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포의 차량 스토킹…피해 없다고 “귀가”

  • 3년 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처음 마주친 남성이 내 차 뒤를 바짝 쫓아오는 상황,

여성 혼자서 큰 공포심을 느낄 수 밖에 없었겠죠.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남성을 그냥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구자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대 남성이 휴게소 화장실 쪽으로 걸어가고 뒤이어 30대 여성도 걸어갑니다.

잠시 후 남성이 자신의 차로 돌아와서 화장실 앞쪽에 주차합니다.

[피해 여성]
"저를 쳐다보는 느낌이 조금 들었어요. (그러더니) 경적을 빵 하고 울리더라고요."

여성이 차로 돌아오자 남성은 차를 후진하더니 여성의 차량 앞에 세웁니다.

[피해 여성]
"아 미쳤나 봐 쟤"

겁이 난 여성이 급히 출발하고,

남성의 차량이 사라지는가 싶더니 다시 나타납니다.

이후 1시간 넘게 뒤를 쫓아옵니다.

공포에 질린 여성은 남편과 통화하며 남성을 따돌리려 애를 씁니다.

[피해 여성]
"(계속) 따라와."

[피해 여성 남편]
"따라와? 환장하겠네."

남성이 여성을 바짝 쫓으며 다른 차가 끼어드는 걸 막다 사고가 날 뻔하기도 했습니다.

남성은 여성의 차량이 파출소로 들어가는데도 뒤를 따라왔습니다.

전북 순창군 휴게소에서 광주 서구 파출소까지 약 50km를 쫓아온 겁니다.

여성이 도움을 요청하자 경찰은 남성에게 다가가 신원을 조회했습니다.

하지만 여성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경찰 관계자]
"(남성이) 자기는 따라오지 않았다, 이렇게 당당하게 주장하고. 경고 조치는 못 하죠."

지난 24일, 스토킹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9월부터 시행되지만,

일시적인 행위는 여전히 처벌할 수 없습니다.

경찰이 개입할 여지는 생겼습니다.

[서혜진 /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경찰이 스토킹 가해자에게 피해자에 대해서 접근 금지 등의 조치를 긴급하게 취할 수 있습니다."

피해 여성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피해 여성]
"엄청 무섭고 소름 끼쳤죠. (지금도) 어디를 나가려고 하면 신경이 너무 예민해져서."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jajoonneam@donga.com
영상편집 :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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