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없고, 물가 뛰고…불 꺼진 24시 음식점

  • 2년 전


[앵커]
지난 4월부터 영업시간 제한도 사라졌습니다만, 24시간 식당들은 예전처럼 영업할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물가도 높고 사람구하기도 어려워서 심야영업 벽이 높아진 것입니다.

김용성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밤 10시가 넘은 시간인데 24시 식당 문은 닫혀 있습니다.

최근 24시 전문 식당들이 심야 영업을 포기하고 있다는데요.

그 이유가 뭔지 들어봤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15년 동안 연중 무휴, 24시간 영업을 해온 순대국집.

거리두기는 풀렸지만, 24시간 영업을 재개하지 못했습니다.

밤에 영업하려면 직원 2명은 필요한데, 사람을 구할 수가 없습니다.

[정영훈 / 순댓국집 사장]
"나도 하고 싶죠. 손님들이 왜 24시 안 하냐고 묻는데 왜 안하고 싶겠습니까. 야간은 구하려고 하면 2배 준다고 해도 안 해요."

들깨 등 식재료비는 2배 이상 올랐지만, 순대국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끊어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정영훈 / 순댓국집 사장]
"옛날 30만 원에 이틀씩 사오면 그것도 많았어요. (최근에는) 70만 원을 들고 가야…."

야간 장사를 할수록 손해.

결국 밤 10시 가게 문을 닫습니다.

서초구 남부터미널 인근을 돌아보니, 24시간 식당 4곳 중 3곳은 밤에 불이 꺼져 있습니다.

40년 가까이 24시간 문을 열어온 종로구의 유명 해장국집.

두 달 전부턴 밤 9시에 문을 닫습니다.

한 때 40명 가까이 됐던 종업원은 지금은 13명으로 줄었습니다.

시급을 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보니 연중무휴 영업를 포기하고 매주 월요일엔 하루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강혜숙 / 해장국집 매니저]
"(코로나 전에는) 구인을 할 때 하루에 다섯 여섯 통 전화가 많이 왔는데요. 지금은 거의 안 와요. 왜냐면 그만큼 지원을 하는 사람이 없어요."

코로나19 이후 일찍 귀가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밤 손님이 준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 감자탕집 사장]
"(코로나 이전에는) 3시, 4시, 5시 이 때도 손님이 많았거든요.요즘에는 보통 한 12시~1시 정도면 마무리 되는 분위기가 많아요. "

온 가족이 식당일을 도와도 버겁다고 말합니다.

[△△ 감자탕집 사장]
"저희가 식구가 네 명인데 세 명이 지금 나와 있고…일을 하면서도 희망이 있어야 되는데 일을 하면서도 희망이 없어요"

코로나와 고물가, 그리고 구인난까지 겹치며, 밤샘영업도 이젠 옛말이 됐습니다.

채널A 뉴스 김용성입니다.

영상취재 : 홍승택 김근목
영상편집 : 구혜정


김용성 기자 drago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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