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가 뉴스다]‘반토막 철거’에 파편…불안한 출근길

  • 2년 전


[앵커]
시청자의 제보로 만든 뉴스입니다.

구청이 도로를 넓힌다며 건물을 수용해 해체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만큼만 철거한 건물에서 자꾸 파편이 떨어지는데요.

시민들은 불안한데 구청도 건물주도 내 책임 아니다 떠넘기기 바쁩니다.

정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9층 높이 상가 건물.

도로와 접한 면을 판자로 가려놨습니다.

외벽에 붙어있던 보온단열재는 바닥으로 떨어져 구겨져 있습니다.

건물에서 떨어진 외장재는 지금도 그대로 방치돼 있는데요. 바로 옆에는 근처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수시로 오가는
인도가 뻗어 있습니다.

출입통제선과 주의 안내문이 설치됐지만 주민들은 불안합니다.

[인근 주민]
"무섭죠. 위험하죠. 위에서 혹시라도 뭐가 떨어지면…"

건물이 이 상태로 방치된 이유는 뭘까.

지난해 12월 관할 구청은 왕복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넓히려고 도로와 맞닿은 건물 12개를 수용해 철거했습니다.

확장에 필요한 만큼만 부분 철거를 하다 보니 절반만 철거되고 나머지는 흉물처럼 남은 건물이 생긴 겁니다.

구청은 지난 2일 건물주인에게 추락을 예방할 수 있게끔 오는 13일까지 보수를 하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건물주 측은 철거에 반대해 행정소송까지 낸 자신들은, 구청 보상금 만으론 보수 공사를 벌일 형편이 안된다는 입장.

[건물 관계자]
"부분적으로야 붙이면 되겠지만 도로 떨어지겠죠. 열흘 남겨놓고 (보수)공사를 마치라는 거야. 번갯불에 콩 구워서 먹어야 되겠다."

전문가들은 철거가 건물 균형에 미칠 영향도 살펴야 한다고 말합니다.

[최창식 /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
"해체나 철거에 따른 부분적인 균열들도 눈에 보이는 것 같고 (건물) 균형을 깼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안전진단은 당연히 해봐야 하고요."

구청과 건물주의 기싸움 속에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정현우입니다.

영상취재 : 채희재
영상편집 : 구혜정


정현우 기자 ed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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