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맹정음' 문화재 지정…가치 재조명

  • 3년 전
◀ 앵커 ▶

약 백 년 전 일제시대에 한 선각자가 눈이 안 보이는 사람들을 위해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만들었습니다.

국내 최초의 6점식 한글 점자로 최근에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는데, 한글만큼이나 과학적이고 배우기가가 편해 100년 세월 동안 거의 원형 그대로 쓰인다고 합니다.

얼마나 신통한지 박성원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 리포트 ▶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특수학교인 인천 혜광학교.

학생들을 이끌어주는 건 선생님들의 남다른 열정과 손끝에 전해지는 점자의 촉감입니다.

[한 도미니크]
"(점자가) 안 보이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공부를 잘 하고 싶고 대학도 가고 싶고…"

시야가 흐릿해져가는 8살 어린이도 작은 손을 움직이며 세상을 배워갑니다.

"따뜻한…남쪽…나라로…"

## 광고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를 통한 교육의 길을 열어준 건 지난 1926년 반포된 국내 최초 '6점식'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

송암 박두성 선생이 일제 시대 시각 장애가 있는 조선인들에게 일본어 점자를 가르치던 중 한글 점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수년간 연구 끝에 만들어 낸 겁니다.

모두 64가지 조합으로 구성된 훈맹정음은 초성 자음과 받침이 같을 경우 점 찍는 위치만 바꾸는 식으로 암기 부담을 줄였고, 일부 글자는 약자로 만들어 압축 표현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독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자주 쓰는 말은 별도의 배열 체계를 갖추는 등 쉽게 배우고 효율적으로 뜻을 전달할 수 있어 100년 가까이 거의 원형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석주/인천 혜광학교 교장]
"(시각장애인들의)문맹을 퇴치하셨습니다. 삶의 미래를 한글 점자를 통해서 만들어갈 수 있는(기회가 생겼습니다.)"

최근 문화재청이 훈맹정음 관련 유물을 국가 등록문화재로 지정한 가운데, 인천시도 2022년 개관하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 상설 전시관을 조성할 방침이어서, 훈맹정음의 가치와 그 창안자인 박두성 선생의 발자취도 다시금 조명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박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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