어진 일에 성실하게 하다 보면 이렇게 좋은 일도 또 생기는구나.
00:58그래서 모든 사람들도 맡은 자리에서 충실하게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01:13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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