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카테고리
📺
TV트랜스크립트
00:00한국국토정보공사
00:30모진 오르막길이었습니다
00:32남편의 다리가 돼주기로 결심한 아내 진희씨
00:42온전하지 못한 눈이지만 길잡이가 돼주고 싶은데요
00:46그건 사랑입니다
00:48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00:51이렇게 해보고 쓰레기도 아닌지
00:53일상의 사소한 것들과 늘 씨름을 해야 하는 진희씨
01:00성호씨는 또 쓰러지고 말았는데요
01:05해줄 수 있는 건 곁에 있어주는 것뿐
01:16아픈 남편을 위해 얼른 밥을 차리는데요
01:21물 조절이 생명인데 물이 막 한강처럼 될 때도 있고
01:27불평할 시간에 남편을 마주보는 게 더 좋은 진희씨
01:33어제보다 오늘이 더 감사한데요
01:45처음에 부부가 살던 곳과 비교하면 천국 같다고
01:508년 전 서울의 한 쪽방촌에서 신혼생활을 했던 두 사람
01:56한평 남짓한 쪽방에서 부단이도 애를 썼습니다
02:02이런 조그만 방에서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02:09어떻게 저희가 이런 데서 살았을까
02:12덥기도 하고 습하기도 하는 그런 곳에서
02:16저희가 어떻게 견뎌냈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02:19다리가 아픈 남편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던 진희씨
02:24손 따라 보세요
02:27이쪽으로 쳐다보세요
02:28이쪽으로 여기
02:29또 이쪽 쳐다보세요
02:31좋아질 가능성은 힘든 것 같아요
02:35오빠는 잘 동의돼주고
02:40저는 오빠의 다리가 돼주는 귀로 서약을 했거든요
02:45제가 만약에 여기서 더 안 보이면
02:50더 없이 소중한 지금
02:55나 좋은 데 데리고 와줘서 고마워요
02:58지금까지
02:59우리 노력하면서 열심히 살자
03:03좋은 삶을 살아야지
03:04서로를 위한 희망의 약속은 지킬 수 있을까요?
03:20안녕하세요
03:25소중한 나눔 무한행복 소나무의 장혜선입니다
03:28잘 걷지 못하는 남편과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아내
03:33서로의 눈과 발이 돼주는 마음씨 착한 부부가 있습니다
03:37부부는 길 위에서 만나 여전히 힘겨운 오르막길을 오르는 중인데요
03:42두 사람의 여정을 지금 함께합니다
03:45수많은 사연이 모여 길이 났고 동네가 만들어졌는데요
03:52그 길에 오늘도 나온 두 사람
03:54느리지만 성실하게 하루를 만들어가는 중인데요
03:59늘 함께 다닌다고 합니다
04:03혼자 걸을 땐 넘어지기 일쑤지만
04:14아내가 있어 괜찮은데요
04:16두 사람의 걸음이 빨라집니다
04:22겨우 찾은 건데 시원치 않은데요
04:26박스가 젖었어요
04:31박스가 젖었다고요
04:34많이 떨어졌어요?
04:35아 오빠는 뭐 금방금방 떨어지고
04:37걸음 거리가 부자연스러우니까
04:39응
04:42네? 분명 있네
04:45내가 주실게
04:46오빠가 벌리고 있어요 내가
04:52근데 이렇게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니까
04:54다리가 좀 불편해 보이시죠?
04:55어렸을 때 교통사고도 있었고
04:57선천적으로 뇌수종이라는 병이 있어서
05:00좀 힘들게 다니고 있습니다
05:05그런 성우 씨의 발이 돼주는 아내
05:08눈 대신 손이 더 정확하다고 합니다
05:13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05:17이렇게 해보고 쓰레기도 아닌지
05:19앙구진탕이라고 흔히 말해서
05:23눈떨림이라고 하더라고요
05:24제가 눈을 심하게 떨다 보니까
05:29돈이 될 만한 걸 찾으려면 쓰레기도 만질 수밖에요
05:35라면 봉지 보이란 거
05:37시야도 좁고 사물이 정확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진희 씨
05:45사람이나 이런 경우는 윤곽 정도는 보이고요
05:51그 목소리로 이렇게 많이 구분을 해요
05:58제가
05:59서로를 채워주며 여기까지 왔는데요
06:03그 사연이 웬만한 드라마보다 더합니다
06:06드라마 장르가 스펙타클한데요
06:17잠시도 한눈팔 수 없습니다
06:22조심
06:26유독 오르막길이 많은 동네
06:37꼭 두 사람의 인생 같습니다
06:39이제야 엉덩이를 붙여보는데요
06:52상호 씨의 무릎이 또 말썽입니다
07:02외출할 땐 통증이 더 심한데요
07:11얼마 전엔 큰일 날 뻔했습니다
07:13보시다시피 이런 인도를 다니다가
07:17돌출된 부분이 간혹 보이긴 하더라고요
07:20인도가 이렇게 보도블록
07:22뭐 벽돌 같은 게 이렇게 돌출된 부분이
07:25간혹 가다 그걸 인식을 못하면
07:27걸려서 넘어지고
07:30저번에도 한 번 넘어진 적이 있어요
07:33그래도 아내와 함께 걸을 땐
07:37마음이 한결 놓이는데요
07:38조심히 조심히
07:40아내의 손을 잡고 싶지만
07:47행여 넘어질까 봐 그러지 못합니다
07:50다른 연인들처럼 손잡고 걷는 게
07:53성호 씨의 바람입니다
07:54잠시 후 단골 마트 앞에 멈춘 두 사람
08:06그동안 열심히 주운 물건으로
08:09장을 보려고 하는데요
08:11돈이 얼마나 될까요?
08:17소주 17평이라는 맥주 2량이에요
08:23얼마죠?
08:24그럼요
08:251960원이요
08:26두부가 얼마인가요?
08:28두부는 가격대가 다 틀려서
08:31유통기한 봐봐 언제까지
08:36유통기한 충분한데
08:38감사합니다
08:38감사합니다
08:40병을 좀 주워서 두부값이 됐네요
08:45얼마 받으세요?
08:471,900원 받았는데
08:48두부가 1,500원
08:50두부 살 정도가 한 얼마 정도 와야 되죠?
08:54한 일주일 정도
08:55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08:59잘 없으니까요 병은
09:03열흘 동안 모은 돈으로 산 건 두부 한 모
09:07두 사람에게 두부 한 모는 서로의 눈과 다리가 돼주며 걷는다는 의미죠
09:12부부는 매일 이렇게 함께 걸어야 했습니다
09:16한참을 걸려 집에 도착한 두 사람
09:24땅에서 몇 걸음 더 내려가야 하는 반지아인데요
09:28몇 발자국 뗐을 뿐인데
09:45더 들어갈 곳이 없는 좁은 집
09:47소박한 세간사리들을 제대로 놓기도 부족해 보입니다
09:52침대 한 칸만 겨우 허락된 것 같은데요
09:56집이 많이 지저분하죠
10:00이사 온 지가 얼마 안 돼서
10:03많이 지저분한데
10:05어떡하지?
10:07이사 온 지 한 일주일 정도밖에 안 돼서
10:11집이 되게 좁죠
10:13전에 사시던 데는 어떠셨어요?
10:17그때 옥탑이라
10:19여름엔 되게 더웠고
10:22겨울엔 엄청 추웠고
10:24그래서 씻을 때나 생활할 때도 많이 불편했죠
10:33옥탑방보다 좋긴 한데
10:36발 디딜 여유가 없어 보이는데요
10:39짐 정리를 하면 나아질까요?
10:41더군다나 아픈 다리로 치우다 보니 속도가 나질 않습니다
10:59이때 누군가 찾아왔는데요
11:06짐 정리 잘 됐어?
11:08짐 정리 잘 됐어?
11:09아 뭐고
11:10오 깨끗한데?
11:13이건 얼마 안 돼서
11:14똑같죠 뭐
11:16하고 있는데
11:17갑자기 오셔갖고
11:26연락이라도 하고 오시지
11:30축하한다
11:32저희 교회 복사님이신데
11:35저희한테는 아버지 같은 분이시거든요
11:40저희한테 너무 고마우신 분이시라서
11:44부부에겐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다는데요
11:53보통 인연으로 만난 게 아니라고 합니다
11:55보통 인연으로 만난 게 아니라고 합니다
11:58연락하고 오셨으면
12:00보내주실 수 있거든
12:01연락
12:03그냥 딸이죠 뭐
12:06서울역에서 주순 딸이에요
12:09처음에 부부가 살던 곳과 비교하면
12:13천국 같다고
12:14제가 이제 방 세 칸짜리 집을 얻어서
12:17두 부부를
12:18그리고 서울역의 축방촌에 사는
12:21고아들이나 장애인들을
12:23함께 데리고 살면서
12:25한 식구로서
12:27살게 된 게
12:28첫 계기가 됐죠
12:30착한데
12:31몸은 불편하고
12:34주변 사람들이 참 좋아하긴 하는데
12:37외롭게 살아가는 것을 보면
12:40참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12:42부부가 가족이라 여기는 유일한 분인데요
12:47갈게
12:48우리 노숙인 빵나놈 봉사활동 할 건데
12:55시간 나면 한번 와
12:57시간 없어도 올 거야
12:59시간 없어도 올 거야
13:00시간 없어도 올 거야
13:01시간 없어도 가야지
13:02고맙다
13:03너네들이 늘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해 주니까
13:05내가 더 대견스럽고 고맙지
13:07그래
13:10고맙습니다
13:12고맙습니다
13:13고맙습니다
13:14감사합니다
13:15부족한 거 있으면 얘기해
13:16감사합니다
13:17부족한 거 투성이다
13:18내가 못때라는 거 같네
13:20안녕히 계세요
13:21안녕히 계세요
13:22다음에 오실 때는 연락 좀 하고 오셔요
13:24잠시 후
13:27이거
13:30샀어
13:30샀어
13:31어? 코드가 있어요
13:32밥을 왔는데
13:33밥솥과 한참을 씨름 중인 진희씨
13:36처음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13:37늘 이러니 답답합니다
13:41아 이 코드가 안 돌아가서
13:45밥은 밥솥이 다해준다는 요즘 말도 지니씨에겐 통하지 않습니다.
13:50코드 꽂는 것에만 한참이 걸리는데요.
14:01사물을 구별하는 건 어찌어찌 하지만 사용하는 건 천지차이.
14:07태어날 때부터 겪었던 일인데 여전히 헤매는 중입니다.
14:15좀 이럴 때는 좀 난감해요. 자주 해서 익숙하긴 한데 이럴 때 보면 되게 좀 난감해요.
14:27한참 후에야 주방에선 지니씨. 요리를 잘하는 편은 아닌데요.
14:33잘 보이지 않다 보니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14:37저희가 아직 저희 지금 밥은 먹으려고 지금
14:48제가 할 줄 아는 요리가 별도 없어서
14:53김치찌개 끓여서 남편이랑 같이 먹으려고 지금 준비했습니다.
15:03주부구단처럼 칼질도 빨리 하고 싶은데
15:09칼을 잡아본 지 얼마 안 됐다는 지니씨.
15:14눈이 안 보이다 보니까
15:16눈이 안 보이면서 자를 때 되게 우울해거든요.
15:23칼에 대한 상처가 있어 칼만 봐도 손을 바들바들 떨 정도였죠.
15:28엄마가 한 4분 정도 3분 정도 바뀌셨는데
15:38그 분 중에 한 분께서 저한테 칼을 미시는 바람에
15:45제가 그때부터 제가 이 칼에 대한 무서움이 생겼어요.
15:53칼을 좀 멀리 했었어요 그때.
15:57뾰족한 것도 싫어하고 그랬었는데
16:01지금은 이렇게 감사하게 많이 회복이 돼서.
16:08잘 보이지 않아 천천히 밥을 먹는 지니씨에게 칼을 들이밀던 새엄마.
16:18어디에도 기댈 곳은 없었는데요.
16:22결국 20대 초반 집을 나와 노숙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16:29아픈 상처를 극복하게 해준 건 남편의 밥을 차려주고 싶은 사랑이었죠.
16:34그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민망합니다.
16:41이 물 조절이 생명인데
16:43제가 분량을 많이 못 맞추다 보니까
16:50가끔 이렇게 라면 끓일 때도
16:52물이 막 한강처럼 될 때도 있고
16:56그때 좀 당황스러워요.
17:00봉아 봉아 밥 먹자.
17:07지니씨가 만든 김치찌개를 제일 좋아한다는 성호씨.
17:11김찌개가 좀 많이 됐어.
17:15그런데 영 기운이 없어 보입니다.
17:18마라 먹을래요?
17:19겨우 비집고 의자에 앉아 보는데요.
17:38아니 공간이 적응이 안 돼.
17:40양이 엄청 많네.
17:47김치찌개 좋아하니까.
17:51좀 어때요?
17:53고마워.
17:56아내 정성을 봐서 한술 떠보는데요.
17:59진짜 맛있어.
18:01실은 말할 힘도 없는 성호씨.
18:10지니씨도 어딘가 불편해 보입니다.
18:14당장 의자를 살 돈도
18:16의자를 둘 자리도 없는데요.
18:19이런 아내를 보는 성호씨 마음도
18:21편할 리 없죠.
18:23다리 아프나?
18:24괜찮아요.
18:25바꿔 앉을까?
18:26아니.
18:27봉에 앉으면 뭐.
18:28네.
18:29앉어.
18:30아니 아니 아니.
18:31내가 여기 앉아서 먹을게.
18:34천천히.
18:35천천히.
18:36앉어.
18:37아니 아니.
18:38앉아.
18:39앉아서 먹어.
18:40앉아.
18:41화장실 갈 거야.
18:43혈압약 때문에.
18:45그걸 먹으면 화장실 한 10번은 간 거 같아요.
18:49여름만 되면 더 기력이 달린다는데요.
18:53고혈압은 더 괴롭게 합니다.
18:56밥 먹으면 좋은데.
18:59밥도 못 먹고 누워버렸는데요.
19:03결국 혼자 밥상을 지키는 지니씨.
19:08여름만 되면 입맛이 되게 엽사하거든요.
19:12안 먹을 때도 많고.
19:14그래서.
19:18저만 먹을 때가 많은데.
19:21저도.
19:23저 혼자 먹긴 되게 미안하죠.
19:25오빠는 굶고 있는데.
19:27저만 먹으니까.
19:31좋아하는 김치찌개를 언제 한 그릇 뚝딱 비울 수 있을지.
19:36햇볕 한 줌도 곁을 내주지 않는 쓸쓸한 식사입니다.
19:40남편이 걱정되는 지니씨.
19:46여름만 되면 진짜.
19:50뇌에 염증이 생겨서.
19:51그 염증으로 인해서.
19:52물이.
19:53뇌를 이렇게 채운 거죠.
19:54그러다 보니까.
19:55좀 머리가 무거워서.
19:56이제.
19:57보행도 잘 못하고.
19:58네.
19:59그렇다고 하더라고요.
20:00네.
20:01그렇다고 하더라고요.
20:02치료는 완전히 안 되는 건가요?
20:03아칭은.
20:04뭐.
20:05될 수는 있는데.
20:06저희가 감당할 수 없는 병원비가 나오더라고요.
20:10이렇게.
20:11수술을 받으면.
20:12네.
20:13좀.
20:14병원비가.
20:15많이.
20:16나온다고 해서.
20:17네.
20:18못하고 있었죠.
20:20병원비 같은 경우는.
20:21그.
20:22의료 수급이 안 된다고 해서.
20:26예.
20:27치료 Tú налib 팡 끝나고.
20:28나중에 ranib Rusia를 받으면.
20:29네.
20:30좀.
20:31병원비가.
20:32많이.
20:33나온다고 해서.
20:37네.
20:38그리고.
20:39못하고 있었죠.
20:43병원비 같은 경우는.
20:46의료 수급이 안된다고 해서.
20:51예.
20:52치료해 주면 싶은데
20:56병원비가 안 돼서
20:59주물로 주거나
21:02약으로 마사지해 주거나
21:06그거 밖에는 저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요.
21:15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나오는데요.
21:20길에서 생활했던 진희 씨를 처음 웃게 해줬던 사람.
21:31상처투성이었던 성호 씨였죠.
21:35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그때
21:37길에서 만난 두 사람은 부부가 됐습니다.
21:43맞추란 게 24, 25살 그때 적절한 나이에 해서
21:49돌고 돌다가 여기 서울역을 위해왔어요.
21:56이렇게 살아보려고 이것저것 다 다녀봤는데
22:00제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22:04받아주질 않더라고요.
22:06받아주질 않아서
22:09최종 종착역이 서울역이었어요.
22:13한 건설업체에서 지원해준 덕분에
22:27결혼식도 올릴 수 있었는데요.
22:29쪽방촌에서 새 삶을 시작한 부부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22:33거리에서 쪽방촌으로 옥탑방을 거쳐 반지하로
22:408년째 서로를 보듬어주며 지내고 있습니다.
22:43며칠 뒤
22:51오늘은 서울역 봉사를 하는 날
22:55벌써 5년째 하고 있는데요.
22:59노숙인들에게 무료로 간식과 담요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23:03여기에서 지냈던 시절이 선명한데요.
23:31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요?
23:36저도 똑같은 상황을 한동안은 했었어요.
23:41저분들 보면 매처롭고 안타깝고
23:44제가 그전에 겪었던 일도 다시 상기되는 것 같고
23:48회상되는 것 같고
23:50마음이 아프죠.
23:53저분들이 저희가 드리는 이 작은 물질로 인해서
23:57힘을 얻으셔서 다시 회복하셨으면 좋겠어요.
24:04밥을 얻어먹던 시절을 지나 이제 나눠주게 된 두 사람.
24:09어쩌면 서로를 만났기 때문에 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24:14봉사는 늦은 밤까지 계속되는데요.
24:16다시는 이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24:27이곳을 찾을 때마다 삶의 의지를 더 붙들어매게 됩니다.
24:31다음 날
24:36기도하는 심정으로 병원을 찾은 두 사람
24:40진희 씨의 눈검진을 위해서인데요.
24:42떨리기도 하고
24:44예전보다 또 안 좋았을까 봐
24:49걱정도 되게
24:51어저께 잠을 좀 설쳤어요.
24:55그래서 지금도 되게 가슴이 딱 뛰는데
24:59많이 미안해요.
25:04제가 부족하니까
25:05제가 부족하니까 고쳐주지도 못하고
25:09병원 데리고 가야 되는데
25:12너무 부족해서 제가 고쳐주지도 못하고
25:15밝은 광명이라도 볼 수 있다면
25:18그러면 좋겠어요.
25:20많은 거 안 바라고
25:21그냥
25:22보통 사람들 정도만
25:24덩달아 떨리는 성호 씨
25:29무려 6년 만에 찾은 안과인데요.
25:32병원비도 부담이 됐지만
25:44일부러 찾지 않았는데요.
25:46혹시 나쁜 결과가 나올까 봐 두려웠습니다.
25:52엄청난 용기를 내서 온 건데요.
25:54그래서 더 긴장됩니다.
25:56그냥 정면만 봐주세요.
25:57결과가 어떨지 궁금한데요.
26:18이렇게
26:19우선 제일 먼저
26:21병명이 사시가 있고
26:25사시
26:27그다음에
26:27안구진탕이라고 눈이 좀 떨어요.
26:31떨고
26:32입이 바짝 마르는 성호 씨
26:35지금 이 오른쪽에
26:38막막 사진 찍은 시신경이
26:41위축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26:44그러니까 신경이 좀 말랐다는 얘기지.
26:47좋아질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26:49좋아질 가능성은 힘든 것 같아요.
26:54뭐 세상 일은 모르니까.
26:56저희 집사람이 진단을 받았을 때
27:00그때도 교수님이 그러셨대요.
27:03몇 십 년 후에 의술이 좋아지면 봅시다.
27:06그래서 지금 다시 찾아왔는데
27:08지금도 고치를 감안하고
27:09그런데 뭐 아직은 그 시기까지는
27:12아직은 아닌 것 같고
27:14이 시신경도 보면 중추신경입니다.
27:18머리에서 다 나오는 신경들이거든요.
27:20그 중추신경은
27:22한 번 저렇게 마르면
27:24회복이 안 됩니다.
27:27우리가 왜 하반신 마비라든지
27:30이런 다 그게 중추신경이거든.
27:32머리에서 나오는 신경들이 돼 놓으니까
27:35이거는 한 번 망가지면
27:37회복이 안 되죠.
27:40그러니까 저게 이제
27:40더 위축이라 시신경이
27:43위축이라든지
27:45막막 변성이 더 심해진다.
27:48그러면은
27:49뭐 최악의 경우는
27:52실명할 수도 있다라고
27:54얘기할 수는 있겠죠.
27:56신랏같은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28:07지금 진희씨의 머리를 스치는 건
28:10그날의 다짐인데요.
28:11저희 결혼식 때
28:17이렇게 맹세했거든요.
28:20신랑은
28:21아니 저희 오빠는
28:22저희 동이 돼주고
28:23저는 신랑 오빠의
28:25다리가 돼준
28:26기로 소약을 했거든요.
28:29제가
28:30저희 남편이
28:32다리가 불편하다 보니까
28:33제가
28:35제가 잡아주고 해야 되는데
28:38제가
28:41만약에
28:42여기서 더
28:44안 보이면
28:45내가 아닌
28:48남편 걱정이 앞서
28:49눈물이 흐릅니다.
28:53어떻게
28:53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28:54모르겠어요.
28:55그냥 좀 마음이
28:56착잡하고 안 좋습니다.
28:58수술로도 고칠 수 없다는
29:00희망고문이었지만
29:09포기하지 않았던
29:10두 사람
29:10이런 결과라니
29:13하늘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29:22다시 길 위로 나온
29:24성호씨와 진희씨
29:26두 사람에게
29:27의미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29:30절망이 덮칠 땐
29:32더 절망했던 시절을
29:34떠올려보는 것
29:35부부가 맨 처음
29:37시작했던
29:38쪽방촌인데요.
29:41사람 한 명
29:42누울 자리도
29:43겨우 나오는
29:44말 그대로 쪽방
29:45고달픔을
29:47함께했던 이가
29:48여전히
29:49내 옆에 있습니다.
29:50예전에 신혼
29:57처음
29:58생활했던 곳입니다.
30:02근데 여기 누가
30:03지금 사시는 것 같았네요.
30:05네 저희
30:05다행히도 아는
30:08형님께서
30:09여기
30:09거주하고 계시네요.
30:12아 여기서
30:12신혼집
30:14시작하셨어요?
30:14이런 조그만
30:17조그만 방에서부터
30:19시작을 했습니다.
30:21어떻게 저희가
30:22이런 데서 살았을까
30:23하는
30:24시작을 어떻게 이렇게
30:26햇빛도 안 들어오고
30:29덥기도 하고
30:31습하기도 한
30:32그런 곳에서
30:33저희가 어떻게
30:34견뎌냈나
30:35그런 생각이 드네요.
30:37아니 그때는
30:38이랬는지
30:39몰랐는데
30:40지금은
30:42좀 지나고
30:42좀
30:43가난하면
30:48사랑이
30:49창문으로
30:49도망간다던데
30:51모진 바람에도
30:52두 사람의 창문은
30:54견고하기만 했습니다.
30:55쪽방촌 시절
31:03데이트했던
31:03계단에
31:04오랜만에
31:05앉아보는데요.
31:06여기 여기
31:07여기
31:07거가
31:08이상한 게 없어
31:10옛날 모습 그대로
31:11다른 동네는 다
31:16변해가는데
31:17아 여기만
31:19멈춰있는 것 같아요.
31:20시간이 멈춘
31:21동네 같아요.
31:21모든 게
31:25그대로인
31:26쪽방촌 동네
31:27두 사람만
31:28달라져서
31:29다시 찾았습니다.
31:32앞으로 어떻게
31:33살고 싶다라는
31:33계획 같은
31:34있으세요?
31:35발전하고
31:36싶어요.
31:37발전하고
31:38싶습니다.
31:39앞으로에 대한
31:40미래에 대한
31:41생각을 못
31:41했었는데
31:42이제 저는
31:43결혼을 해서
31:44저희 집사람이
31:44있잖아요.
31:46그렇다 보니까
31:46이 사람이
31:47있음으로 해서
31:48조금 더
31:49발전
31:50발전되는 삶을
31:51살아야겠죠.
31:53제자리 걸음을
31:54걸으면 안 되겠죠.
31:55발전하는 사람이
31:56되고 싶습니다.
31:58남들처럼은
31:59아니더라도
32:01남들처럼
32:02살아가려고
32:03신용을
32:04한번
32:05해보고 싶어요.
32:06너무
32:07네.
32:09우리
32:10노력하면서
32:12열심히 살자.
32:13좋은 삶을
32:15살아야지.
32:16글쎄요.
32:17세상
32:17좋은 것들
32:19많잖아요.
32:19아름다운 것들
32:20많은데
32:21집사람
32:21시력이
32:22안 좋으니까
32:23정확하게
32:24볼 수도 없고
32:25아름다운
32:27것을
32:28읽길 수도
32:29없고
32:29그렇다 보니까
32:30많이
32:31의술이
32:32좋아져서
32:32저희 집사람이
32:33좋은 세상을
32:34받습니다.
32:39인생은
32:40길과
32:40같다는
32:41흔한 말.
32:42그런데
32:43두 사람의
32:43길은
32:44예사로운
32:45길이
32:45아니었습니다.
32:47춥고
32:47배고픔을
32:48온몸으로
32:49맞이해야 하는
32:50험난한
32:50오르막길.
32:52그 길에서
32:52한 약속을
32:53잊지 않았는데요.
32:56함께 걷는 한
32:57이 걸음은
32:58멈추지 않을 겁니다.
33:00도심에서
33:11제법 떨어진
33:25새소리로
33:26새소리로 가득한
33:26숲속의 파란
33:27지붕집
33:28용일씨가
33:29사는
33:29집입니다.
33:35아침
33:366시면
33:36그의
33:37하루는
33:37시작되는데요.
33:41이뻐
33:42잘
33:42잤어?
33:45인사성
33:46하나는
33:471등인
33:47용일씨.
33:49이뻐요?
33:49응.
33:50잘
33:50잤어.
33:51이거
33:51순돌이.
33:52순돌이예요?
33:54네.
33:55왜 순돌이
33:56다르지?
33:57말 잘
33:57들었어.
33:58까치.
34:00까치에요?
34:01까치.
34:02까치
34:02까치
34:03생겼어.
34:04늘
34:05정해진
34:06일을
34:06순서대로
34:07한다는
34:07용일씨.
34:14지극
34:15정성
34:15돌보는
34:15게
34:16있다
34:16는데요.
34:16뭐예요?
34:22호박.
34:24직접
34:24심으신 거예요?
34:26먹으세요.
34:30호박을
34:31누가
34:31좋아해요?
34:32아빠.
34:34아버님이
34:35호박을
34:36좋아하세요?
34:36네.
34:37오직
34:38한 사람을
34:38위해
34:39움직이는
34:39따뜻한
34:40마음.
34:41빨리
34:42드리고
34:42싶어서
34:42인지
34:43덜
34:43자란
34:44상추를
34:44따는데요.
34:45그 성급한
34:46정성이
34:47예쁩니다.
34:50용일씨를
34:50태어나게
34:51해주고
34:51착한
34:52사람으로
34:52키워준
34:53사람.
34:54아버지
34:54한선씨
34:54입니다.
35:00한선씨가
35:01일어나면
35:02용일씨는
35:02더
35:03바빠지는데요.
35:09한두 번
35:10해본
35:10손길이
35:11아니죠.
35:15혼자서
35:17거동이
35:17불편한
35:18한선씨.
35:27아버지의
35:28말도
35:29찰떡같이
35:30알아듣죠.
35:30독학으로
35:47공부를
35:48다 깨어칠
35:48만큼
35:49명민한
35:49한선씨.
35:51그에게
35:51용일씨는
35:52물가에
35:53내놓은
35:53아이
35:53같은데요.
35:54아기
35:56아기
35:56아기
35:58아기
35:59아기
35:59아버지의
36:02걱정과
36:02달리
36:03용일씨는
36:04꽤
36:04야무진
36:05사람입니다.
36:08화난
36:08미소는
36:09아버지의
36:10말처럼
36:10아이
36:10같죠.
36:12느린
36:13것
36:13같지만
36:13어느새
36:14밥상을
36:14차려내는
36:15곰살
36:15맞은
36:16아들.
36:21아기
36:22아기
36:22아기
36:23아기
36:23아기
36:24아기
36:25아기
36:2610년 전만 해도
36:27손을 사용하는 데
36:28무리가 없었던
36:29한선씨.
36:31이제는 용일씨가 아니면
36:32혼자서 밥을 뜨지 못합니다.
36:35알기� Tory
36:36Thirty
36:37–
36:40일
36:42국가
36:45아기
36:47아문
36:48흑
36:49이
36:51아기
36:51아기
36:52島
36:52하고
36:54나도
36:54희한
36:56은
36:56괜찮은
36:57는지
36:58희한
36:59estava
37:00오페로
37:01뭐
37:02눕ov
37:036년 전 신경을 누르는 목뼈 때문에 수술을 했는데요.
37:17우연인지 그때부터 신체활동이 더 둔해졌습니다.
37:22그래도 아들이 이렇게 옆에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37:29집안살림을 곧잘하는 용일씨.
37:33말 그대로 가정교육을 잘 받았습니다.
37:36이때까지.
37:42어느새 어른이 된 용일씨는 아버지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데요.
38:06집안에서 이동을 할 땐 휠체어가 꼭 있어야 합니다.
38:15아버지를 씻겨주는 것도 용일씨의 목.
38:26물 온도까지 맞추는 섬세한 아들입니다.
38:30아기 세수시키듯이 조심스레 아버지를 씻겨주는 용일씨.
38:37용일씨가 아기였을 땐 아버지도 이렇게 해줬겠죠.
38:42용일씨가 없었다면 얼마나 더 힘들지.
39:00그런데 요즘 한선씨를 더 괴롭게 하는 게 있습니다.
39:13용일씨가 아기세한 아들입니다.
39:15용일씨가 아기세한 아들입니다.
39:19용일씨가 아기세한 아들.
39:23연혁상석umbraki가 아기세한 아들 이동붐.
39:26� organise palace.
39:37아기세한 아들입니다.
39:44으
39:46으
39:48으
39:50으
39:52으
39:54으
39:56으
39:58잘 간다
40:00네 다녀오겠습니다
40:02네 다녀오겠습니다
40:04잘 갔다 오세요
40:06네 잘하고
40:08혼자 외출하는 아들이 걱정되는데요
40:10잘하고 와
40:12네
40:14집으로 곧장 오게
40:16네
40:18집으로 곧장 와서 아빠 캬 와야지
40:20네
40:22잠시 후
40:24장애인 보호작업장에 도착한 용일씨
40:28작년 봄부터 다니고 있는데요
40:32이런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드나 봅니다
40:36사실 크게 돈벌이가 되는 건 아닌데요
40:40용일씨에겐 출근하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40:46일하시는 건 좀 어떠세요
40:52재밌어요
40:54먹을 거 아빠 사드리려고
40:56아버지 사드리려고요 먹을 거
40:58네
41:00작업장에서도 성실하기로 소문난 용일씨
41:04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낄 정도로 자존감도 올라왔습니다
41:08안 펴지면 소금이 굳어갖고 망치를 때려야 돼요
41:14다 굳어갖고 접대서 딱딱 때려서 손으로
41:16아 이거 중요한 일이네요
41:18그러면
41:19중요한 일이죠 이건
41:20쉬운 일이야 어려운 일이에요
41:22아 쉬운 일이 아니에요
41:23네
41:24이게 흙이에요 흙을 펴갖고서
41:26이렇게 콱콱 거기 담는 거예요
41:27그 열로만 쓰거든요
41:29일이 더 많으면 좋을 텐데
41:32그러지 못해서 아쉬울 뿐이죠
41:37해질 무렵이면 용일씨는 긴장이 되는데요
41:41오늘은 잘 넘어가야 하는데 자신 없어 보입니다
41:51욕
42:03욕
42:06욕
42:08욕
42:09욕
42:10욕
42:11욕
42:1213년.
42:16홀쎄는데 난
42:17오쎄나 오쎄나 오쎄나니고 얼마야.
42:26꿀먹은 벙어리가 된 용일씨.
42:29매일 하는 공부인데도 늘 새롭기만 합니다.
42:38아버진 포기하지 않습니다.
42:41아드니와 이 왕은
42:431, 1, 또 하나는
42:472, 1,
42:51엉망이 있다가
42:54금방 까먹어요.
42:58길 찾아놓은 건 잘 찾아와요.
42:59길이 어딘지.
43:02아드니 길은 잘 찾아요?
43:03네.
43:06내가 끝까지 잘 죽은 줄 거 아냐.
43:09끝까지 내가 몇 살 다 죽은 줄.
43:14나 죽은 줄.
43:16이렇게 놔주면 어때요?
43:20그게 싫을 거 아냐.
43:24여전히 제자리인 용일씨.
43:42언젠가 혼자 남겨질 아들 생각에
43:55아버지의 마음이 무겁습니다.
43:56다음날
44:09아버지와 아들도 함께할 날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44:18아까운 오늘도 꼭 붙어있는데요.
44:21짧아서 서러운 꽃들의 인생.
44:30이게 꽃이지냐.
44:33잠시 자리를 뜨는 용일씨.
44:35들꽃을 꺾는데요.
44:43금세 작은 꽃다발이 만들어집니다.
44:50갑자기 꽃은 왜 따는 거예요?
44:52아빠가 갖다 달라고.
44:56아버지는 평생 아들만을 향해 있는데요.
45:03아빠 선물이에요.
45:05선물.
45:06선물.
45:06선물.
45:07선물.
45:07선물.
45:08선물.
45:09선물.
45:09선물.
45:10선물.
45:10선물.
45:11선물.
45:11선물.
45:12선물.
45:12선물.
45:13선물.
45:15선물.
45:16선물.
45:17선물.
45:18선물.
45:19선물.
45:20선물.
45:21선물.
45:22선물.
45:23선물.
45:24선물.
45:25선물.
45:26선물.
45:27선물.
45:28선물.
45:29선물.
45:30선물.
45:31선물.
45:32선물.
45:33선물.
45:34선물.
45:35선물.
45:36선물.
45:37선물.
45:38선물.
45:39선물.
45:40선물.
45:41선물.
45:42선물.
45:43오늘도 아버지의 말씀은 버릴 게 하나 없는데요.
45:51이 인연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46:19오직 서로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했죠.
46:23그 우직함엔 살아가는 힘이 됐는데요.
46:27불평불만이 넘치는 세상에서도 고운 마음을 품고 살았던 두 사람.
46:32아들은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이 제일 좋습니다.
46:44현재 성우 씨의 달인은 치료가 시급한데요.
46:49치료비가 엄두가 나질 않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46:54언제 실명해도 이상하지 않은 진희 씨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는데요.
46:59지금 여러분의 전화 한 통이 부부에게 큰 힘이 됩니다.
47:03두 사람이 서로에게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작은 온정을 베풀어주세요.
47:09소나무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47:11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47:14고맙습니다.
47:16고맙습니다.
47:20고맙습니다.
47:22한글자막 by 한효정
추천
1:26:19
|
다음 순서
1:00:29
1:06:39
1:00:52
1:01:44
39:29
1:05:30
1:00:22
1:05:31
1:06:35
1:04:51
1:02:34
56:56
1:09:37
1:09:41
1: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