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없는 ‘신길온천역’ 이름 바꾼다

  • 5개월 전


[앵커]
신길온천역 역 이름만 보면 따뜻한 온천이 있을 것만 같은데요.

하지만 이곳엔 온천이 없습니다.

헷갈리는 승객을 위해 ‘온천 없음’이라는 표지판까지 붙었는데요. 

법원은 역명을 바꿔도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남영주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안산시 빈 공터 앞에 위치한 신길온천역.

20년 넘게 사용된 이름과 달리 근처엔 온천 자체가 없습니다.

1980년대 역 인근에 온천수가 발견돼 이런 이름이 붙여졌지만 실제 온천 개발은 무산됐기 때문입니다.

[김종민 / 경기 안산시]
"처음 오는 사람들이 온천 있는 줄 알고 질문하는 사람 여럿 봤어요. 신길온천역이라고 하니까 당연히 온천이 있는 줄 알고."

역사 안에는 승객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온천이 없다는 안내문까지 붙었습니다.

혼란이 커지자 안산시는 '능길역'으로 역명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온천 발견자 후손과 인근 주민 등 12명은 소송을 걸며 역명 변경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오늘 2년 만에 소를 각하했습니다.

재판부는 소송 자격 자체가 없다고 봤습니다.

"역명을 바꾸면 온천 홍보 효과나 아파트 이름에 적힌 역세권 프리미엄이 사라지지만 직접적인 이익 침해가 아니다"라는 겁니다.

이런 논란이 벌어진 곳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서울 지하철 4호선 미아삼거리역은 고가차도 철거로 사거리가 되자 역명도 미아사거리로 바꿨습니다.

과거 성북역이던 광운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행정구역이 성북구에서 도봉구, 노원구로 차례로 바뀌었는데 '노원구에 있는 성북역'으로 주민 혼란이 커지자 이름을 바꾼 겁니다.

아예 법정으로 가기도 합니다.

2016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은 특정 종교를 역명으로 쓰는 게 적절치 않다며 봉은사역을 코엑스역으로 바꾸기 위해 가처분을 냈지만 법원에서 각하된 바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남영주입니다.

영상취재 : 강승희
영상편집 : 방성재


남영주 기자 dragonball@ichannela.com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