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로 버틴 반지하…폭우에 또 침수 피해

[앵커]
반지하촌은 또 잠겼습니다.

굵어지는 빗소리를 못 들을까 밖에 우산까지 펴 놓고 잤다는데 불안한 주민들의 신경은 곤두서고 있습니다.

송진섭 기자입니다.

[기자]
거실 바닥에 흥건하게 고인 물.

바닥의 카펫과 가전제품까지 흠뻑 젖었습니다.

오늘 새벽 경기 고양시에 시간당 최대 24mm의 장대비가 쏟아지자 집에 물이 들어찬 겁니다.

지은 지 4년밖에 안 된 신축 빌라이지만, 반지하다 보니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침수 피해 주민]
"새벽 3시에 화장실 가고 싶어서 안방 문을 여니까 이 바닥이 다 물바다가 돼 있는 거예요. 계속 퍼내도 끝없이 물은 흘러오니까."

출동한 소방대원들과 함께 두 시간 넘게 물을 퍼냈지만, 지금도 물이 새어 나옵니다.

아직도 거실 바닥에서 빗물이 올라오다 보니 이렇게 수건을 대 놓으셨는데요.

수건을 짜보니, 빗물이 쏟아집니다.

어젯밤 내린 비로 침수 피해를 입은 반지하 주택은 고양시에서만 4곳.

[침수 피해 주민]
"계속 고민하면서 잠을 못 자고 그랬는데. 제가 기초수급자로서 이 집에 들어왔는데 이사비는 어디서 또 나서 이사를 가겠습니까."

지대가 낮아 상습 침수 지역인 서울 관악구 주민들도 어젯밤 잠을 설쳤습니다.

자다가 굵어지는 빗소리를 미처 못 들을까 문밖에 우산을 펴놓기도 했습니다.

[반지하 주민]
"새벽에 비가 많이 올까 우산이라도 우선 세워놓은 거예요. 비가 얼마나 오는가 소리도 들리고. 작년처럼 비가 많이 왔으면 아마도 힘들었죠."

모래주머니와 물막이판 양수기까지 동원해보지만, 반지하 주택 주민들은 빗소리가 들릴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송진섭입니다.

영상취재: 최혁철 김래범
영상편집: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