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O3ohn) | kiwa LIVE presents

  • 6년 전
studio kiwa presents LIVE | 오존(O3ohn)

Set List:
“Somehow” (00:05)
“Seeyouin” (03:22)
“Thoms Piano” (7:26)

처음 오존의 음악을 접하고, 담백하고 부드럽지만 친절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오존의 음악은, 듣는 사람을 신경 쓰기 보다 음악 내 묘하게 덩어리진 무엇을 천천히 녹이는 데 집중하는 식이다. 그런데도 듣고 있자면 이상하게 노곤노곤 위로가 된다. 자존감이 수그러들 때면 오존의 목소리를 듣곤 했다. 오존 촬영이 확정되었을 때 주변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아하니 거기에 위로받은건 나 뿐만이 아니다.

기획자 입장에서 오존을 만나려면 조금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그가 소속사 없이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기 때문이다. 요리를 좋아한다는 오존은 자신의 성격을 레시피에 비유해 설명했다.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하면 될 것을 굳이 외워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야 한단다. 완전히 자기 입맛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 좀 늦어요”, 하며 오존은 유쾌하게 답했다. 실제로 오존은 느릿느릿 움직여왔다. 크고 빠른 음악 생태계를 아랑곳하지 않고 차근차근 자기 루틴을 고집하고, 오랜 시간 스스로 씨름하다 획득한 영어로 가사를 쓴다. 장르에 묶이지 않고 하고픈 악기나 장르가 다양하면 다양한 대로 죄 건드려 본다. 그렇게 원하는 느낌을 낼 때까지 이리 불러보고 저리 두드려 보던 오존은 마침내 뒤늦게 대중 앞에 나타났다. 그 과정은 빠르지 않았으나 역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중심이 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런 걸 체득이라 한다. 덩어리의 정체는 몸소 겪고 얻어낸 오존 자신임을 나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어떤 결과물은 창작자의 고집을 주변에서 사랑해 줄 때 가능하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충분히 사랑받아 마땅한 고집이 살아남는 법이다. 일찌감치 촬영장에 나타나 노래하던 오존이 우주인처럼 보인 건 역시 파마한 머리나, 흰 오버롤 팬츠같이 확고한 스타일이 잘 어울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자신을 기어이 녹여내려는 마음은 자존감 낮은 이 행성에서 워낙 드문 탓이다. 재미있게도 오존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기와 자기 심신의 건강이란다. 탄탄한 자기애로 오존은 고집스럽게 자기 방식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의 곡 ‘Somehow’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If it wasn’t your voice, I would never be on time”. 그 자기애가 응원 없이는 결코 시간에 맞춰 나타나지 못했을 것을 오존은 이미 잘 알고 있어, “Someday we’ll see how they bloom”. 한숨이 어떻게 피어나는 지 언젠가는 볼 수 있을 거라 답한다. 음악에 녹아나는 덩어리를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건 친절하지는 않지만, 받은 사랑이 묻어난다. 듣는 이가 위로 받는 이유다.

kiwa의 두 번째 손님이 되어 주신 오존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Listen full songs of 오존(O3ohn):
http://po.st/M4V2P7

Filmed at 남산골한옥마을
Website: https://www.hanokmaeul.or.kr/

Special thanks to:
Bass : 신세미(Shin se mi)
Drum : 송영남(Song young nam)
Keyboard : 전주니(Jeon joo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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