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들 잠든 새벽…갑작스러운 불에 1명 사망·11명 실종

  • 4년 전
◀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아침 제주 서쪽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 대청호에 불이나면서 한 명이 숨지고 11명은 실종 상태입니다.

새벽 시간 선원들이 모두 잠든 상태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먼저, 제주를 연결해서 화재 발생부터 수색 상황까지 알아보겠습니다.

박성동 기자, 지금도 야간 수색이 진행 중인 거죠?

◀ 기자 ▶

네, 해가 졌지만 해경은 조명탄을 쏘아가며 야간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현장에는 해경과 해군에서 급파한 헬기 11대와 경비함정, 민간어선 등 22척이 수색을 돕고 있는데요.

하지만 현장에 3미터 가까운 높은 파도가 이는 데다, 수심이 82미터로 깊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고 어선에는 한국인 6명과 베트남인 6명 등 선원 12명이 타고 있었는데요.

오늘 오전 10시 20분쯤, 사고지점에서 7km 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60살 한국인 선원 김 모씨가 발견됐습니다.

이미 호흡과 맥박이 없었던 김씨는 병원 이송 과정에서 숨졌습니다.

발견 당시 김씨는 구명 조끼 없이 속옷 차림으로 온 몸에 화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현재 배는 화재로 두 동강이 나서 선수 부분은 바다에 가라앉았고, 선미는 뒤집혀 해상에 뜬 채 표류하고 있는데요.

구조대원 세 명이 물에 들어가 침실이 있는 선미 내부를 수색 중인데, 화재로 격벽이 무너져 물이 차 있는 상태로 아직 실종자 11명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 앵커 ▶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대성호가 자체 신고를 못할 처지였던 거 같은데 화재 당시를 어떻게 추정하면 될까요?

◀ 기자 ▶

네, 대성호에서 불이 났다고 신고가 접수된 건 오늘 아침 7시5분쯤입니다.

대성호에서 8km 정도 떨어진 다른 선박이 연기를 보고 신고한 건데, 이때는 이미 불길이 걷잡을 수 없는 상태였던 걸로 추정되고요.

신고 한 시간 좀 지난 8시 15분에 해경 헬기가 도착했지만, 배 윗부분은 전소된 상태였고, 이어 9시 40분쯤 배가 뒤집혔습니다.

대성호는 오늘 새벽 3시쯤 인근 어선과 마지막 교신을 했고, 이어 새벽 4시 넘어 항적기록이 끊겨서, 이 때쯤 불이 났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대성호가 구조 신호도 보내지 못했던 점, 또 숨진 선원이 속옷 상태로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선원 모두 잠을 자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경은 내일 새벽까지를 구조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는데요.

현재 바다의 수온이 19도 정도여서, 사고발생 24시간이 지나면 생존률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해경은 선원들이 발견될 때까지 수색을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제주에서 MBC뉴스 박성동입니다.

(영상취재: 강흥주 / 제주)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