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그러니까 엊그제였어요.
00:06야, 너 어디 갔다 하지 그노?
00:09어?
00:09응?
00:10왜 이렇게 불안해?
00:12왜 이러노?
00:14쫓겠는데.
00:14뭐야, 이거.
00:15짜지라노, 저 씨.
00:17왜, 왜, 왜, 왜.
00:20답답해 죽겠네, 진짜.
00:22무슨 말을 해봐라.
00:23무슨 일인데 왜 이러면 되니, 진짜.
00:26왜 이렇게 불안해, 너?
00:28왜 이러노?
00:29어?
00:30와, 내 환장하겠다, 이금서이.
00:32어?
00:33말 좀 해봐라.
00:35울지 말고.
00:36내 스타일 안다이가 나는 모든 걸 다 포용한다 뭐.
00:38내 과거도 어둡고.
00:40남자가?
00:42남자제?
00:43남자 맞제?
00:44아주 먼 땀을 뻘뻘 흘리면서 넋이 나가서는
00:47입에 지퍼를 딱 치우고는 못 뵙건 행사하더라고.
00:51야, 뭐죠?
00:54어, 많이 불안해, 지금.
00:59아따, 막 그놈의 입을 열게 하려고 막 억박 지르고 달래도 뭐고 베리벨리 짓을 다 했어요.
01:06아, 근데 옆에 있는 거까지 입을 안 열고 들어 놓아갖고 끙끙 앓는 거야.
01:10아, 어느 때는 미친 저리처럼 혼자 막 소리 지르고.
01:15마약인가?
01:17도대체 무슨 일이.
01:18아, 아따, 막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01:24아, 오방쯤에는 글쎄.
01:28뭐예요?
01:29뭐예요?
01:30강릉에 시달리고 있군요.
01:32아, 아니요.
01:34아니요.
01:35아, 아니요.
01:36아, 아니요.
01:37아, 아니요.
01:38잘못, 잘못, 잘못, 잘못했어.
01:40아니, 잘못했어.
01:40잘못했어.
01:41뭐예요?
01:42뭐, 뭐라고?
01:43아, 죄송해요.
01:45뭐라?
01:46아, 대체 뭐라 하는지 자세히 들어버리고 길 갔다 댔는데 뭐라 하자면.
01:55등대.
02:00등대.
02:02등대.
02:03그러고요?
02:05아마 그것뿐이에요.
02:06제가 깨워갖고 암만 얘기해도 입을 꾹 다물더라고요.
02:10아마 성질 같아서 확 엎어버리고 싶은데.
02:13에이씨.
02:16등대.
02:19탐정님, 설마.
02:20설마?
02:21왜 그래?
02:24안 그래도 연락드리려던 이유가.
02:28그것 때문이라서요.
02:30그거?
02:30등대?
02:32뭐요?
02:33그거?
02:33등대?
02:36며칠 전에 카페에 글을 찾아보다가 발견한 건데요.
02:40이, 이상혜 씨 아내분께서 1년 전에 남긴 글에 달린 이 댓글을 한번 보시겠어요?
02:48아니, 뭔데 그걸 말하는 거야?
02:50어, 등대.
02:51어.
02:52이거, 이거 말하는 거 아니에요?
02:54어, 그래, 그래.
02:54맞네, 맞네.
02:55어, 이거 등대, 등대.
02:57밖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안에서 버티는 시간만큼 길고 힘들죠.
03:02필요하시다면 힘이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03:05언제든 쪽지 주세요.
03:07뭐야 이게?
03:08등대지기?
03:10복바라지 카페에서 활동하던 남자 회원이에요.
03:14이상혜 씨 아내분뿐만 아니라 이 두 분의 아내분들이 남긴 글에도 이런 식으로 꾸준히 댓글을 달면서 친분을 쌓아온 것 같더라고요.
03:23게다가 가출하기 6개월 전부터는 만남도 가진 것 같고요.
03:28그렇구나.
03:29등대지기에 대해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카페에 다른 회원분들을 만나봤어요.
03:38그랬더니 등대지기님?
03:40어우 유명하죠.
03:42유명해요?
03:43뭘로요?
03:43뭘로요?
03:43어떻게 유명한데요?
03:50그분 한 1년 전부터였나?
03:553년 단기형에도 가석방이 적용되나요?
03:58남편이 3년형을 받고 지금 수감 중입니다.
04:02네, 적용될 수 있습니다.
04:06유기영은 형기의 3분의 1이 지난 후 행정처분으로 가석방 심사를 할 수가 있는데
04:11형사, 민사, 법률적인 조언부터 교도소에 관련한 일상, 다반사까지 무엇이든 물어보며 막 착착 대답을 잘해주더라고요.
04:21변호사 상담비용 부담될 때 그분한테 물어보면 될 정도였으니까 아유 뭐 이거 말 다 했죠.
04:28제가 그렇게 한심한가요?
04:31연애할 때부터 손버릇이 안 좋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04:35왜 그런 범죄자를 기다리냐고.
04:37정신 차리래요.
04:40게다가 어찌나 고민도 기막히게 잘 들어주고 귀신같이 속마음을 꿰뚫어보는지
04:46회원들이 등대지기님한테 많이 유지했어요.
04:51봄날림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봄날림처럼 누군가를 끝까지 사랑해 본 적 없는 거예요.
04:59도대체 이 사람 정체가 뭘까 다들 궁금했어요.
05:04변호사다, 정신과 의사다, 전직 교도관이다, 아니다, 제 소자 남편이다.
05:10별별 소문이 다 돌았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많이 돌던 소문은
05:16소문은?
05:19그분 엄청 잘한다는 거?
05:24뭐야? 뭘 잘해?
05:25잘해 어떤 걸 여자들한테 그렇게 잘한대요.
05:32아, 예. 매너 친절함.
05:34등대지기님한테 매일 고민상담하다가 쪽지 주고 문자 주고받고 그러다가 친해진 유부녀 회원이 있는데
05:42어느 날 드디어 만난 거지.
05:46근데 만나자마자 등대지기님의 그 젠틀하고 다정한 매력에 그냥 홀랑 넘어간 거야.
05:53아휴, 글쎄 바람나서 살림을 차렸다나 어쨌다나.
05:55아휴, 근데 남편이 출소를 해서 그 사실을 뒤늦게 안 거야.
06:00쫓아가서 머리채를 잡고 난리난리를 쳤다는 거 아니겠어요.
06:06그치.
06:07맞아. 나도 그 소문 들었어.
06:09그리고 그런 여자가 한둘이 아니래요.
06:13하도 그런 소문이 카페에 도니까 어느 날 갑자기 탈퇴했더라고요.
06:19아니, 여자들한테 얼마나 잘하면 하나같이 집을 나가?
06:24낮에만 잘하는 게 아니래.
06:28밤에도 잘한대.
06:32아휴, 나도 탈퇴하기 전에 한번 만나볼까.
06:35아쉽다.
06:37등대가 안 꺼져요.
06:39직위가 아니에요.
06:41등대 이기기.
06:42그래서 저희의 추측으론 아무래도 이 등대지기라는 남자가
06:50아내분들의 가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06:56그러면 우리 마누라가 돌아온 거는?
06:58등대지기가 다른 여자들이랑도 바람피웠다는 걸 알게 되고
07:02배신감이 들어서 그러신 게 아니라
07:05에이씨.
07:06서방은 옥살이를 하고 있는데 지금 딴 놈이랑 눈이 맞아?
07:10아니, 뭐하는 놈이길래.
07:13그걸 지금부터 파헤쳐봐야죠.
07:16저희가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07:20옥바라지 중인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살림을 차렸다는 소문이 파다한 정체불명의 남자 등대지기.
07:29의뢰인의 아내들 역시 그 남자에게 홀려 집을 나가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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