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의 글로벌브리핑] 한국선박 이란혁명수비대에 나포…美 "석방 요구" 外

  • 3년 전
[김지수의 글로벌브리핑] 한국선박 이란혁명수비대에 나포…美 "석방 요구" 外


아랍에미리트연합 푸자이라로 향하던 한국 국적의 유조선이 현지시간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란 정부를 향해 즉시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발견 이후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 영국에서, 3차 봉쇄가 시행됐습니다.

밤사이 들어온 글로벌 뉴스, 김지수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얼마 전부터 중동지역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했죠.

미군 공격으로 사망한 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1주기를 맞아서인데요.

이런 시점에, 한국 유조선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됐습니다,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한국 국적의 유조선이 현지시간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됐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걸프 해역인 페르시아만에서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를 나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혁명수비대는 "이 조치는 해당 선박이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선박에는 7천200t의 화학물질이 실려 있었다"며 "선원들은 한국·인도네시아·베트남·미얀마 국적이며, 선박은 남부 반다르아바스 항에 억류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은 사법 당국이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국케미의 선사인 디엠쉽핑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았다며 이란 혁명수비대가 제시한 나포 사유를 반박했습니다. 해당 선박의 선장은 15년 경력의 베테랑이며, 나포 해역은 선사 소속 배가 수시로 오가는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선사 측은 해양 오염을 발생시킬 이유는 전혀 없다면서 주변에 배가 많아 만약 해양오염을 발생시켰다면 벌써 신고가 들어왔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선사에 따르면, 한국케미는 3일 오전 화학물질을 싣고 사우디아라비아 주발리에서 출항해 아랍에미리트의 푸자이라로 가던 중 나포됐습니다. 이 배에는 한국 선원 5명, 미얀마인 11명을 포함해 모두 20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란에 억류 조기 해제를 요청하고,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긴급 출동시켰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란이 한국 유조선을 억류한 것과 관련해 즉시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또 이란이 걸프만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고, 대이란 제재 완화를 강요하려고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한국 국적 유조선이 나포된 해역은, 중동에서도 긴장감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죠.

[기자]

걸프 해역은 '페르시아만'으로 불리며, 아라비아반도 북동쪽과 이란과 사이에 있습니다. 걸프 해역은 '세계의 주요 원유 수송로'라는 점에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큽니다. 한국도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기 때문에, 한국 유조선도 걸프 해역을 많이 통과합니다. 특히 걸프 해역의 입구로 이란과 가까운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이란군이 통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고 국제유가 상승에 영향을 줬습니다. 지난해 1월, 이란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미군에 의해 살해된 뒤 이란군 고위 관리는 "호르무즈 해협, 오만해, 페르시아만을 지나는 모든 미국 선박은 타격할 수 있는 사정권"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걸프 해역의 긴장은 커졌습니다. 지난해 11월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과학자가 암살됐는데, 이란은 암살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했습니다. 그 후 미국은 이란의 보복성 군사 행동에 대비하기 위해 핵추진 항공모함을 중동지역에 재배치했고 지난달에는 전략폭격기 두 대를 걸프 해역에 출격시켰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3일 항공모함 니미츠를 걸프 해역에 계속 주둔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군 공격으로 폭사한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1주기를 맞아 이란의 보복성 군사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앵커]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국적 유조선을 나포한 날, 공교롭게도 이란은 지하 핵시설에서 순도 20%의 우라늄 농축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점도 눈여겨 봐야할 것 같습니다.

[기자]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상향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도,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 상향한 건, 이란 핵합의 '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제한한 농축 한도를 크게 넘어선 겁니다. 이란 핵합의는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러시아, 중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것으로,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여섯 나라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8년 5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 핵합의는 붕괴 위기에 놓였습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이란의 우라늄 농축 농도는 4.5%로, 핵합의 제한 농도인 3.67%를 넘어섰습니다. 이란은 핵합의 이전에 20% 농도에 달했습니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상향하자,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강력 반발했습니다. AP통신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농도 상향과 한국 국적 선박 나포가 중동에서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아무쪼록 문제가 잘 해결돼 선원들 모두가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봅니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변이 바이러스 발견 이후 감염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 영국이 3차 봉쇄에 들어갔다면서요.

[기자]

영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4일 5만8천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3차 봉쇄조치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앞으로 몇 주간이 가장 힘들 것이라면서도, 영국이 가장 어려운 시기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에서 3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가 12만5천여 명에 달하며 또 다시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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