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동의 입을 틈도 없었다"…실종 선원들 인양

  • 4년 전
◀ 앵커 ▶

지난달 제주 차귀도 해상에서 침몰한 대성호의 실종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두 구의 인양이 완료됐습니다.

어제 먼저 인양된 시신은 베트남 선원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화재로 숨진 것으로 확인이 되면서, 당시 선원들이 잠을 자다가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이소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성호 선체 부근에서 발견된 시신을 싣고 경비정이 항구로 들어옵니다.

지문 채취 결과 베트남 실종 선원으로 추정됐습니다.

시신은 온몸이 불에 타 훼손이 심한 상태로, 비상시에 착용하는 구명조끼도 입고 있지 않았습니다.

[강현욱/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부검의]
"기도 안에 그을음이 많이 차 있고, 장기들도 선홍색으로 보이는데, 색조 변화를 보면 화재로 인한 사망이 맞습니다."

바닷속 시야가 나빠, 발견하고도 수습을 못했던 또다른 시신도 오늘 오후 인양됐습니다.

이들 시신은 어제 해군 무인 잠수정이 수심 82미터, 대성호 선수로 추정되는 물체로부터 5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했습니다.

대성호는 선수에 선실이 있는데다, 선원들이 잠을 자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여, 선수 부근에 실종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백학선/제주해양경찰서 경비안전과장]
"화재 동영상을 보더라도 절반, 두 동강이 나면서 침몰했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 유실돼 옆으로 떨어진 거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상입니다.

무인 잠수정이 사고 해역에 보름째 머물고 있지만, 수중 탐색은 사흘 밖에 못 했습니다.

겨울철 북서풍의 영향으로 조류가 급해져 수중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크기 때문입니다.

[허 룡/국립해양조사원 해양예보과장]
"(사고 해역 해저가) 뻘이나 사질로 돼 있거든요. 해저에서 물의 흐름이라든가 무인 잠수정의 거동에 의해서 뻘이나 이런 것들이 올라올 수가 있어요. 그래서 시정 거리가 굉장히 안 좋아질 겁니다."

장어잡잇배 대성호는 지난달 19일 새벽,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불길에 휩싸이면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시신으로 수습됐습니다.

구조당국은 남은 9명을 찾기 위해 수색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영상취재: 문홍종(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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