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로 건너뛰기본문으로 건너뛰기푸터로 건너뛰기
  • 그저께

카테고리

📺
TV
트랜스크립트
00:00음악
00:01걷는 거 좋아하시나요?
00:27오늘은 산길을 한번 걸어볼까 합니다
00:31오래된 관문이 길목을 지키고 있는 옛길
00:35사극 세트장이 있어 자주 촬영을 왔던 곳이라
00:39저에겐 익숙한 곳이죠
00:41아 이게 벌써 몇 년 됐어
00:45태조왕근 세트장을 지었거든요
00:49그 처음 지을 때 왔는데 거기 들어갔다 봐서
00:53정말 신발이 다 진흙탕이 됐을 정도로
00:56그런 와 험한 곳이다 이런 느낌만 받았던 그런 곳이었는데
01:02예 안녕하세요
01:06반가워요
01:07오고 가며 인연을 맺은 분들도 많은데요
01:12아유 언니
01:13잘 계셨어
01:18내가 점심 사려고 왔어
01:20무슨 점심을 사요?
01:22오뎅 해놨다니까
01:23예전부터 오뎅만
01:27아이고 정말
01:30아니 나는 왔다 소리 해가지고
01:32엄청 반가워서 쫓아 내려왔어
01:33아 그러셨구나
01:35그렇게 좋아하는 오뎅 좋아하지
01:39예전 촬영할 때부터 이곳에서 이제 식당 하시는 어머니 셨는데
01:47어느 순간 그냥 뭐 그런 관계가 아닌 어머님하고 아들 같은 사이가 돼 버려 가지고
01:55제가 오면 그냥 아들이 왔다 싶을 정도로 그냥
02:00막 이런 거 차려 주시고 저런 거 차려 주시고
02:03아니 문경 엄마 오면 전부 다 가족들이고
02:06식구들이고 막 이런 거 같아서 너무 감사해요
02:09고향에 온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지는 여기는 문경세제입니다
02:16요즘은 걷기 좋은 숲길로 유명하지만
02:23고개를 넘나들며 살아온 이들에겐 오랜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02:29구비구비마다 품은 맛의 사연은 또 얼마나 깊을까요?
02:39오늘은 그 맛의 이야기를 찾아 문경세제를 넘어 보겠습니다
02:47주울산과 조령산 사이
03:04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상군을 잇는 고개가 문경세제입니다
03:09세도 넘기 힘들 만큼 험한 고개라 해서 세제라 불렸다는데요
03:18조선시대 3개의 관문을 설치해 관리하던 군사교통의 요충지였답니다
03:26선비들에겐 더 특별한 길이었다구요
03:30문경세제를 넘어서 과거시험을 보고
03:34장원급제길
03:37의사화를 쓰고 틈이 환영하는 그런 길이고 또
03:43그렇습니다
03:43이야 저도 그랬겠네요
03:45이왕이면 다른 길도 있는데
03:47그렇게 힘들음에도 불구하고
03:49들을문 경사경 좋은 소식을 듣는다 해서
03:53과거 볼 땐 다들 문경세제를 넘었다죠
03:57넓은 터가 있네요
03:58아 여기는 원터입니다 원터
04:01원터
04:02조선시대에 관리들이 출장을 갈 때에 해가 저물면은 잠을 자고 밥을 먹고
04:09나라에서 운영하는 숙박시설 국내 호텔
04:12그래서 마국관도 있고
04:13아니 이곳에서 사실 정말 많은 촬영을 했거든요
04:17예예
04:17예 했는데
04:19와 그 이야기는 지금 처음 듣습니다
04:22심리마다 원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04:24심리길마다 이렇게 딱딱 다 있는 거예요?
04:27그렇습니다
04:28
04:30그래서 지금 말하자면 이제 주차공간
04:34충전소 이런 기능을 여기서 다 했던 거죠
04:36이 고개가 그만큼 넘기가 힘들고 그러니까
04:41이 원터가 이렇게 계속 있는 거죠
04:43그렇습니다
04:44해발 650미터의 높은 산을 넘어야 하는 험한 고갯길이지만
04:53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문경세제를 넘었습니다
04:57한양으로 가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인데요
05:04길목마다 낙은 애들의 고단한 여정을 달래주던 주막이 곳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05:11지금은 휴게소들이 주막의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다죠
05:21여기가 옛날로 말하자면 주막이에요
05:28오오오오
05:30세제 계곡이고 주막에는 침구리를 제공하지 않았답니다.
05:38각자가 옆집에다가 침구리를 각자가 챙겨서 다녔다.
05:43그리고 주막에는 인심이 좋아서 음식만 사 먹으면 숙박비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05:50잠을 재워줘요?
05:50네.
05:54주막에서 제일 흔한 게 도토리묵이었답니다.
05:58참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짭조롬한 간장 양념에 채소를 듬뿍 넣어 살살 묻힙니다.
06:11여기에 두부김치를 함께 올리면 길손들에겐 이만한 산중 별미가 없습니다.
06:17산과 계곡을 병풍처럼 두르고 앉아있으니 어떤 음식인들 맛이 없을까요?
06:33아, 진짜 고소하네요.
06:37막걸리가 빠졌다 싶으셨죠?
06:40자, 그러면서 좋은 추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06:47시원한 막걸리 한 잔 주고받으며 허기를 채우고 나면 지친 몸과 마음이 거뜬해지곤 했습니다.
06:55이런 곳에서의 쉼을 가진다면 정말 없던 힘도 다시 나겠어요.
07:07맞습니다.
07:08문경세제는 충전소다.
07:11충전소다.
07:12네, 네, 네.
07:13이야, 몸과 마음과 정신을 충전할 수 있는 곳다라고 하면 문경세제.
07:18네, 그렇습니다.
07:19물소리, 새소리를 길동무삼아 걷는 고요한 산길.
07:30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가쁜 숨 몰아쉬던 고된 발걸음들이 길이 되고 고개가 됐습니다.
07:38그 숱한 걸음들이 이어진 길섭에는 고개를 넘던 저마다의 사연이 구석구석 남았지요.
07:54주울산 아래 문경세제 초입에 자리 잡은 하초리.
08:131년 중 제일 바쁘게 사신다는 마을분들을 만났습니다.
08:18안녕하세요.
08:19아, 예, 안녕하세요, 문희들.
08:21안녕하세요.
08:22네, 네.
08:22아, 지금 뭐하고 계셔요?
08:24사과 중장이요.
08:26이래 달리주면 제일 좋은 것만 남기라고 이런 거 이래 따야 돼요, 사과가 이래.
08:31이게 동기 나와요.
08:33아, 제일 굵은 거를 하나 놔야지 아주 튼실한 사과 하나가 딱 생기는 거예요?
08:39사과만치 끝이 보이지 않는데 이거를 한 그루 한 그루 다 하신단 말이에요?
08:44그러면 여름부터서 차리대로 여름부터 다 뒤집음이 돼야 돼요.
08:48와, 어머니 사과 먹을 때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네.
08:53아, 그래요. 진짜로요.
08:54얼마나 힘이 되는지 몰라요.
08:56힘이 되는지 몰라요.
08:58맛으로 둘째 가려면 서럽다는 하초리 사과.
09:04일은 힘들어도 마을분들에겐 최고 효자랍니다.
09:09이야.
09:11열매만 주는 게 아니라는군요.
09:13이야, 이 뗄감, 이 나무를 다 이렇게 뗄감으로 이렇게 쓰시네.
09:20여긴 사과나무 전지 못 해가지고 뗄감도 쓰고 하는 거예요.
09:23아낌없이 주는 나무네.
09:25뗄감으로 이래 떼네.
09:26와, 진짜 이렇게 떼시는구나.
09:31사과나무가 든든한 산림 밑천인 셈인데요.
09:37마을엔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이 많답니다.
09:41제일 흔한 게 도토리 열매를 얻을 수 있는 참나무들.
10:06말린 도토리를 갈아서 전분을 내린 다음
10:10묵을 씁니다.
10:225일 동안 하루 3번씩 물을 갈아준다는 게
10:26말만 들어도 보통 일이 아니다 싶지요.
10:29눌러붙지 않도록 주걱으로 계속 저어주면 도토리묵이 만들어집니다.
10:59도토리묵을 쓰는 날엔 조를 듬뿍 넣고 고셀고셀 조밥을 짓습니다.
11:19도토리묵의 조밥이 단짝이라는데요.
11:23김치와 나무를 얹고 육수를 부으면 이게 바로 묵조밥입니다.
11:29도토리묵을 말려서 먹기도 한다네요.
11:57이걸 그래가지고 찌개를 하면 그래 맛있어.
12:01쫀득쫀득한 게.
12:02아 이걸로요?
12:04장관없고 장관없고 이렇게 해서.
12:07어머니 이거 붉은?
12:08이게 이게 아니죠?
12:09이걸가 이렇게 부러지네.
12:13이게 쫀득쫀득한 게 그게 맛있어.
12:15이야 이게 벌써 잡는 것만 해도 쫀득쫀득한데요.
12:18말린 도토리묵으로 찌개를 끓이면 국물도 맛있지만 쫀득한 묵을 건져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는군요.
12:33세재목이 귀한 것이 은천 골이 깊고 숲이 우거지니까 나무가 곱게 컸죠.
12:50문경세재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세재목이라 불렀는데요.
13:00이렇게 세재목을 쥐고 나르는 일로 돈을 버셨답니다.
13:05자 이렇게 해서 아주 심산 유곡이 일어나가지고 나물 또 구할 때는 나무라리만 나무 껍질 소나무 껍질 도토리 죽고 나물뿌리 캐가지고 그래 연명하고 그랬지 뭐.
13:29소나무 껍데기? 소나무 껍데기?
13:33그래 이거를 먹어요?
13:35옛날에 이거 전국 많이 삐끼 먹었어요.
13:38배고플 때.
13:39이거를 해가지고 이렇게 먹는 거예요?
13:41예.
13:42이게 말로만 듣던 소나무 속껍질인데요.
13:46이거 처음 맛은 쓰지만은 뒤에 단맛하고 물이 나오니까.
13:51그래 배고플 때 이거를 많이 먹었다 할게.
13:54이야 갑자기 진짜 생각난다.
13:56그 노래가 그 초근목 피해 초근목 피해 그 시절.
14:02와 그래 이런 나무 이런 거 껍데기 해가지고 물 배 채우고 그거 어찌 사셨어?
14:08그래 맞아.
14:09그래서 우리가 시대를 잘 못 탔는데 시대를 잘 못 탔는데.
14:13아니 그래도 어머님 아버님 같은 분들이 그렇게 이런 거 이렇게 다 하면서 열심히 농사도 짓고 없는 가운데 이렇게 읽어 놓으니까 자식들.
14:24우리 저희들이 이렇게 사는 거 아니에요.
14:27감사하죠 저희가.
14:29나무 껍질까지 벗겨 허기를 채우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14:36세상 제일 넘기 힘든 보릿고개가 찾아오곤 했지요.
14:41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 드룹에 향긋한 취나물까지.
15:07이맘때면 나물이 지천이라 산에 오르면 먹을 게 생기곤 했습니다.
15:15어른들이 그러시는데 풀이 많아서 하프시리라 했다 하더라고.
15:19풀은 많아요 진짜.
15:21전 풀이지 뭐.
15:23나무를 뜯으러 갈 땐 늘 이걸 짊어지고 가셨다고요?
15:29이게 다래끼예요.
15:31나무를 뜯는 거예요.
15:33나무를 뜯고 옛날에 소풀도 빌어요.
15:35소먹이.
15:36소먹이도 비고 그랬어요 이걸로요.
15:39다래끼를 메고 가파른 산길을 수도 없이 오르내렸습니다.
15:45이리 시집오는 사람들은 딸 딜 다 죽어가면 울어요.
15:52뭐 하늘만 바꾸만 돼.
15:54논도 없지.
15:55산골에 밥만 가지고 있을게 뭘 먹고 사나.
15:58막 이래가지고.
15:59그렇게 부모들이 안 돼서 가지고 많이 울고 그랬어요.
16:03산에 다니랴.
16:06밭일하랴.
16:07먹고 사는게 전쟁 같았답니다.
16:13고생 더벼게 했어요.
16:15막.
16:16저 막 굴에 찢는 강아지 같았어.
16:20보관지 뒷갓다 나온 강아지.
16:22무슨 말이에요?
16:23거기 머물하마.
16:25그렇게 고생을 해가지고.
16:27이래 치상도 못해보고.
16:29이쁘게 못해보고.
16:30막 실러가지고.
16:32끓은 법백이라.
16:35그렇게 살기가 거북했었다.
16:37그 시절엔 돈이 없었다.
16:45그래도 다리기 가득 나무를 채우고 나면.
16:48절로 힘이 나곤 했습니다.
16:54아 이거는 무슨 나물이에요?
16:56요거는 이제.
16:57두룹이고.
16:58두룹이고.
16:59와.
17:00나물로 장떡을 만드는데요.
17:05밀가루 반죽에 고추장을 풀어놓고.
17:08얇게 펴줍니다.
17:11이야.
17:12이게 또.
17:13얇게 만드시네.
17:15얇게 하면 더 맛있어요.
17:17이거 완전히 피자인데.
17:19맞아요.
17:20옛날.
17:21옛날 피자지요.
17:22아 진짜요?
17:23이렇게 이렇게 놓는구나.
17:24이거 연달아 놨잖아.
17:26반죽 위에 나무를 골고루 고명처럼 얹습니다.
17:32진짜 피자 같지요?
17:34이야.
17:35이거 뭐.
17:36꼬박 꼬박 꼬박 꼬박 꼬박.
17:38이대로 찌기만 하면 되는데요.
17:42요shore를 좀...
17:43이거 좀 이렇게 올려?
17:44솥이 엄청 뜨겁더라고요?
17:46claus tarrooka
18:00하더라고요.
18:01뜨겁다.
18:02bene시니 inventors.
18:03tenry 회수
18:04김이 푹푹 나오는 걸 보니 다 익은 것 같지요?
18:13매콤한 고추장 맛에 향긋한 나물이 더해진 나물장떡입니다.
18:21썰어놓기가 무섭다니 얼마나 맛있길래 그러시나 궁금하시죠?
18:43제가 한번 맛볼까요? 제가 먼저 맛볼게요.
18:49맛있지요?
18:51아니 떡이 이렇게 쫄깃쫄깃할 수 있어요?
18:56네 정말 찰떡 같더라고요.
19:02장떡이 별식이라면 이 음식은 끼니 때마다 끓이던 주식이었습니다.
19:13김치에 온갖 나물과 밥을 넣고 죽처럼 끓여먹던 갱식입니다.
19:21쌀을 좀 먹기려고 말하자마.
19:25우리 쌀이라서 좀 먹기야지.
19:28자주 끓여먹었어요.
19:30맨날 자주도는 맨날 갱식이라고.
19:34오후에는 이랬어.
19:36그것도 못먹어야 배가 고픈 거잖아.
19:39그래도 갱식이 먹기 싫어요.
19:41갱식이를 하도 먹을게요.
19:43정신때마랑 시험은 이거 끓이라도 먹기 싫더라고.
19:47원래 많이 먹지 않았네.
19:49고달프지?
19:50아이고.
19:51좋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그렇지 뭐.
19:53고달프지?
19:54힘들었대요.
19:55다른데요.
19:56다른데 가서 돈 벌고 삶아.
19:57이건도 잘 산다고 뿜뿜거리도.
20:00그 삽작걀을 못 떠나봤어요.
20:03그래가지고 그렇게 살다보게 하면 50년을 살았네.
20:08세월이 아까워.
20:10세월이 아까워.
20:12세월이 아까워.
20:13아까워요.
20:14이제.
20:15지금은 살기 좋지요.
20:16살기 좋은데 이제 아프고.
20:19살기 좋으니까 늙고 몸 아프고.
20:21몸도 그렇고 이제는 필요 없어.
20:23지긋지긋했던 갱식이가 이제 별미가 됐다니.
20:29지나온 세월이 아득하기만 합니다.
20:36아니.
20:37뭘 들고 오셔요?
20:38이건 뭐예요?
20:39다디미.
20:40다디미.
20:41다디미?
20:42네.
20:43아니.
20:44어머님들이 예전에 이렇게 뚜뚜뚜뚜 하는 다디미?
20:47네.
20:48옛날에는 박달나무라.
20:49박달나무라.
20:50아.
20:51그래요?
20:52네.
20:53박달이 튼튼한 분이죠.
20:54아이고.
20:55저기 조가가 났는데도.
20:57우리 이걸 시어머니가 쓰던 것 같아요.
21:00내가 스무 살아나서 얼마나 되었어요.
21:02어머님의 시어머님이 쓰시던 거예요?
21:05할머니.
21:06할머니 때부터?
21:07이렇게 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
21:08이래가 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
21:10아니.
21:11그렇게 나는 이제 옆에.
21:14이렇게 질에 맞춰.
21:15그렇게 나는 이제.
21:16대대로 물려받은 박달나무 다듬이를 여태 간직하고 사신답니다.
21:21이렇게 자꾸 때리면.
21:23말하는 러러러면 이 주름잡이.
21:25그렇지.
21:26펴지지.
21:27저희 어머니도 지금 두드리는 것처럼 그런 강약 강약 뭐 이런 그렇지 맞아 맞아 2박자로 두드리셨어 맞아 맞아
21:42아 어머니 딱 하는게 그 장단이 있네 이런거 장단 하면서 노래도 하고 막 그러시나 아 아리랑 하죠 뭐 뭐하나 아리랑? 최저 아리랑이지요 뭐 아 여기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다듬이질 소리에
22:12장단 맞춰 아리랑 한자락 부르고 나면 마음의 주름살이 조금씩 펴지곤 했습니다
22:20동둑의 가마니로 안아가네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22:50그 사이 많은 게 변했습니다. 하초리 윗마을인 상초리는 상가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관광지가 됐는데요.
23:03많이 변한 집들 중에 이 집만 그대로 오래된 집이 한 채가 있어요.
23:10세월을 비껴간 집이 하나 있더군요.
23:13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23:16네, 먹이로우신이라고 합니다.
23:18안녕하세요.
23:20예, 이야, 문경에 이렇게 오래 왔는데 다 변해도
23:26와, 이 집만 이렇게 그대로 오래된 집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은데요.
23:323대째 이렇게 살고 있죠.
23:34와, 여기 2층으로 이렇게 돼 있네요.
23:36여기는 60년도 후반쯤은 아주 먹고 살기 어려울 때 담배, 건조실.
23:44아, 이렇게 걸어서?
23:46담배잎을 새끼줄에 끼워 빨랫줄처럼 만든 다음
23:52여기에 널어 말렸답니다.
23:54저희 집뿐만이 아니고 동네가 그 정도에는 거의 다 이 건조실이 다 있었죠.
24:02아, 이 동네가요? 문경이?
24:04네, 네.
24:05여기가 소원인지 살 수 없는
24:08마구깐이라고 그러죠.
24:10소를 매고 또 밥을 매겨서
24:13한밤 자고 아침에 또 출발해서 가고
24:16그러면 이, 저, 여기서 남쪽 지방에서
24:21이 충청도 저쪽으로 위로 넘어가려고 그러면
24:24이 길을 꼭 지나가야 돼서
24:26그렇구나.
24:28이젠 모두 추억이 됐지요.
24:31막걸리 한 잔의 피로를 쫙 풀고
24:33또 이런저런 얘기 나누시다가
24:36또 푹 주무시고
24:38다음날 이제 이 고개를 넘으시는구나.
24:40제가 배우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24:44이렇게 예전의 모습이 그림이 쫙 그려집니다.
24:49아, 이랬겠구나 라는 생각이 딱 드는데
24:51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
24:58지나간 시간은 그리움이 되어
25:01그 길에 남았습니다.
25:03멈춰버린 철길을 매일 걸으며 산다는
25:11최상균 씨.
25:15예, 여기가 불정 역사입니다.
25:19저기 지금 돌들이 보이죠?
25:20저기 돌이 이 앞에 영강이라고
25:24흐르는 그 강에서
25:25거기서 또 주워온 돌들이에요. 전부 다.
25:28돌로 외벽을 쌓아 지은 불정 역은
25:341955년 문을 열어
25:3640여 년간 운행됐던 간이 역입니다.
25:42여기가 옛날에
25:44사람들이 일로 들어와서
25:46여기서 표를 사서 나가던 대학실입니다.
25:52파역이 된 후
25:53방치됐던 역사를 문화공간으로 꾸민 게
25:57최상균 씨입니다.
26:0018년째 불정역 지키미로
26:03살고 계신다는군요.
26:05여기 이제
26:0665년도에 아버지가
26:10역무실에 앉아 계신 모습
26:11아버지가 역장이셨죠.
26:14그 당시에
26:14하얀색 커버를 씌운 회전회자 있죠?
26:18거기에 여기 앉아 계시던 기억이 나고
26:20아버지가 그리고
26:21전화기가 그때는 이렇게
26:24옆에서 돌리는 거 있잖아요.
26:25자석식
26:26자석식 전화로
26:28옆에 역이나 다른 역이랑
26:31통화를 했던 기억이 나요.
26:34아버지께서 역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26:37근처 관사에서 살며
26:40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26:42불정역이
26:43재미있는 놀이터였다는데요.
26:46역 앞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26:48석탄이
26:49제일 먼저 떠오른답니다.
26:51석탄은 이렇게
26:54밑에가 시커멓죠.
27:04이게 다 석탄입니다.
27:05석탄.
27:05옛날에.
27:06여기가 석탄을 여기서 실었으니까요.
27:09기차에다가 이제
27:10높정한 삽 있죠?
27:12그걸로 실는 거예요.
27:14인부들이.
27:15그 석탄 산에서
27:16석탄을 이제 실는 거죠.
27:18그러면 석탄이 떠나고 그랬어요.
27:20하여튼 그때는 사람도 많았고요.
27:23그리고 우선 저 위에
27:24주막이 하나 있었는데
27:26그래서 매일
27:28지금으로 말하자면
27:29족살찌게를 했겠죠.
27:37석탄을 가득 실은 화물열차가
27:40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던 시절
27:42주변엔 고깃집과 술집들이
27:45넘쳐났습니다.
27:47탄광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27:52새로 생긴 도로에 밀려나면서
27:54열차가 멈추자
27:56불정력도 조금씩
27:58잊혀진 옛길이 됐지요.
28:04그래도 그 시절 추억의 음식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28:08족살은 본래 문경의 약돌을 먹고 자란 돼지
28:14앞다리살이잖아요.
28:17그래서 거의 이제 고기를 먹기 위한
28:20어떻게 보면
28:20돼지 앞다리살을 넉넉하게 넣어 끓인 족살찌게
28:26고기를 매콤한 양념에 먼저 볶아서 끓이는 게 비법이라는데요.
28:45족살찌게 좋아하는 남편 덕에 고수가 되셨다는군요.
28:50대학 졸업하기 바로 전에 만났거든요.
28:55그랬는데 연애한지 얼마 안 됐는데
28:57중요한 데 가볼 때가 있대요.
28:59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거의 50년 전이에요.
29:03그래가지고 기차 타고 굉장히 오래 걸려서 온 것 같아요.
29:06여기로 온 거예요.
29:07그때는 이제 몰랐어요.
29:09근데 그때만 해도 여기가 잡초가 막 우거지고
29:13요거 건물 하나가 있더라고요.
29:15근데 너무 예뻤어요.
29:17꽃들이 이 길에 쫙 있고
29:21그래도 그때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29:24이분이 어린 시절을 보낸
29:27와서 보는 것도 좋지만
29:29그걸 항상 마음속에 가지고 있다는
29:31정서가 너무 멋있었어요.
29:34우리 아버지 일하시던 곳이고
29:36나 어릴 때 있던 곳이니까
29:38내가 여기서 이걸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
29:42뭐 그래서 찾아왔었던 겁니다.
29:46미국에서 오랫동안 성악가로 활동했던 최상균씨는
29:512007년 불정역으로 돌아와
29:54작은 오페라 인형극장을 열었습니다.
29:57사람들이 다시 찾아오자
29:59정막했던 불정역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죠.
30:06불정역이 저는 고향이고 집이고 뭐 그렇죠.
30:11인생의 길이라고 생각하자면
30:15여기가 바로 길 끝입니다.
30:19내일 꿈꾸던 일이었답니다.
30:23나 이제 돌아가
30:27사랑하며 살아가리
30:29내 꽃과 엉겅 귀가
30:43먼 길을 돌아
30:44먼 길을 돌아
30:45인생의 종착역을 찾아왔습니다.
30:48추억이 어제와 오늘을 잇는 길이 돼 주었지요.
30:53그렇게
30:55그렇게
30:56그렇게
30:57길의 끝에서
30:58다시 새로운 길을
30:59걸어갑니다.
31:01사랑하며
31:03살아가리
31:07문경세제
31:13문경세제의 가장 높은 곳
31:15고개를 넘기 전
31:17마지막 고갯마루에
31:19동화원 마을이 있습니다.
31:21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조창호 씨를 만났습니다.
31:33여기서 뭔가를 찾고 있다는데요.
31:37여기 기행거 찾았네요.
31:41이거 기행거 찾았어요.
31:43이거 잘 찍어보세요.
31:45아이고
31:47난 여기 다 이런 게 다 있네.
31:49고향에 오니까 이런 것도 다 주네요.
31:51삼이에요. 삼. 산삼.
31:53이거 사람이 이미적으로 쉬는 게 아니잖아요.
31:57이야
31:58이게 진짜 산삼이라고요?
32:00심받다
32:02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32:04저기
32:05돌입공원이라서 채취를 하면 안 돼요.
32:07그냥 놔두고 가야 돼요.
32:09아까워서 어떻게
32:11아이고
32:12또 여기서 씨가 번지면 더 많이 생기겠죠?
32:15
32:17나무가 이렇게 커졌네요.
32:19여기가 한 채 있었고
32:20집이 여기 한 채 또 있었고
32:22여기가 제가 살던 자리에요.
32:27여기가
32:28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여기 살다가
32:31저기 나갔거든요.
32:34예전 살던 마을의 흔적을 찾고 있답니다.
32:38그래도 비석은 하나 남아있네요.
32:40비석은 하나 남아있어요.
32:42비석이요?
32:43
32:45여기 있네요.
32:46여기가 조령국민학교에 갖고 있는 거
32:49
32:50
32:52그래도
32:53남아있네요.
32:5471년도
32:55
32:56여기에 학교가 있었다는 게
32:58상상이 안 되는데요.
33:00추억이 새롭네요.
33:01여기
33:03창호씨에겐
33:04어제처럼 생생합니다.
33:06여기 살았으니까
33:09창호야 학교 와라
33:11그래서 왜 안 오냐
33:12이러고
33:13지각도 없죠.
33:14그러니까 맨날 부르니까
33:15그거는 진짜 기억이 정확히 나네.
33:18그래도 와보니까
33:19교적비 하나 남기고
33:24흔적도 없이 사라진 학교가
33:26바로 동화원분교입니다.
33:301971년 문을 열고
33:3214년간
33:33동화원마을 배움토가 되어주었던 학교는
33:36아이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33:39폐교가 됐습니다.
33:412, 30 가구가 모여 살던
33:46꽤 큰 마을이었다는데요.
33:51옛 모습을 찾기가 점점 어렵답니다.
33:56다 농사 지었던 자리거든요.
33:58다랭이 논이죠.
33:59다랭이고
34:00손으로 이걸 다 샀으니까
34:02얼마나 힘들었겠어요.
34:03지금 뭐 장비로 해지만
34:04사람이 대단한 거예요.
34:06이래 보면
34:07동화원마을은
34:12전국 각지에서 모여
34:14산을 개간해
34:15농사를 짓던
34:16화전민 이주마을이었습니다.
34:25문경세제 마지막 마을인
34:27동화원을 내려와
34:28상간문을 지나 고개를 넘으면
34:31길은 충북 괴산군
34:33연풍면으로 이어집니다.
34:35여기서부터 연풍세제라
34:37부르기도 하는데요.
34:42산 정상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34:4520미터 기암 절벽을 타고 쏟아져 내리는
34:48수옥 폭포가
34:50별천지를 만들어냅니다.
34:54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지죠.
34:56창호씨가 동화원마을에서 내려와 정착한 곳이랍니다.
35:01창호씨가 동화원마을에서 내려와 정착한 곳이랍니다.
35:15여기 이 동네 사시나요?
35:17네.
35:18안녕하세요.
35:19네.
35:20정말.
35:21우리나라의 육대폭포라고 하면
35:23알죠. 육대폭포 안에 들어간다고.
35:25그래요?
35:26네.
35:27이 풍경이라면 누구라도
35:28눌렁앉고 싶을 것 같네요.
35:30상관문 위에 맨 위에 부터 내려오는 물이 폭포예요.
35:41우와.
35:42상관문을 기준으로 남쪽으로 가면 낙동강
35:47북쪽으로 가면 한강
35:49이 물이에요.
35:51상관문을 기준으로 남쪽으로 가면 낙동강
35:53북쪽으로 가면 한강
35:55상관문을 기준으로 남쪽으로 가면 낙동강
35:57북쪽으로 가면 한강
35:59이 물이
36:01야 그럼 이 물줄기는 지금
36:04한강으로 가고 있네요.
36:06한강으로 가고 있지.
36:07이야 이 물
36:09
36:10이 물이 맑아서
36:12전에는 이 물을 마을 사람들이 다 먹었어요.
36:15아 이 물을요?
36:16이 물 먹고 살았습니다.
36:17그러셨어요?
36:18이 물에서 살았습니다.
36:19아니 이곳이 그렇게 또
36:22뭐 어디 신혼여행 오시고 하는 분들이
36:25여기 와서 사기 많이 찍으신다고?
36:27네 그때 이제 수안부 온천에
36:28아 네
36:30신혼여행 분들이 해외는 그때는 많이 안 다녔어요.
36:32네네네
36:33오면 피씨적으로 여기 와서
36:35웨딩 촬영을 하고 가셨던 자리
36:38아 웨딩 촬영을 여기 와서?
36:42수옥 폭포하면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유명했다는데요.
36:47마을분들에겐 내 집 마당 같은 곳이니
36:52폭포에서 기념사진 찍는 게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36:57결혼식 올리던 날
36:59설레는 마음으로 나란히 섰던 것도
37:02축하할 일이 생겨 기쁜 마음으로 앉았던 것도
37:06늘 그곳이었습니다.
37:19수옥정이란 마을 이름도
37:21폭포에서 얻었습니다.
37:23산촌마을 사람들에겐
37:25제일 큰 자랑이고
37:27든든한 자산인 셈이죠.
37:30창호씨 가족도 수옥폭포 가까이 털을 잡았습니다.
37:39이 분이 창호씨 어머니이신데요.
37:51이웃들과 언니 동생하며 산지도 어느새 50년이 다 되어 가십니다.
37:58첫째, 둘째, 시째, 넷째
38:08상도 치우고 반찬도 두고
38:10한 5년씩 차이가 나는데
38:13언니들도 막내가 이렇게 더 보여
38:16손에 지팡이가 들리고 백발이 내려앉는 동안
38:23그 흔한 사진 한 장 찍을 엄두도 못 내셨다고요?
38:27아이고 그런 걸 어디 찍어봐요?
38:34없어요 그런 거. 부부 사진 없어.
38:37부끄럽고.
38:39창피해서 못한 거지.
38:40손을 어디라고 붙잡고 가.
38:42할아버지 저 앞에 가고 우린 뒤에 가고 그런 걸.
38:45묘적지 살았으면 잡아봐 이젠.
38:47그렇지.
38:49남자들은 재미가 없어서.
38:51일이나 하고.
38:53이제 남자들은 이제.
38:54아이고 여자들은 뭐 애기가 있어.
38:57떨어져서 따라가고 이래.
38:59아 손 한번 잡는 게 뭐가 그리 어려웠을까요?
39:04좀 이따 하라고.
39:06지금도 하면 돼 언니.
39:08뭐가 돼?
39:09용기 내고 하면 돼.
39:10용기 내고 영감 있어 뭐가 있어.
39:12나는 영감 있어.
39:13내가 늘었다 해가지고.
39:15우리가 일하고 이래고 댕길까 그렇게.
39:17이건 아니지.
39:24아이고 재미난다.
39:25오래 사니까 이래 저게 하지.
39:27아이고.
39:32아이고.
39:33아이고.
39:35어머니들의 손은 늘 바빴습니다.
39:38집안일 하랴.
39:40반일 하랴.
39:41한시도 쉬는 법이 없었지요.
39:43동그랗게.
39:44동그랗게.
39:45동그랗게.
39:46동그랗게.
39:47이 수숫가루 하나를 얻으려면.
39:49가파른 산밭을 수십 번 오르내려야 했답니다.
39:54회사도 덮은 거.
39:56그곳에서도 덮은 거.
39:58먹고 사기 그거 이래요.
40:00좁자리고 강의.
40:02네.
40:03머리 남은.
40:04네.
40:05머리 남은 남자들이.
40:06이렇게 먹고 사기.
40:07이렇게 팔아주다니.
40:08스물일곱에 음력으로 7월 칠석날 들어갔어.
40:11걸어.
40:12날짜로 다니지 뭐고.
40:137월 칠석날 음력으로.
40:15가보니까.
40:17앞뒤로 산이지.
40:18길은 이렇게.
40:20아휴.
40:21정말 눈물 났어.
40:23스물일곱에 들어가니까 여우에 있는 아줌마들이.
40:26아휴.
40:27저렇게 이쁘고 저렇게 참아 세대기가 어떻게 살까 이래.
40:31상꼭대기 동화원 마을 새댁이던 시절 이 음식을 배우셨답니다.
40:41수수반죽을 동글동글 빚어 끓는 물에 삶아 익히면 되는데요.
40:46이게 수수무삠미라는군요.
40:49수수무삠미를 못하면 애들 생일 때 돌 때만 해 먹어요.
40:59말하자면 상간문에 아명사 출동할 때만 해도.
41:03거기 가서 이제 다들 이제 백살 사로라고 해도.
41:07하나씩 다 놀잖아요.
41:09겉에 팥고물을 골고루 묻히면 무병장수의 기원을 담은 돌떡이 된답니다.
41:18여럿이 나누어 먹을수록 더 좋다는 수승우 삶입니다.
41:42이 마을분들도 다들 사늘개간의 화전을 일구며 사셨습니다.
41:53옥수수농사가 제일 흔했다죠.
42:12옥수수가루를 되직하게 쑤어 채에 걸으면 올챙이처럼 생긴 묵이 되는데요.
42:25오랜만에 이목을 보니 옛생각이 절로 납니다.
42:28문경을 가려면 30리를 걸어갔다가 30리를 걸어서 집에 와야 돼.
42:36그러니까 여기 장여라도 애띠개비끼리 섰고
42:39여기 와서 저 고사리 와서 젊이기까지 넘어가고
42:43그러니까 그래 산생각하면 지금은 문학회도 안 나고
42:48애들이 먹을 거 다 해다 줘. 입을 거 다 해다 줘.
42:51만구천지 입만 가지고 그냥 사는 거지 얼마나 피네.
42:55그러니까 오래 사니까 이렇게 편한 거요.
43:00만들기는 좀 번거롭지만 먹기엔 세상 편한 게 이 올챙이국수입니다.
43:07열무김치만 있으면 저절로 술술 넘어갑니다.
43:14안 찍으면 안 돼. 잘 안 찍어야 돼.
43:16옛날에 이런 거 다.
43:18열무김치에 올챙국을 먹으니까 진짜 짱이야.
43:22네?
43:23진짜 짱이야.
43:24물 안 부르네.
43:26살살 넘어가는데.
43:28맛있네.
43:30잘 깼은 거 말고.
43:32박명희 씨는 마을에서 장맛 좋기로 소문난 고수입니다.
43:37마을 휴게소 집으로 시집와 배운 솜씨라는군요.
43:41옛날에 그 추레라 같은 큰 차들이 쉬었다 가는 휴게소였어요.
43:46문경으로 가는 길이 저희 집 앞을 지나가는 것밖에 길밖에 없어가지고 텔레비도 안 나왔었으니까 오시는 기사분들 심심하잖아요.
43:57식사 기다리는 동안 영화 같은 거 녹화 떠가지고 그거를 텔레비 틀어드렸어요.
44:03기다리시는 동안 보시라고.
44:06문경을 오가는 트럭 운전사 중에 이래 천국장찌개 한 번 안 먹어본 사람이 없었다죠.
44:13매죽가루를 소금물에 깨어 고춧가루를 넣어 버무리면 간단한 별미장이 된답니다.
44:27장이 없을 때 임시방편으로 막 담아서 먹었다고 해서 막장이거든요.
44:33손이 닳도록 일하며 사는 동안 이 막장이 수고를 덜어준 고마운 밥반찬이었습니다.
44:47옛날에는 젊을 때 그래도 음식 해서 맛있게 해 먹고 이럴 때가 저게 했는데
44:54지금 이래 와서 하니까 그래도 그때가 잘 산 것 같아.
44:58그때가 그래도 살기 좋았어요. 재미가.
45:00동네 인심이 좋고 서로 앞집 뒷집에 뭐 없이 그냥 그렇게 잘 살았어요.
45:06더불어불어 살았죠.
45:07잊어야 하기에 가슴은 아파도
45:15미련 없이 해줄래요 사랑하다
45:24돌아보니 고단했던 인생의 고개들을 무단히도 애쓰며 잘 넘어왔다 싶습니다.
45:35외로이 서서 망설이고 있답니다.
45:43무겁게 짊어졌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45:47이제 남은 길은 친구들과 소풍 가듯 걸어갑니다.
45:56아이고 오늘 많이 걷긴 했나보네요.
46:03지치고 힘들어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죠.
46:06그럴 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릅니다.
46:14고개란
46:14어쩌면 그 너머에 다른 길이 열릴 거라는 희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46:21길을 걷다 보면 사람 사는 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죠.
46:30이 힘겹게 오르막길을 오르고 나면
46:35더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완만한 길이 열리니까요.
46:39아 한숨 돌렸으니 다시 한번 가볼까요.
46:46이제 거의 다 온 것 같네요.
47:01꽃이 피면 우리 정원의 향기가 가득 찹니다.
47:04너무너무 좋아요. 예뻐요.
47:21하나 둘
47:33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