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정치]이재명, 준연동형 선택한 진짜 이유는?

  • 4개월 전


[앵커]
정치부 이현수 차장과 '진짜정치' 시작합니다.

Q. 이재명 대표가 진짜 준연동형을 선택한 이유는?

사실 민주당 측근들도 병립형 회귀를 예상한 이들이 더 많았는데 깜짝 발표였죠.

어느 쪽을 선택해도 비난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병립형으로 회귀하면 진보진영이 분열하고, 연동형을 유지하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 약속을 깨야 하고, 비례대표 공천을 진보진영과 나눠 먹기 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이재명 대표, 마지막까지 주변에 입을 꾹 닫고 있어서, 참모진들은 오늘 긴급 회견 때 권역별 병립형으로 회귀한다는 입장문과 준연동형 유지하는 입장문 두 개 원고를 모두 준비했다고 하더라고요.
 
연동형을 유지하되, 위성정당을 만들고 그걸 민주당이 주도하는 판으로, 이재명 대표 나름의 고도의 계산 결과를 내놨습니다.

Q. 병립형 회귀를 하지 않은 진짜 이유, 고도의 계산은 뭡니까?

병립형 카드, 이재명 대표가 마지막까지 들고만 있다가 결국 못 꺼낸 이유 이 장면에 있습니다.

어제 양산에서 만난 문재인 전 대통령부터 시민사회세력, 야권 원로들까지. 과거 민주당 주류들의 생각을 거스르지 못한 겁니다.
 
이재명 대표 측근, "이 대표가 예전 선거제도로 되돌리는 걸 너무 부담스러워했다"고 전합니다.

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를 만나 언급한 이 대목도 눈에 띄는데요.

'대선에서도 전화위복' 차기 대선에 우군이 되어줘야 할 사람들을 외면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당장 총선 승리도 중요하지만 다음 차기 대선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전 대통령과 만난 뒤 광주에서 준연동형 유지 발표를 하니, 친문 인사들 모두 환영 메시지를 냈거든요.

친문친명 분열이 바로 잦아든 효과도 얻은 겁니다.

Q. 그런데 위성정당 공천을 진보연합 세력과 나눠야 하는데요. 이건 이재명당을 만드는 데 부담인데, 이재명의 속내는?

우리가 민주개혁세력의 맏형이다, 이건 무슨 말이냐면, 위성정당 주도권도, 공천도 민주당이 주도하겠다는 겁니다.

이재명 대표가 오늘 통합비례정당이라는 표현을 썼거든요.

민주당이 주도하는 위성정당으로, 야권 전체 지역구 후보를 내는 과정부터 연합하겠다는 겁니다.

4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어서 앞 순번을 소수정당 몫으로 비워주고 민주당은 뒷번호 비례대표 후보를 배정했거든요.

그때보다 더 직접적으로 공천권을 행사할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Q. 그러면 이재명 승부수, 진짜 통할까?

민주당 관계자, "선거구 하나 연합하는데도 얼마나 속 시끄러운데"라고 말합니다.

4년 전 총선 때도 비례 순번을 두고 민주당과 소수정당 사이에 힘겨루기가 대단했거든요.

민주당이 그립을 너무 강하게 잡으면 진보진영이 반발하겠죠.

반대로 민주당 권한을 많이 양보한다?

그럼 민주당 지지자들이 가만히 안 있을 겁니다.

비례대표 1번을 누구로 할지, 지분을 어느 정도 나눌지를 두고 지지층과 연대세력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시작된 겁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까지 출연한다면, 이게 과연 야권 전체 이득일까도 고민도 될 수 있죠.

자칫하면 민주당 지지층들이 통합비례정당 대신 이준석, 이낙연 신당을 찍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돌고 돌아 다시 원점으로 온 이재명 대표, 진보세력의 '진짜 맏형'이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된 겁니다.


이현수 기자 soof@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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