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상품 거래소 전산 문제로 거래 10시간 마비 / YTN

세계 최대의 파생 금융 상품 거래소 플랫폼인 미국 시카고 상품 거래소의 거래가 전산 문제로 인해 10시간 넘게 중단됐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28일 오전 11시 40분부터 시카고 상품 거래소에서는 선물, 옵션, 원자재 관련 거래가 중단됐고, 이후 밤 10시쯤 거래가 순차적으로 정상 복구되기 시작했습니다.

거래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글로벡스 선물·옵션 시장의 경우 밤 10시 반쯤 거래가 정상적으로 재개됐습니다.

시카고 상품 거래소는 주식과 채권, 통화,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군과 관련한 선물, 옵션 등 파생 상품을 거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파생 상품 거래소입니다.

거래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현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데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가격 비교 정보를 제시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이번 전산 마비는 27일 추수감사절로 뉴욕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미국 현지 시간 기준 야간 시간대에 발생했습니다.

시카고 상품 거래소 거래 중단 시 해외 주가지수나 원유, 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한국 증시의 상장 지수 펀드(ETF)는 기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거래돼 가격 왜곡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금융 회사들은 선물 거래가 중단되면 위험 회피(헤지) 수단이 사라져 시장 조성자로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됩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100 지수 등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거래하는 ETF들도 한국 증시 개장 시간대 시카고 상품 거래소가 산출하는 주가지수 정보에 의존해 거래가 이뤄집니다.

시카고 상품 거래소는 이번 사태가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문제로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시카고 지역의 데이터센터에 냉각 시스템이 문제를 일으킨 게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시러스 원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4년에도 시카고 상품 거래소는 기술적 문제로 농산물 관련 파생상품 거래가 차질을 빚었고, 2019년 2월에도 전산시스템 문제로 3시간 동안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금융 서비스 회사인 마렉스는 이번 사태에 대해 "선물 거래시장이 얼마나 집중됐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주요 파생 상품의 경우에도 대체 거래소가 많지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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