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맞은 3살 아이 숨져…유족 '의료 사고'

  • 5년 전
◀ 앵커 ▶

제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얼굴이 부어 입원한 3살배기가 항생제를 맞고 숨졌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맨 처음 항생제를 맞았을 때 심하게 구토했는데도 병원 측이 무시하고 계속 항생제를 놨다며 반발하고 있고, 병원 측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박성동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주 금요일 아침.

제주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해 있던 생후 25개월 된 장 모 군이 심장마비로 숨졌습니다.

항생제 주사를 맞은 지 1분도 안 돼 입술과 손발이 파랗게 변하며 몸이 굳었고, 급히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두 시간 뒤 사망했습니다.

[장 군 아버지]
"전날에도 너무 잘 놀았고…아이한테 왜 (하늘나라로) 갔는지 (알아내) 말해주고 싶어요."

숨지기 전날 아침, 장 군은 얼굴이 심하게 부어올랐습니다.

붓기가 심해지면서 입원을 했고 오전 11시 20분 첫 항생제 주사를 맞았습니다.

장 군의 부모는 첫 주사를 맞은 직후 장 군이 위액을 다 토해낼 만큼 심하게 구토했는데도, 담당 간호사가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저녁 8시 20분에는 두 번째 항생제를, 다음 날 아침 6시 반에 세 번째 항생제를 맞았는데, 세 번째 주사를 맞자마자 바로 변이 생겼다는 겁니다.

[장 군 아버지]
"아기라서 바늘이 들어가면 울고불고하니까 그렇다는 식으로 그분(간호사)이 얘기하니까, '그렇구나' 밖에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장 군에게 투여한 항생제는 세포탁심나트륨, 구토나 설사 부작용이 있는 약제입니다.

병원 측은 아이들에게 흔히 사용하는 약제로, 장 군이 구토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며 의료 사고 가능성을 부인했습니다.

[병원 관계자]
"간호기록이나 진료 차트나 의무 기록을 다 확인해도 (구토는) 전혀 없었던 내용이에요. (부모가) 간호사한테 얘기했으면 진료 과장님한테 보고를 하고 추가 처방을 받거나 항생제를 변경하든지 했을 겁니다."

경찰은 부검을 실시한 결과 지병이나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항생제가 사망 원인인지 확인하기 위해 약독물 정밀감정을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병원에서 진료기록부 등을 압수해 의료진의 과실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박성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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