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 뒤흔든 특별사면…문대통령 부담 속 결단

  • 2년 전
대선 정국 뒤흔든 특별사면…문대통령 부담 속 결단

[앵커]

문재인 대통령의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전격적인 발표였을 뿐 아니라 연말 대선 정국을 강타한 뉴스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제시했지만,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크게 술렁였습니다.

장윤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요하게 지나갈 듯 했던 크리스마스 이브.

연말 대선 정국은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발표로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민주당 이낙연 당시 대표가 꺼낸 사면론에 문 대통령은 "때가 아니라"며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 수감) 아주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래도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란 생각입니다."

지난 5월 취임 4주년 간담회에서는 여전히 유보적 입장을 유지했지만 다소간 기류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국민 통합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하고, 한편으로 우리 사법의 정의, 형평성 그리고 국민들 공감대도 생각하면서 판단해 나가겠습니다."

그로부터 약 8개월 뒤, 특별사면이 발표됐습니다.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국민 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합니다."

전격적인 사면 결정은 대선 정국에서 진영논리가 더욱 극단적으로 흐르자, 더 늦기 전에 '국민 통합'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설명입니다.

국정농단 사태를 딛고 출범한 촛불정권이라는 부담이 컸지만, 문 대통령 임기 안에 정치적 화해로 매듭지음으로써 차기 정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여론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사면이 이뤄진 탓에 국민의힘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권 분열을 노린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논란거리입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 전 대통령 사면은 오히려 국민통합을 해친다고 반대하고 있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 전 대통령도 사면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사면 결정은 대선과 무관하며,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사안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는 31일 0시 풀려납니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 후 첫 메시지와 그 정치적 영향력이 어느 정도일지, 대선을 앞둔 여야의 셈법이 복잡한 모습입니다.

연합뉴스TV 장윤희입니다. (e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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