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거리 덮었던 낙엽…돈 되거나 돈 쓰거나
  • 작년


[앵커]
저번 주 배수구를 막은 낙엽 때문에 도로가 물바다가 됐던 일 기억하시죠.

볼 때야 좋지만 낙엽 치우는 것도 분명 큰 일입니다.

이 많은 낙엽 모아서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했는데 오늘 현장카메라는 낙엽이 지고 난 뒷 이야기를 따라가 봤습니다.

장하얀 기자입니다.

[기자]
가을철 거리 곳곳을 물들이는 단풍 참 예쁘죠.

그런데 떨어지고 난 뒤에는 처치곤란 애물단지가 된다고 합니다.

매년 수많은 낙엽은 어디로 가는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은행잎이 점령한 거리는 노란빛으로 가득합니다.

환경미화원들이 100리터 큼지막한 자루에 낙엽을 가득 담습니다.

[현장음]
"하나 둘 셋."

송파구에서만 가을철에 치우는 낙엽은 6백 톤이 넘습니다.

쌀쌀한 날씨에도 무거운 낙엽자루를 옮기다보면 몸은 금세 땀범벅이 됩니다.

[전동진/ 송파구 환경미화원] (땀흘린 얼굴 클로즈)
"100리터 짜리에 20~25kg 됩니다. 허리는 아프죠."

깨진 병같은 위험한 물건이 섞여있으면 부상을 당하기도 합니다.

[이귀정 / 송파구 환경미화원]
"낙엽 속에 병이 깨진 거라든가 음식물 쓰레기가 많아요. 작업하다 보면 손을 다치는 경우가 있거든요."

수거된 낙엽은 쓰레기선별장으로 옮겨져 분리 과정을 거칩니다.

수작업으로 쓰레기를 골라내는데, 담뱃갑에 패트병, 비닐 같은 생활 쓰레기가 한가득입니다.

[유희봉 / 종로구 청소행정과]
"박스나 담뱃갑, 유리병, 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도로에 버리는 쓰레기 있잖아요."

이러다보니 절반은 고스란히 소각장으로 보내집니다.

[최성구 / 종로구 청소행정과 반장]
"(소각) 예산이 엄청 비싸요. 1톤에 20만 원 가까이. 1천 톤이라고 생각했을 때 돈이 엄청나죠."

버리는 게 일이고 돈이지만, 유용하게 쓰는 곳들이 있습니다.

배에서 내린 트럭이 낙엽을 길에 뿌립니다.

길은 가을의 정취로 물들고 방문객들은 신이 났습니다.

송파구는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은행잎 20톤씩을 무료로 남이섬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소각비용을 아끼고, 관람객도 끌어모으는1석 2조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손채연 / 서울 성동구] 
"(소각에)국고 낭비할 필요 없이 사람들이 즐길 수 있잖아요.
정말 동심으로 돌아가서 즐겼어요."

낙엽을 비료로 쓰는 농가도 있습니다.

오늘 하루에만 낙엽 20톤이 들어왔는데요. 2년간의 발효 과정을 거친 뒤 비료로 사용됩니다.

유기물이 다량 함유돼 있고 분뇨와 달리 불쾌한 냄새가 없어 인기입니다.

[길인성 / 인삼 농가 관계자]
"(낙엽비료를 쓰면) 보습력이 엄청 좋아진다. 토양이 건전해진다. 도시에서 온 거기 때문에 쓰레기가 많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혀 그런 문제가 없어서 너무 좋습니다."

하지만 걸림돌도 적지 않습니다.

모으고 분류하는 것도, 옮기는 것도 돈이 들다보니 재활용을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A구청 관계자]
"작년에는 (재활용) 했었는데 쓰레기가 같이 있으니까 선별해야 하니까 행정 낭비가 너무 심하고 실효성이 없어서 올해는 안 하는 걸로 정했다고."

울긋불긋 멋진 풍경을 선사하지만, 땅에 떨어지면 처치곤란한 낙엽들.

쓰레기로 남을지, 자원으로 재탄생할지 우리 모두의 노력에 달렸습니다.

현장카메라 장하얀입니다.

영상취재: 한일웅 장명석 이락균
영상편집: 최동훈


장하얀 기자 jwhit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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