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 불청객 '보라털'…김 양식장 위협

  • 4년 전
◀ 앵커 ▶

남녘 바다의 김양식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지난 가을 태풍피해에다 병균에 감염돼 김에 구멍이 생기는 갯병에 이어 성장을 방해하는 해조류인 '보라털'까지 덮친 건데요.

양식을 포기하는 어민들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박영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남 해남군 화산면 앞바다 김양식장입니다.

멀쩡해보이는 양식줄을 올려봤습니다.

정상적으로 자란 것과 비교하면 김 엽체가 거의 없습니다.

무성해야할 김 엽체들이 보시는 것처럼 모두 떨어져 나가버린 겁니다.

[이용환/김 양식 어민]
"(양식)어민 수에서 10% 정도는 포기한 사람들이 있고 지금 이 상태라면 현재 이 (양식)발도 앞으로 김을 채취할는지 어쩔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가을 태풍피해와 갯병에 이어 올초 불어닥친 강풍으로 김 엽체가 탈락하는 피해가 누적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작년 이맘 때보다 3도 이상 높은 수온 탓에 겨울바다 불청객인 '보라털'까지 김양식장을 덮쳤습니다.

주로 짙은 황색을 띠는 '보라털'은 머리카락처럼 가는 해조류로 김 성장을 막아 양식을 망치고 있습니다.

생산량이 지난해의 80%에 그치는데다 김 가격마저 낮게 형성돼 어민들이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전창우/해남군 해양수산과장]
"재고가 지금 상당히 쌓여 있어가지고 그 물량이 안 나가기 때문에 일반 김 가격 형성이 잘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수온이 계속되고 해조류 '보라털'에 대한 뾰족한 대책도 없어 올 겨울 김 생산량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MBC뉴스 박영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