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봉춘이 간다] "갑자기 나가라니.." 마트 폐점에 날벼락

  • 6년 전

◀ 앵커 ▶

대형마트 안에 점포를 얻어 열심히 장사를 해왔는데 갑자기 마트 문을 닫아야 하니 모두 나가라는 통보를 받는다면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겠죠.

경기도의 한 대형마트 임차 상인들이 그런 처지에 놓였습니다.

에서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장현순 씨는 20년간 은행에 다니며 받은 퇴직금을 모두 쏟아부어 경기도 부천의 한 대형마트에 칼국숫집을 열었습니다.

시작한 지 8년 만에 겨우 장사가 궤도에 오르고 단골도 생겼다는데요.

[장현순/칼국숫집 운영]
"너무 장사가 안 되가지고, 매일같이 밑에 마트에 내려가서 전단지 뿌리고…. 발로 뛰어서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그런데 한시름을 놓은 건 잠시였습니다.

마트 측이 예고도 없이 간담회를 소집한 건 지난달 18일.

매출이 안 나와 마트 문을 닫기로 했고, 부지도 팔았으니 임대 점포 25곳 모두 40일 안에 철수하라는 거였습니다.

[장현순/칼국수집 운영]
"이건 말이 안 된다. 이렇게 오랫동안 정성들여서 가게를 꾸려왔는데 한 달 만에 나가라는 게 말이 되느냐…."

권은영 씨도 20년 넘게 일해 온 사진관 문을 닫아야 할 판입니다.

[권은영/사진관 운영]
"'팔렸다. 5월31일까지 영업 종료다. 계약은 없다' 딱 그 말밖에 못 들었어요."

지하에서 세차장을 운영하는 안지혜 씨는 폐점 소문을 듣고 관계자에게 물었는데도 끝까지 부인했다는 게 더 분통이 터진다고 말합니다.

집을 판 돈으로 가게를 연 게 불과 반년 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안지혜/세차장 운영]
"직접 물어봤는데 그때 당시에도 아니라고, 리뉴얼 된다고…. 그래서 저도 안심을 했거든요. (폐점 통보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아이들 어떻게 키워야 하나 걱정도 되고요."

5월이면 관행처럼 해 오던 임대차 계약을 올해는 안 한다, 계약 기간이 끝났다는 게 마트 측 입장이라는데요.

[간담회/지난달 18일]
"여러분들하고 저희 회사하고 계약돼있는 기간이 5월 31일까지이기 때문에 5월 31일까지 하는 걸로 저희가 전달을 받았고요."

다른 자리를 알아볼 겨를도 없이 한 달 만에 일터를 떠나야 할 판인 상인들.

"묻지마 폐점계획을 즉각 중단하라!"

마트 측은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폐점하는 거라며 절차에 따라 보상하겠다고 밝혔지만 상인들은 마트 측 결정만 기다리다 그냥 길에 나앉게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호소합니다.

[오용호/안경점 운영]
"매각을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적합한 절차와 또 임차상인들을 배려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합리적인 보상이 따르는 그런 매각을 한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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