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호소인”으로 사과한 이해찬

  • 4년 전


■ 방송 : 채널A 뉴스 TOP10 (17:50~19:20)
■ 방송일 : 2020년 7월 15일 (수요일)
■ 진행 : 김종석 앵커
■ 출연 : 김태현 변호사,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 하종대 보도본부 선임기자, 김종욱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외래교수

[김종석 앵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공개적으로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던 이해찬 대표가 오늘 의혹 제기 5일 만에 공식적으로 사과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종욱 교수님, 오늘은 이해찬 대표가 바짝 자세를 낮췄습니다.

[김종욱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외래교수]
제가 볼 때는 이 문제에 대해서 진실을 규명해라, 진실을 규명하지 않게 된다면 굉장히 큰 문제가 있을 거라고 하는 여론이 비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 적어도 서울시장이라는 후보를 공천했던 민주당의 당 대표가 공식적으로 나와서 사과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측면에서 당 대표가 사과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생각이 봅니다.

[김종석]
그런데 이해찬 대표는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이라는 단어를 세 차례나 강조했습니다. 이 단어는 청와대부터 민주당 여성 의원들 그리고 서울시에서도 두루 쓰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을 하는 이유가 집권 여당의 책임을 낮추기 위한 것 아니냐, 그런 생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
오늘 이해찬 대표가 통절한 사과를 한다고 했는데요. 그 앞에 ‘피해 호소인’이라는 단어가 있으니까 피해자 측에서 이것을 진심에서 나오는 사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해찬 대표뿐만 아니라 당의 다른 의원들, 서울시에서도 쓰고 있죠. 청와대도 ‘피해 호소인’이라고 씁니다. 사실 용어 자체가 프레임 아니겠습니까. ‘피해 호소인’이라는 용어에 담긴 뉘앙스는 피해를 호소는 하고 있는데 그 피해가 현실인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박원순 시장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걸 입증할 수 없다. 결국 이 문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로 추정되는 사람과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만 있다. 이런 프레임을 여당 쪽에서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종석]
이런 어정쩡한 표현이 피해자 중심주의에 대해서 어긋난다는 지적도 꽤 많습니다. 화면에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여론, 진상조사 필요하다는 게 절반이 넘습니다. 김 변호사님,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야기한, 서울시가 어떻게 자체 진상조사를 하냐. 야당에서는 진상규명을 특검하자는 이야기인가요?

[김태현 변호사]
그런 이야기 나오죠. 아마 야당은 국정조사 카드도 꺼낼 수 있을 거예요. 국정조사, 안 받으면 수에서 밀리기 때문에 야당이 어떻게 할 방법은 없어요. 다만 명분은 야당 쪽에 있다는 거죠. 상당히 많은 수의 국민들이 진상조사를 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더군다나 대부분의 여론조사를 보면 20대 여성 중에서 현 정부 지지층이 많다고 합니다. 현 정부를 많이 지지하는 20대 여성층에서도 거의 80%에 가까운 분들이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으로 비서에게 고소를 당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걸 민주당이 어떻게 막습니까. 문제는 민주당에서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어떻게 세우냐는 건데 피해자라는 말도 못합니다. 피해 호소인. 이게 집권 여당으로서의 자세가 맞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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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텍스트는 실제 토크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전체 토크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정리=호현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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