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D-1, 숨가빴던 민주당…위기감 컸나

  • 8개월 전


[앵커]
Q. 이재명 대표가 영장 청구하면 법원 심사 받겠다고 한 말을 바꿔, 표결 24시간 앞두고 사실상 체포동의안 부결을 지시했어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친명계와 비명계 모두 숨가쁘게 움직였습니다.

어제 낮에 비명계가 회동을 했고요.

어제 오후에는 친명계 지도부가 모여 전략회의를 했습니다.

오늘 오전 박광온 원내대표와 의원들의 간담회가 이어졌고 오후 1시 30분쯤 이재명 대표가 부결해 달라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민주당은 이 대표 메시지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공지했고 2시간 30분 동안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최고위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하는게 적절하다고 판단했지만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의원들이 이런 사정을 감안해 판단해줄 것을 요청했는데요.

의총에서는 부결론이 우세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가결을 주장했습니다.

Q. 병원에 있는 이 대표가 SNS로 이런 메시지를 냈다는 건 그 만큼 위기감이 크다는 방증 아니겠어요?

일각에서는 표결 보이콧 이야기도 나왔지만, 이 대표 "올가미가 잘못된 것이라면 피할 것이 아니라 부숴야 한다"며 표결은 하되
"국회 앞에서 검찰 폭주를 멈춰세워달라"며 부결을 요청했습니다.

불체포특권을 포기 발언을 번복했다는 비난 부담을 감수하고 부결을 요청한 이유, 그만큼 가결에 대한 위기감이 크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입니다.

한 지도부 의원은 "28표만 이탈이 되도 가결이 되니깐 이 대표가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가결된 뒤 대표가 구속되면 지도부가 다 사퇴해야 할텐데 강서구청장 선거는 어떻게 치를 거며 총선은 어떻게 할 거냐"고도 했는데요.

이 대표는 최근 측근들과 부결 메시지를 낼지 논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메시지를 내야 한다, 말아야 한다 의견들이 갈렸고 결국 대표 본인이 결단을 내렸다"는 게 이 대표 측 설명입니다.

내일 이 대표가 직접 표결을 하러 국회에 올 가능성도 제기됩나다.

Q. 이 대표가 위기감을 느끼는 건, 아무래도 중형이 예상되는 것 때문이겠죠?

네 검찰은 이례적으로 구속영장 청구서에 예상 형량을 기재했습니다. 

검찰은 총 징역 36년 6개월 또는 무기징역으로 계산했습니다. 

백현동 개발비리 배임으로만 징역 7년에서 11년, 쌍방울 대북송금 뇌물은 징역 11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이라고 했고요.

여기에 위증교사 혐의로 징역 10개월에서 3년을 더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대북송금 1차 조사를 받을 때 영상녹화는 거부하면서 일방적으로 조서 열람을 중단하고 무단 퇴실했다고 영장에 적었습니다.

사법질서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로, 구속 필요성이 크다는 겁니다. 

Q. 다시 민주당내 사정으로 돌아와 보죠. 이 대표의 이런 메시지 의원들에게 실제로 잘 먹힐까요? 이 기자가 내일 표결에 키를 쥐고 있는 비명계 의원들 얘기를 들어봤죠?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셨지만 내일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려면 민주당에서 최소 28명이 찬성해야 하는데요.

저희 분석 결과 15명 정도는 반명이라 가결을 던질 것으로 추정되고요. 

온건비명인 13명 정도가 키를 쥐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낸 부결 압박 메시지가 이 대표에게 힘이 될지 독이 될지도 미지수입니다.

어차피 반명 의원들은 "끝내 기대를 저버렸다" "이재명의 정치는 이렇게 끝이 났다" "단식에 대한 동정론도 사라졌다"며 가결을 굳힌 분위기고요.

한 온건비명 의원은 오히려 오늘 메시지가 역효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단식 이후 부결로 쏠렸는데 오늘 메시지 때문에 바뀌었다"며 "하루 전에 저런 글을 올리는 건 본인에게 안 좋다. 솔직히 판단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친명계 내부에서조차 "이제 진짜 결과를 예측 못 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Q. 내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국회에 나와서 체포동의안 요청을 할 텐데요. 의원들 표결에도 영향을 미칠 거 같아요?

한동훈 장관 특유의 직설화법은 국회뿐 아니라 여론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지난 2월 대장동 사건 체포동의안 표결 때 한 장관 발언 들어보시죠.

[한동훈 / 법무부 장관]
"개발 이권의 주인인 성남시민에게 천문학적 피해를 준 범죄입니다. 시민의 입장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 아니라 '단군 이래 최대 손해'라는 말이 어울린다 하겠습니다."

한 장관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증거를 공개할지도 주목됩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그대로 녹음됐다"고 했고,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윤관석·이성만 의원 때는 윤모, 김모 의원을 수수자로 깜짝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Q. 가결이든 부결이든 이 대표의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 가결되면 이 대표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죠?

네, 이 대표의 '부결해달라'는 메시지를 냈음에도 가결이 되면 영장실질 심사에서 구속되든 기각되든 급속하게 당 장악력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은 가결 책임을 따지고 나설 것으로 보여 당내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도 있습니다.

Q. 부결되면 어떻게 되는거죠?

7일단 민주당은 '방탄 정당'이란 오명을 피할 수 없을 테고요,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를 고민해야 하는데, 체포동의 절차를 또 거치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결국 검찰은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대장동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는 사건이 추가돼 일주일에 2~3번 법원에 출석해야 되는 상황에 놓입니다.

Q. 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


이동은 기자 story@ichannela.com
손인해 기자 so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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