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사상 버스 사고…블랙박스 공개 추돌 직전 '휘청'

  • 6년 전

◀ 앵커 ▶

밭일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버스가 뒤집혀서 할머니 여덟 분이 어제(1일) 숨진 사고는 교통사고의 이면을 바라보게 합니다.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서 무허가 일자리라도 알선해 주면 하루 12시간이라도 7,80대 노인들이 일을 나가야 하는 현실 때문입니다.

목포 MBC 김진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사고가 난 25인승 미니 버스의 블랙박스 화면입니다.

버스가 차선을 무시한 채 두 개 차로 사이에서 주행합니다.

1차로에서 앞서 달리던 흰색 승용차를 따라잡으려는 듯 속도를 내더니 순간 좌우로 흔들립니다.

승용차 사이드미러와 추돌한 뒤부터는 급격히 중심을 잃더니 결국, 가드레일을 뚫고 도로 아래로 추락합니다.

[나경록/영암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장]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조사를 해야 되겠죠. 차량 결함, 졸음운전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피해자들 대부분은 나주와 영암의 같은 마을 이웃들, 오랜 시간 함께 지내온 동네 주민들은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최남순/나주시 반남면]
"사고 소식 듣고 막 울고 불안하고 그랬어요."

할머니들은 하루 6만 원 남짓한 일당을 받고 새벽부터 먼 마을까지 밭일을 하러 다녔습니다.

무허가 일자리 중개소를 거치다 보니 하루 12시간 가까운 고된 노동에 상해 보험 가입조차 안 됐지만, 일손이 부족한 요즘 농촌에선 흔한 풍경입니다.

[이숙남/나주시 반남면]
"자제분들이 못 가게 해도 본인들이 용돈 벌려고 다니지. 다 못 가게 하지. 다 못 가게 난리지, 지금."

오늘 현장 조사를 벌인 경찰은 사고 상황을 입체 영상으로 재구성하고 사고 버스를 분해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진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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